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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 대책도 정쟁 … “잉락 총리 잘못 뽑았다”

이현택 기자
“이런 물난리에 도대체 정부는 어디 있는 건가요. 아무리 신임 총리라 해도 너무합니다.”

 25일 오후 방콕의 침수지역 중 한 곳인 동부 크룽텝 크리샤에서 만난 한 시민이 털어놓은 불평이다. 지난 8월 취임한 잉락 친나왓(44) 총리의 리더십 부재를 비판한 것이다. 자연재해야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지만 정부가 제때 대응했으면 사태가 이렇게까지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불만이 방콕 시민들 사이에 고조되고 있다.

 홍수 사태가 넉 달째로 접어들었지만 태국 정부는 이달 8일에야 홍수피해대책센터를 만들었다. 국토의 3분의 1과 많은 문화유산이 물에 잠기고 350여 명이 목숨을 잃은 뒤였다.

 부처 간 대처도 제각각이었다. 지난 13일 과학기술장관은 방콕 북부지역 주민에게 “7시간 이내에 대피하라”고 지시했지만 법무장관은 20분 만에 이를 해제했다. 농림장관은 “강물이 다 빠져나가 방콕은 안전하다”고 선언했지만 이튿날 야당 소속인 수쿰판 빠리밧 방콕시장은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수쿰판 시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방콕 지역 침수는 국지적인 것으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다시 말을 바꿨다.

  “방콕은 괜찮다”던 잉락 총리는 19일 각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지만 야당은 협조에 인색했다. 그나마 지난 주말 홍수피해대책센터가 있는 방콕 돈 므앙 지역까지 일부 침수되면서 정쟁은 잠시 소강상태를 맞았다.

 방콕 침수를 막기 위한 군 투입이 늦어진 것도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2006년 잉락 총리의 오빠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군부 쿠데타에 의해 실각한 경험이 악몽처럼 남아서 그렇다는 것이다. 총리는 지난 주말에야 4만 명의 군인을 방콕에 투입해 방벽을 쌓았지만 실기(失機)했다는 비난을 면하지 못하게 됐다. 야당은 군부에 막강한 권한을 주는 국가 위기사태를 선포해야 한다고 날을 세우며 잉락 총리를 더욱 궁지로 몰아 넣고 있다.

 방콕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홍수 사태에 대해 자업자득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태국 영자지 ‘더 네이션’에 기고한 부린 칸타부트라라는 시민은 “탁신의 복사판인 잉락을 찍은 우리가 잘못”이라며 “(포퓰리즘에 빠져) 잉락을 찍은 우리가 리더십의 부재를 비판할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뒤늦게 수해 관련 조치들이 쏟아졌다. 방콕과 아유타야주 사이에 있는 라피팟 운하의 제방 일부가 파손되자 인근 주민 3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대피령이 내려진 지역 인근에 있는 돈므항 공항은 일시 폐쇄됐다. 또 태국 정부는 방콕 및 20개 지역 주민들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임시휴일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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