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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세 금융감독원장 “소비자 금융부담 연 1조2000억 줄이겠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24일 “금융계도 고객이 힘들 때는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룡 기자]


권혁세(55) 금융감독원장은 요즘 1조2000억원짜리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은행과 카드 수수료 등 불합리한 금융관행을 바꿔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작업이다. 시중은행들은 25일 일제히 현금인출기(ATM) 수수료 인하 방안을 내놨다. 카드 수수료 체계에 대한 당국과 업계의 전면 검토도 본격화했다. 권 원장은 “금융사를 괴롭히자는 게 아니라 공정한 시장의 룰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금융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고객이 힘들 땐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빌딩 10층 원장실에서 진행됐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인터뷰



글=나현철·김혜미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전 세계에서 ‘점령(Occupy) 시위’가 한창이다. 어떻게 보는가.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 심화는 미국과 한국에서 공통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금융권의 탐욕은 성격이 좀 다르다. 한국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으며 이에 대한 문제 제기와 대응이 훨씬 일찍 이뤄져 왔다. 2009년 은행권 임금이 동결됐고 신입행원은 임금이 삭감됐다. 미소금융 등 서민금융 지원방안과 카드수수료 인하도 이때 시작됐다. 고통분담을 거부했던 미국과는 사정이 다르다.”



 -금융권도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해한다. 우리나라 금융이 왜 이렇게 낙후됐나. 금융이 제조업의 세계적 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희생된 측면이 크다. 과거에 100% 상업적인 차원에서 대출이 이뤄지지 않고, 정책적 판단에서 주력 산업의 육성과 산업 합리화 등의 이유로 했던 것들도 있다. 이런 것들이 부실을 키워 외환위기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모든 것을 금융의 탓만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런데도 당국까지 나서 금융권에 양보를 요구한다.



 “금융의 양면성 때문이다. 지나친 규제가 외환위기를 불러왔다면 2008년 금융위기는 지나친 방임이 원인이 됐다. 규제받지 않는 과도한 레버리지가 시스템을 무너뜨렸다. 결국 창의성과 자율성, 수익성과 공익성 사이에서 금융회사들이 균형을 잡아야 한다. 그런 점을 당국이 지적하는 것이다.”



 -금리나 수수료는 금융시장의 가격이다. 당국이 너무 간섭하는 게 아닌가.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라고 하지 않는다. 다만 제대로 비용과 원가를 설명하지 못하는 가운데 수익이 과도한 건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은행 ATM에서 10만원을 뽑으나 100만원을 뽑으나 원가는 같지만 수수료를 달리 받는다.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이 가맹점 수수료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제대로 된 설명이 없다. 이런 불합리한 점들을 제거하면 효율적 경쟁이 이뤄져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겠나.”





-금융관행 개선에 따른 효과는 얼마나 될까.



 “연간 1조2000억원의 소비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은행의 대출연체이자율 인하와 만기 후 이율 상향 조정으로만 연간 약 2700억원이 고객에게 돌아간다. 보험대출 금리와 갱신형 실손보험료 인하 효과는 4070억원이다. 대학생 학자금 대출 금리를 햇살론 수준으로 내리면 1150억원의 가계부담이 경감된다.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와 리볼빙 서비스 금리 인하로 중소 자영업자와 가맹점 부담이 4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이다.



 이 계산엔 은행들이 발표한 ATM 인출·송금수수료 인하 효과가 빠져 있다. 은행권이 발표한 타행 기기를 이용한 인출·송금수수료 인하 효과는 연간 1000억원, 소액 인출 수수료 인하 효과는 약 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를 합치면 금융회사가 연간 1조3500억원가량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셈이다. 하지만 이 수혜가 골고루 돌아가진 않는다. 금융의 양극화 때문이다.”



 -소비자 편익 못지않게 금융 소외 문제도 심각하다.



 “고신용층은 연 10%의 이하의 저렴한 금리를 적용받는 반면 저신용층은 연 30%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중간단계가 별로 없다. 금리의 단절현상, ‘금리단층’이다. 연 10%, 20%대의 다양한 대출상품이 필요한데 잘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런 부분을 당국이 메워 줘야 할 필요가 있다. 희망홀씨나 햇살론이 있지만 더 활성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1956년 대구 출생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행정고시 23회로 공직 생활에 입문한 뒤 줄곧 세제와 금융 분야를 담당했다. 지난 3월 금융감독원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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