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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위한 명화잔치 ‘100일 영화제’ 여는 37세 여사장

서울 낙원상가 ‘추억을 파는 극장’ 앞에서 김은주 대표가 100일 영화제의 포스터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실버 세대를 대상으로 고전 명작영화를 연속 상영하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100일 영화제’가 28일부터 열린다.



서울 낙원상가 ‘추억을 파는 극장’ 김은주 대표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의 ‘추억을 파는 극장’(옛 허리우드)에서다. 2009년 1월 실버영화관으로 문을 연 이 극장이 2년 9개월 만에 30만 관객 돌파를 기념해 마련한 것이다. 멀티플렉스(다수 상영관) 시대에 300석 규모 단일 상영관이 영화를 잊고 살던 어르신을 모셔 이룬 기록이다.



 24일 낙원상가 4층의 극장 입구에서 영화제 준비로 바쁜 김은주(37) 대표를 만났다. 극장 경영 전문 CEO인 그는 “실버 세대는 재미·판타지·액션이 아니라 추억을 느끼려 극장을 찾는다”며 “이곳은 그 분들의 문화공간이자 사람 냄새 나는 고향”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30분 평일 2회 상영(하루 3회)이 끝나자 극장 출구에 백발의 어르신들이 쏟아져나왔다. 1950년대 영화 ‘길’(안소니 퀸 주연)을 본 그들은 주인공 곡예사 ‘잠파노’가 흘린 참회의 눈물을 함께 흘리고 있다. 그들은 김 대표를 보자 떡 등을 건네주며 “요즘 극장은 물론 TV에서도 볼 수 없는 명작들을 볼 수 있는 100일 영화제가 벌써 기대된다”며 “노인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해줘 고맙다”고 어깨를 두드려줬다.



 100일 영화제에는 ‘남과 여’ ‘닥터 지바고’ 등 올드 영화 팬의 향수를 자극할 만한 고전 명작 15편이 상영된다. <표 참조>



 또 월요일마다 ‘7080세대 공연’이 마련된다. 장·노년층의 ‘나 가수’들이 자발적으로 교복을 입고 무대에서 통기타 공연도 펼친다. 영화제 홍보를 위해 노년의 직원 14명(전체 16명)이 서울 지역 노인복지회관에 전단지를 뿌린단다. 그는 “실버영화 홍보는 인터넷 등 첨단 마케팅이 안 통한다”며 “노년층이 세상 소식을 알기 위해 보는 신문이나 전단지의 효과가 최고”라며 웃었다.



 화양·스카라·허리우드까지 극장 운영 13년째인 김 대표는 ‘파격’을 갈망했다. 화양은 시사 전용관, 스카라는 대기업 공동 마케팅, 허리우드는 실버 영화로 관객 몰이에 성공했다. 그는 “허리우드는 탑골공원 등 노년층이 많이 모이는 곳에 있어 실버 극장이 제격”이라면서도 “필름 값(개당 2년 판권) 4000만원에 임대료 등 한 해 운영비가 8억원쯤 들어 입장료 2000원으로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SK케미칼이 매년 1억2000만원을 보조해 버틴다.



그는 “경영만 생각하면 표 값을 올리거나 문을 닫아야 하지만, 영화를 사랑해 찾아오는 어르신들을 위해 1년 365일 운영한다”고 말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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