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비즈 칼럼] 바보야, 문제는 유머야

임붕영
신안산대학교 교수
한국유머경영학회 회장
한 달 전 시내를 지나다가 어떤 성형외과의 간판과 마주쳤다. “어머니 날 낳으시고 원장님 날 만드셨네.” 이 얼마나 재미있고 머릿속에 콕콕 박히는 유머인가. 그 병원이 따뜻하고 친절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건 의료기술이 아니라 기막힌 유머 한마디 때문이었다.



 흔히 유머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유머로 사회운동을 하고 있는 필자는 유머야말로 성공과 행복의 핵심이며 품격의 절대요소라고 주장한다. 특히 소통이 중시되는 요즘 같은 감성사회에서 유머 없는 리더나 조직은 그 자리를 유지하기조차 힘들어지고 있다.



 어떤 사장이 회의를 하다 말고 갑자기 간부들에게 새(鳥)의 이름을 적어 내게 했다. 간부들은 영문도 모른 채 사장의 지시에 따랐다. 오후에 한 간부가 물었다. “왜 갑자기 회의 중에 새 이름을 적어 내라고 하셨습니까?” 그러자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컴퓨터에 문서 저장을 할 때 새 이름으로 저장하라고 하잖아. 더 이상 아는 새가 없거든.”



 사장의 이 유머 한마디가 사내에 퍼지면서 직원들은 하루 종일 재미있게 일할 수 있었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은 3년 전부터 유머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우선 회의할 때마다 진행자가 유머를 날린다. 일단 웃고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어려운 문제도 쉽게 풀리고 있다. 구성원 간의 신뢰지수가 높아지고 조직문화가 부드럽게 변해 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총장이 나서 유머를 선물하다 보니 서열을 뛰어넘는 소통이 가능해졌다. 대학문화가 행복한 가족문화로 바뀌는 걸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짐 콜린스는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잘나가는 기업은 일터인지 놀이터인지 구분하기 힘든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열이 중시되고 전통이나 매뉴얼에만 의존하던 시대는 이제 지나가고 있다. 웃으면서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성과가 좋아지고 행복한 일터를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유머경영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해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칠레 광부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그들 33명이 지하 700m에서 69일간 갇혔다가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한 기자가 작업반장인 우르수아에게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유머와 민주주의 덕분입니다.” 민주주의라는 시스템과 유머라는 정서적 조직 관리 덕분에 살아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어떤 사장이 오랫동안 해외 벤치마킹을 마치고 출근했다. 여직원은 이것저것 업무 보고를 하는데 갑자기 배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방귀가 나오려 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여직원은 꾀를 냈다. ‘사장님이 뭘 물어보면 크게 대답하며 방귀를 뀌는 거야’. 마침 사장이 뭘 묻는 순간 크게 대답하면서 방귀를 “뽕” 하고 뀌었다. 그러자 사장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다시 한 번 말해 주세요. 방귀 소리 때문에 못 들었어요.”



 당신이 이런 리더라면 자리를 포기하든가 아니면 유머를 배우든가 선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딱딱하고 심각한 표정을 짓는 한물간 리더로 낙인찍힐 테니 말이다.



 스티브 잡스는 죽음의 문턱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았다는 보도를 접했다. 잘나가는 리더의 모습이 무엇인지 엿보게 한다. 필자는 조직문화로 골머리를 앓으면서 성과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리더를 만날 때마다 이렇게 말한다. “바보야, 문제는 유머야!”



임붕영 신안산대학교 교수·한국유머경영학회 회장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