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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락 “홍수 한 달 더 간다” … ‘방콕해’로 변한 동양의 베니스

22일(현지시간) 방콕 교외지역 주민들이 홍수로 침수된 지역에서 대피하고 있다.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는 이날 “홍수가 4~6주간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50년 만의 대홍수로 350명 이상이 숨지고 246만 명이 피해를 당했다. 도시와 주요 도로들이 침수되며 태국의 경제적 손실이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방콕 로이터=뉴시스]


잉락
23일 오후(현지시간) 태국 수도 방콕 북부의 돈므앙과 라크시 지역 도로들은 수로로 변했다. 프라파 운하가 범람하면서 이 일대가 자동차 타이어 높이만큼 물에 잠겨버린 것이다. 정부의 홍수대책본부가 위치한 돈므앙 공항도 침수 위기에 처해 있다.

이현택 기자 방콕 르포



 방콕 북부 랑싯 지구도 비슷한 상황이다. 아직 랑싯 운하는 범람하지 않았다. 주민들은 곳곳에 모래주머니 방벽을 설치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2m를 넘는 높이의 방벽도 있었다. 수퍼마켓에는 생수와 건전지·캔음식이 동이 났다. 물난리가 길어질 것에 대비한 시민들의 사재기 때문이었다.



 운하와 강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동양의 베니스’라 불리는 물의 도시가 ‘방콕해(海)’로 변해버렸다. 석 달 동안 이어지고 있는 폭우에다 중북부 지역에서 방콕 시내로 유입되는 엄청난 강물 때문에 인구 900만의 수도 시민이 공포에 떨고 있다. 현재 최소 7개 지역이 침수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달 말에는 해수면이 높아져 바닷물이 역류할 가능성도 있어 더 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50년 만의 대홍수로부터 수도 방콕을 지키기 위해 군인 4만 명이 투입됐지만 역부족이다. 전날 오후 방콕으로 유입되는 강물의 양이 많아지면서 시내를 가로지르는 차오프라야강 수위가 3m에 육박할 정도로 급격히 불어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운하들의 제방도 곳곳에서 균열돼 주변 지역 주민들의 침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방콕의 침수는 강물을 태국만(灣) 쪽 바다로 분산시키기 위해 방콕으로 향하는 수문을 20일 개방한 데 따른 것이다.





 7월 말 시작된 홍수 사태로 중북부 지역을 휩쓸고 남하한 강물은 기세 등등하게 인구가 밀집해 있는 방콕의 도심 곳곳을 유린했다. 홍수경보가 내려진 방콕 동부 7개 지역 주민들은 모래주머니 방벽을 쌓았지만 강물 수위가 높아지면서 결국 임시피난처로 대피했다. 강 근처에서 살다가 임시피난처로 달려온 한 남성은 “갑자기 물이 들이닥쳐 무조건 뛰었다. 걱정은 하고 있었지만 방콕까지 당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수쿰판드 빠리바트라 방콕 주지사는 차오프라야강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22일 오후 강 인근의 저지대 27곳에 대해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잉락 친나왓 총리는 “시민들은 차량과 가재도구·귀중품 등을 1m 이상 높이의 장소로 옮겨 놓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수 경보가 내려진 방콕 9개 구역의 학교들은 11월 1일로 예정된 개학일을 2주간 연기했다.



 이재민들은 임시피난처에서 기거하며 물이 빠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홍수는 4~6주간 더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가정주부 마니(51)는 “물이 순식간에 들이닥쳐 허리 높이까지 차올랐다”며 “주민들이 빨리 대피해 희생자는 없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넘쳐난 강물은 방콕 남서부 두싯 지구에서 1.5㎞ 떨어진 왕궁과 의회의사당은 물론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입원해 있는 병원까지 위협하고 있다.



 홍수로 인한 피해는 막대하다. 현재까지 전 국토의 3분의 1이 침수됐으며 356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홍수대책본부 측은 77개 주 중 28개 주의 246만 명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봤다고 발표했다. 저지대 주민 11만3000명이 1700여 곳의 임시대피소로 옮겼다. 77개 주요 고속도로가 차단되고 방콕시 동부의 공단들이 침수될 위기에 처해 있다. 경제 손실은 6조원에 달한다.



 정부와 방콕시 당국이 상류 지역에서 내려오는 강물을 동쪽으로 대거 배출하면서 방콕시 동부의 공단 2곳이 추가로 침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중부의 아유타야주와 빠툼타니주의 공단 7곳이 완전히 침수돼 일본 기업 등 많은 기업이 큰 피해를 보았다.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방콕 동남부 지역에 있는 일부 한국 중소기업도 침수피해를 봤다.



 프라윳 찬오차 육군 참모총장은 “방콕 동부의 랏끄라방, 방찬 공단을 보호하기 위해 병력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홍수 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러나 두 공단의 안전을 확실하게 보장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현택 기자
 침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채소·과일 등 식료품 가격도 치솟고 있다. 열대과일 파파야의 가격이 30바트(약 1100원)로 일주일 만에 세 배로 올랐다. 사재기로 시민들이 생수와 쌀 등 생필품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태국 보건부는 현재까지 72만 명이 수인성 질병을 앓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10만여 명이 홍수 스트레스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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