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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SW 공포’ 떨칠 10년 로드맵 급하다

신강근
미시간대 전산학과 석좌교수
한국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의 효자 상품인 반도체와 평판 디스플레이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꽤 오래전부터 예상돼온 상황이라 놀랄 일은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애플은 삼성을 상대로 스마트폰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유럽연합(EU) 일부 국가와 호주에서는 이미 삼성에 불리한 판결이 내려졌다. 구글은 모토로라의 이동통신사업부를 인수해 휴대전화 시장 직접 진입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국내외 언론들은 한국의 지적 재산, 특히 컴퓨터 소프트웨어(SW) 기술 분야의 취약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IT강국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이 무색할 정도로 미래가 밝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로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은 이제껏 정부와 기업의 시의적절한 연구개발(R&D) 투자 덕분에 메모리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원자재 하드웨어 분야, 휴대전화와 같은 모바일 기기, TV를 비롯한 가전, 그리고 철강·선박·자동차를 포함한 주력 산업 분야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자본집약형이라 중국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일부는 이미 추월을 당한 실정이다. 복제가 어려운 기술인 지적 재산의 가치가 그만큼 중요해진 것이다.



 지금 특히 문제 되는 분야는 SW다. SW는 플랫폼(운영체제·미들웨어·컴파일러 등)과 애플리케이션(웹서버·MS 오피스·미디어 플레이어·게임 등, 이하 ‘앱’)으로 대별된다. 플랫폼 SW와 앱 SW의 관계는 건축에서 기초 닦기 및 건물의 관계와 유사하다. 플랫폼 SW에 대해 보다 많은 지식을 보유할수록 더욱 훌륭한 앱 SW를 구축할 수 있음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것이 꼭 한국 고유의 플랫폼 SW를 개발해야 된다는 뜻은 아니다. 플랫폼 SW는 어디서든지 누구라도 앱을 개발하고 쉽게 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플랫폼 SW를 개발하는 데는 창의력, 충분한 시간과 투자, 숙련된 인적자원이 필수적이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나 SW 전문 지식과 경험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고 ‘빨리빨리’ 문화가 지배적인 우리나라로선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의 IT 전문가라면 당연히 이런 문제들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공포에 빠질 것까진 없다고 본다.



그보다는 하루빨리 플랫폼 SW나 시스템 분야에서 기초적인 지적 재산을 확보하고 숙련된 인적 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장기 계획과 비전을 마련해 실천해야 한다. 과거처럼 이를 향한 모든 구성원 간 조직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정부는 장기 지식 자산의 개발, 학계는 숙련된 인적 자원, 산업계는 장·단기 기술의 균형 개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런 전략의 수행은 설사 고위 책임자나 정권이 바뀐다 해도 인내심과 지속성을 가지고 일관되게 추진돼야 한다. 또 계획의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한 논란보다는 그 구체성과 현실성을 논의해야 할 때다. 단기 대응보다 10년, 아니 길게는 30년 이상의 로드맵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잘 가꿔온 하드웨어를 소프트웨어가 견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만한 최고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극소수 국가 중 하나다. 최근 상황은 외려 하늘이 준 기회가 아닐까. 이를 최대한 활용한다면 ‘IT 코리아’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이다.



신강근 미시간대 전산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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