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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이천함 … 100m 급잠항 땐 안전바 잡아도 속 울렁

이천함(SS062·1200t급) 제1조타수인 이상민 상사(왼쪽)와 제2조타수 전국진 하사가 20일 이천함 구조와 동일한 시뮬레이션 구동장치에서 조종훈련을 하고 있다. 잠수함 내부 조종실 사진은 해군 보안규정상 촬영 및 공개가 허용되지 않았다. [해군 제공]


바다의 ‘스텔스’로 불리는 잠수함은 고도의 은밀성으로 전쟁 억지력은 물론 유사시 기습 타격할 수 있는 핵심전략무기체계다. 지난 20일 진해의 제9잠수함 전단(전단장 김판규 준장)을 찾아 우리 잠수함 전력의 주력인 이천함(1200t·209급) 내부와 승조원의 생활을 취재했다. 해군이 잠수함 내부 취재를 허용한 것은 처음이다.

잠수함 이천함 내부 첫 공개 … 승조원의 24시



 “One shot! One hit! One sink!” “잠수함은 100번 잠항하면 반드시 100번 부상한다!” “적이 도발하면 백배, 천배 보복한다!” 잠수함 기지에 들어서자 출정을 몇 시간 앞둔 정운함(1200t) 승조원들의 구호 소리가 우렁차게 들렸다. 구호를 뒤로하고 이천함으로 향했다. 최근 한 달간의 임무를 마치고 정박 중인 이천함은 육중하고 매끈한 고래 같았다. 해치에 연결된 사다리를 타고 함내로 들어갔다. 좁았다. 두 사람이 걷기 힘든 좁은 통로를 따라 승조원 침실-전투 정보실-조종실-기관실이 이어졌다.



 “승조원 40명의 생활 공간은 20평. ‘나의 공간’은 없고 ‘우리들의 공간’만 있습니다.” 이경래 함장 얘기다. 장착된 어뢰 발사관을 마주하고 가로 50㎝, 세로 180㎝ 책상 두 개가 놓였다. 식당 겸 회의 장소. 잠수함 안에서 가장 넓은 공간이다. 바로 옆엔 길이 180㎝, 폭 60㎝의 침대가 3~4겹으로 촘촘히 박혀 있다. 누워 보고 나오는 것도 쉽지 않았다.



 “산소는 육상보다 1~2% 부족하고, 이산화탄소는 20배 정도 됩니다. 냄새가 큰 적이죠. 방귀 자주 뀌는 사람은 욕먹죠. 하하.” 바닷물 정수 장치가 있 지만 물은 항상 부족하다. 빨래는 하지 않고, 샤워는 1~2주에 한 번씩 한다. 1990년대 중반 잠수함 화장실에 비데를 설치한 것도 승조원 위생 때문이다. 조타수 이상민(37) 상사는 “목욕을 하고 집에 가도, 아이들이 냄새난다며 안기지 않고 도망갈 때도 있다”고 했다.



잠수함 내 승조원 실제 침대(폭 60㎝×길이 180㎝)에 기자가 누워본 모습. 돌아눕기도 내려오기도 쉽지 않았다. [해군 제공]


 잠수함의 생명은 은밀성. 출항 이후 가능하면 본부와 교신을 끊는다. ‘신뢰’와 ‘배려’가 승조원의 덕목인 이유다. 이 함장은 “동료의 성실성과 해도(海圖), 소리만 믿는다”고 했다. “함에는 밸브만 960개입니다. 누가 밸브 하나 제대로 잠그지 않으면 모두 죽을 수 있는 게 잠수함이죠. ”



 송기성(대령) 전대장은 “상선인지 군함인지, 고래떼인지 새우떼인지 소리로만 알 수 있다”고 했다. 새우떼가 지나갈 땐 어떤 소리가 날까. “사르르 사르르”다. “동해로만 나가면 희한하게 돌고래떼가 100~150마리씩 시끄럽게 잠수함을 따라옵니다. ‘삐익, 삐익’ 자기들끼리 무슨 말을 주고 받는지….” 소리를 내선 안 되기에 DVD를 볼 때도 자막이 있는 외국 드라마만 본다고 한다.



 김판규 전단장은 “잠수함 근무가 3D업에 속하지만, 핵심 전략무기를 운용한다는 자부심으로 임하고 있다” 고 소개했다. 승조원들은 이날 오후 출정을 2주 앞두고 시뮬레이션 훈련센터에서 팀워크를 다졌다. 100m까지 급잠항할 땐 속이 울렁거리고 안전바를 잡고 버티기도 힘들었다. 제9잠수함 전단은 2015년 잠수함 사령부로 승격된다.



진해=김수정 기자



이천함 제원



1992년 국내 첫 생산 장보고급 잠수함



수중배수량 1200t ·길이 56m · 폭 6.2m



무장 33㎜ 어뢰발사관 장착



승조원 40명·최대 시속 40㎞





승조원만 맛보는 심해수 와인



해수 스며들어 짭조름




유명 와이너리 레벨이 붙어 있지 않지만 귀한 와인이 있다. 바로 심해수와인(사진)이다. 잠수함은 건조 직후, 또 13년 운용 뒤 대규모 정비를 한 다음 최심도(수심 250~300m) 훈련으로 이상 유무를 확인한다. 이때 잠수함 갑판에 국산 마주앙을 달아매 심해로 내려가면 해수가 코르크를 밀고 들어와 짭조름한 맛의 와인이 된다. 교육훈련 후 승조원 자격을 부여받고 처음 잠수함 타는 사람들에게 한 잔씩 따라준다. 우리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9대의 장보고급(1200t)은 물론 2007년부터 운용 중인 손원일함 등 3대의 1800t(214급) 잠수함들도 건조 후 ‘심해수 와인’을 제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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