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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mm 실핏줄까지 판독” 세계는 최첨단 MRI 전쟁

왼쪽부터 뇌간(腦幹)을 1.5테슬라 MRI와 7테슬라 MRI로 각각 찍은 영상. 왼쪽은 미세 구조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흐릿하다. 현재 가장 선명한 MRI인 7테슬라도 미세구조는 볼 수 있지만 실핏줄까지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14테슬라는 실핏줄뿐 아니라 알츠하이머나 뇌졸중 등의 원인을 손금 보듯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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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미국·프랑스·일본 … 선명도 높은 장비 개발 열기

“교육과학기술부가 14테슬라(T) MRI 개발에 도전하는 것은 한국이 세계 첨단 뇌 영상 과학을 선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봅니다.”



 가천대 뇌과학연구소 조장희 박사의 말이다. 그는 교과부가 세계에서 어느 나라도 도전해 보지 못한 최첨단 14테슬러 MRI를 개발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온 몸에 전율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 자신이 평생 MRI와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장치) 등 인체 영상 기기 개발에 열정을 바쳐 왔고, 필생의 목표로 ‘꿈의 MRI’라는 14테슬라 MRI 개발에 도전하고 싶었던 터라 더욱 그랬다.



 조 박사는 교과부가 이 개발 사업을 시작한 것만으로도 우리나라가 미래 어느 날 MRI 100% 수입국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를 벌써 한다고 흥분했다.



 조 박사는 “세계 각국이 ‘MRI 개발 세계대전’이라고 할 정도로 차세대 MRI 개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가장 높은 수준의 MRI 개발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은 각국의 환경, 연구용 재료의 성능 향상 등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서 가능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1980년대 당시 KAIST 교수 시절 2테슬라 MRI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해 서울대학병원에 설치하는 등 세계 인체 영상 장비의 개발을 선도했었다. 그러나 그 기술을 이전한 기업을 통해 외국으로 기술이 팔려나가고, 국내 산업의 맥도 끊겨 버리는 아픔을 겪었다.



◆5년간 1000억원 투입=기획재정부는 14테슬라 MRI 관련 교과부가 기획해 올린 ‘차세대 뇌 연구를 위한 의료영상시스템 개발사업’에 대한 예비 타당성 평가를 이달 중순 마쳤다. 그 결과는 개발 필요성이 아주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대학과 정부 연구기관 등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앞으로 5년에 걸쳐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연구 개발 컨소시엄은 공모로 선정한다. 이번에 개발하려는 14테슬라 MRI는 뇌 촬영용이다. 앞으로 뇌 과학 시대를 대비하고, 뇌 질환 정복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MRI는 자석의 세기(단위는 테슬라, Tesla)가 높을수록 선명도가 높아진다. 현재 병원에서 사용하는 MRI는 1.5~3테슬라이고, 연구용으로 가동 중인 것은 7테슬라다. 7테슬라가 상용화되기도 전에 차세대 MRI 개발 경쟁에 불을 붙인 나라는 프랑스다. 7테슬라 MRI 경쟁에서 독일과 미국에 한창 밀린 프랑스가 2007년 11.7 테슬라 MRI 개발에 나섰다. 프랑스 과학재단이 당시 5000만 유로(약 780억원)를 초기 연구비로 댔다. 파리 인근 지프슈르이베트에 부지 1만1400㎡에 연구소를 지었다. 개발 목표는 올해 말이다. 현재 가장 핵심 부품인 전자석을 개발 중이다. 일본은 11.7테슬라 MRI를 개발한다는 목표로 정부와 협의 중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14테슬라 MRI 개발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방향을 선회할 수도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독일 지멘스가 개발한 11.7테슬라 MRI를 올 7월 설치했다. 물론 설치했다고 해서 촬영한 영상이 잘 나오는 것은 아니다. 자체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미세 조정작업 등을 거쳐야 한다. 완전한 영상이 나오기까지는 몇 년이 더 소요된다. 그래도 현재 가장 선두주자다. 그런 상태에서 당장 14테슬라 MRI를 또 개발한다고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나라로서는 더 앞서갈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우리나라에는 7테슬라 MRI가 유일하게 조 박사 연구소에 들어와 있으며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고 있다. 올 들어 삼성그룹도 MRI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MRI 관련 정부 연구 개발 사업과 산업계의 연합 전선도 구축될 전망이다.



 예비타당성 평가팀은 보고서에서 “14테슬라 MRI의 개발에 성공하면 의과학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며 “핵심 부품인 전자석 개발 성공 가능성이 55~65%여서 전체 프로젝트 성공 확률 또한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뇌졸중 원인 실핏줄까지 선명=치매의 원인인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그’의 결정은 0.05㎜로 극히 작다. 또 뇌졸중이나 혈관성 치매를 일으키는 혈관의 굵기도 0.05㎜ 이하다. 뇌 의학계의 꿈은 이들을 직접 영상으로 보면서 조기 진단과 치료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영상기기는 세상에 없다. 가장 선명한 7테슬라 MRI 영상조차도 0.2㎜ 이하는 나타나지 않는다. 14테슬라 MRI는 이런 영상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는 사망한 사람의 뇌를 해부해 보는 방법 밖에 없다. 뇌 신경들의 연결도 지금의 MRI보다 훨씬 선명할 수 있을 것이다. 뇌 세포 간 연결은 전기회로판과 같아서 제대로 연결돼 있지 않을 경우 각종 뇌 질환을 일으킨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테슬라(Tesla)=자장(자석)의 단위로 T로 표시한다. 1테슬라는 1만 가우스다. 지구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지구 자장은 0.2 가우스. 14테슬라는 지구 자장에 비해 70만 배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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