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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812팀을 아세요?’

한우덕
중국연구소 부소장
하이닉스가 중국에 진출한 것은 2004년 8월이었다.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에 공장을 세웠다.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중국에 반도체 기술을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업계와 학계 일각에서 ‘투자계획을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기자는 그때 한 칼럼에 이렇게 썼다.



 “우리가 ‘기술 부메랑’을 우려해 투자에 머뭇거리는 사이 중국은 선진 기술의 경연장이 됐다. 하이닉스 역시 그 틀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으로 크고 있는 곳이다. 뛰어들어야 한다. 정말 무서워할 것은 부메랑이 아니라, 중국으로 갈 기술이 없다는 것이다.” 기사가 나간 날 한 독자로부터 ‘매국노’라는 욕을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7년여가 흐른 지금, 하이닉스는 어떻게 변했을까. 지난주 우시 공장을 찾았다. 자리를 잡자마자 가장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기술 유출 문제는 어떻게 됐나요?” 이재우 법인장이 피식 웃으며 답한다. “반도체는 ‘기술(technology)’보다 ‘노하우(knowhow)’가 중요합니다. 기술로는 반도체를 만들지 못합니다. 그들도 기술을 원하겠지요. 그러나 본사 연구센터에 있는 기술을 빼올 수 없거니와, 설사 넘어간다 해도 공정 노하우는 절대 흉내내지 못합니다. 기우였습니다.”



 중국이 하이닉스 수준의 생산 라인을 운영하려면 1000명의 기술인력을 10년 정도 양성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반도체는 기술 사이클이 짧다. 그는 “중국을 이길 수 있는 기술과 팀워크가 충분하다”며 주먹을 쥐었다. 자신감이다.



 두 번째 질문을 던졌다. “그때 중국에 오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그의 답은 간단했다. “지금 하이닉스는 없겠죠.” 미국·유럽의 상계관세 압력, 자금 고갈에 따른 투자 여력 소진 등을 이기지 못해 시장에서 퇴출됐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하이닉스는 중국의 지원을 받아 현금 한 푼 들이지 않고 공장을 지었고, 기술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 법인장은 “812팀을 아느냐?”고 되물었다. 우시공업구 사무국에 설립된 하이닉스 전담 조직이란다. 그는 “초기 8인치웨이퍼 생산에서 지금은 12인치 공정으로 발전했기에 붙여진 이름”이라며 “이 팀이 하이닉스 관련 업무를 365일 24시간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 있으니 대접받는 것이다.



 하이닉스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약 46%. 중국에서 쓰이는 D램 반도체 2개 중 하나에 ‘hynix’ 로고가 붙어 있는 셈이다. 소비자(IT기기 생산업체)와 가깝게 있기에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었다. 정문까지 배웅 나온 이 법인장은 마지막 한마디를 던진다. “중국은 무섭게 뛰고 있는 호랑이입니다. 겁에 질릴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그 등에 탈지를 연구해야 합니다. 답은 역시 기술입니다.” 그는 기자가 7년 전 썼던 칼럼의 마지막 부분을 얘기하고 있었다.



한우덕 중국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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