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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우정` 두 사람, 바둑 때문에 피까지 본 뒤 …

지난 18일 새벽 3시. 동작구 사당동의 한 기원에서는 50대 후반 남성 두 명이 심각한 표정으로 바둑을 두고 있었다. “빨리 두라니까”라고 재촉하는 김모(56)씨의 뒤통수에는 피가 스민 하얀 거즈가 덧대어져 있었다. 다친 머리도 아랑곳하지 않고 밤새 기원에서 바둑을 둔 두 사람은 사실 6시간 전에 바둑알통을 던져가며 싸우던 사이다.



윤모(57)씨와 김모(56)씨는 4년 전 이곳 기원에서 만나 바둑으로 친해져 ‘형, 동생’하는 사이가 됐다. 이 둘의 ‘바둑 우정’은 김모씨가 제약회사를 명예퇴직 하고 바둑에 더 빠지면서 돈독해졌다. 둘은 건설회사에 다니는 윤씨가 퇴근하는 저녁 때부터 새벽 늦게까지 술을 마시면서 바둑을 두었다. 사건이 일어난 17일 밤에도 그들은 저녁 6시부터 세 시간 동안 소주 12병과 막걸리 7병을 나눠 마시고 바둑을 두던 중이었다.



사건은 그날 따라 김씨가 바둑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시작되었다. 평소 대부분 게임에서 윤씨가 이기곤 했지만 이 날은 김씨가 다섯 판을 연달아 이겨 버렸다. 오후 9시쯤, 윤씨는 계속해서 아슬아슬하게 지게 되자 화를 못참고 술김에 김씨에게 나무 재질의 바둑알통 던졌다. 바둑알이 사방에 날아가고 김씨는 우측 뒷머리에 바둑알통을 맞고 쓰러졌다. 김씨는 머리가 2cm 가량 찢어져 그자리에서 병원으로 후송됐다.



사건 발생 직후 곧바로 동작경찰서에 윤씨를 신고했던 김씨는 치료를 받은 뒤 이내 윤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시 바둑을 두기 위해서였다. 김씨는 경찰에게 “윤씨와는 오랜 친구사인데 갑자기 화가 나 신고했다”며 “신고는 없던 일로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병원에서 나와 곧바로 윤씨와 기원에서 재회 한 후 밤새 바둑으로 앙금을 풀었다. 바둑알통이 날아다닌 기원에서 두 사람은 여전히 티격태격하며 바둑을 둔다.





하선영 기자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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