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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직장 생활 바쁜 요즘…신부 수업 교실, 더 요긴할 것”

‘신부수업교실’이 다시 등장했다. 1970, 80년대 유행했던 강좌다. 당시 YWCA·예지원 등에서는 결혼을 앞둔 여성들을 위해 ‘신부교실’을 만들어 예의범절·요리·집안 장식법 등을 가르쳤다. ‘양갓집 규수’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교양강좌였다. 그러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신부수업’이란 단어 자체가 사라져갔다. 고리타분한 가부장 시대의 유물이 돼버린 듯했다. 그랬던 ‘신부수업교실’이 지난 4일 서울 궁정동 생활문화 교육기관 ‘해당화’에서 시작됐다. 강좌 이름은 ‘피니싱 스쿨(Finishing School) 프리웨딩 코스(Pre-Wedding Course)’. ‘피니싱 스쿨’의 원래 의미는 20세기 초 유럽에서 상류사회 소녀들에게 에티켓·교양·문화 등을 가르쳤던 곳이다. 21세기 예비신부들은 어떤 수업을 받고 있을까. ‘해당화’의 ‘피니싱 스쿨’을 찾아가봤다.



70~80년대 유행했던 ‘예비 신부 교양강좌’ 재등장

`해당화`의 신부수업 교실에서 가르쳐준 선물 포장법. 보자기 전문가 이희숙씨의 솜씨다.


13일 오전 ‘해당화’ 강의실. 전통포장 연구가 이희숙씨가 보자기 포장법을 가르쳐주고 있었다. “보자기 천을 고를 땐 계절을 고려하세요. 여름엔 가능하면 얇은 천으로, 색도 밝은색으로 골라야죠.”



이날 강의 주제는 예단과 폐백음식 포장을 비롯해 격식을 차려야 할 자리의 선물 포장법이었다.



“옷도 속옷을 잘 갖춰 입어야 하는 것처럼 포장할 때도 ‘속옷’에 신경을 써야 해요. 보자기를 풀었을 때 내용물이 덜렁 나오는 것보다 종이나 얇은 천으로 한 번 더 싸여 있는 게 더 큰 감동을 주겠지요.”



강의는 실습으로 이어졌다. 상자와 병·그릇·돈봉투 등을 크고 작은 보자기로 싸보는 시간이다. “종이처럼 각을 잡아선 안 된다” “혼례와 관련된 포장엔 매듭을 짓지 마라” “음식 포장을 할 때는 공기 드나드는 구멍이 생기도록 ‘귀’를 집어넣지 마라” 등 따라야 할 지침도 많았다. 보자기의 네 귀를 이용해 꽃잎 모양을 만들고, 색이 다른 모시 보자기 두 개를 엇갈리게 겹쳐 사용하는 등의 기술도 배웠다.



강사 이희숙씨는 신세계백화점 선물 포장코너 ‘예’를 운영하고 있는 보자기 전문가다. 이씨는 수업 중간중간 자신의 고객이었던 ‘부유층’의 혼수·예단 이야기도 들려줬다. 장래의 며느리를 위해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예쁜 물건을 모았던 시어머니 이야기며, 여름 결혼식을 위해 반년 전 겨울부터 예단 포장 방법을 고민했던 기업가의 사례 등이었다. “십수 년을 모아온 예쁜 레이스 손수건들이 예물 포장 ‘속옷’으로 안성맞춤이었어요. 돈으로 살 수 없는 정성이 느껴져 그 집 며느리가 부럽던걸요.”



이날 강의를 들은 수강생은 모두 일곱 명. 그중 기혼 여성이 네 명이나 참석한 게 이채로웠다. 1999년 결혼했다는 주부 이혜미(40·서울 이촌동)씨는 “직장 다니며 결혼하느라 아무것도 못 배우고 살림을 시작한 게 아쉬웠다”면서 “전통 예법과 궁중 요리를 배우면 아이들 교육에도 좋을 것 같아 강좌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해당화’의 신부수업교실은 모두 16번 강의로 이뤄진다. 서울 인사동 떡카페 ‘합’의 신용일 대표가 맡아 진행하는 떡 강좌와 고원혜 고원뷰티샵 원장의 메이크업 강의, 궁중음식 전문가 김신원씨의 요리 수업 등이 마련돼 있다. 이외에도 꽃꽂이와 테이블세팅, 와인 강좌 등도 진행된다. 수업료는 총 250만원. 강좌를 마련한 ‘해당화’ 서지희 대표는 “요즘 신세대 신부 중에는 유학생활 등으로 가족과 오래 떨어져 산 경우가 많아 이런 결혼 준비 전문교육이 요긴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이지영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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