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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 정부의 ‘따뜻한 가슴’이 필요하다

박세훈
관동대 교수·경제금융학
경제학자 앨프리드 마셜은 1885년 캐임브리지대 교수 취임 강연을 통해 “경제학을 연구하는 사람은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을 가져야 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경제학자는 효율성과 형평성의 균형과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소위 ‘부실대학’ 선정과 관련해 말들이 많다. 정부는 정부대로 대학구조조정의 불가피성과 시의성을 주장하고 있고, 불명예를 뒤집어 쓰게 된 대학들은 부당하다고 아우성들이다. 우리에게 마셜이 강조한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이 있다면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



 먼저, 우리 사회에서 대학의 존재가치는 과연 무엇인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해보자. 인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글로벌 무한경쟁의 시대에 대학의 경쟁력은 곧 국가의 경쟁력이 된다. 세계 각국이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책적인 노력을 경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대학은 소재 지역의 경제, 산업, R&D,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다. 지방에서는 기업을 유치하는 것보다 대학을 유치하는 것이 지역경제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을 누구나 실감하고 있다.



 그러면 대학의 경쟁력 강화라는 효율성의 잣대와 지역균형발전의 도모라는 형평성의 잣대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가치충돌을 피할 수는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일까. 경제이론은, 교육시장에 참여하는 주체들이 합리적이라면, 시장의 기능에 맡기는 것이 정부가 개입하는 것보다 훨씬 더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이야기해 주고 있다.



 인구통계에 따르면 2014년부터 학령인구가 대학입학정원보다 적어지는 대학의 공급과잉 현상이 시작된다. 대학의 수요자들은 더 이상 부실대학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며, 공급자인 대학들도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든지 아니면 교육시장을 떠나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부실대학들은 자연스럽게 설 자리를 잃게 된다. 따라서 시장의 기능에 맡기면 교육자원의 가장 효율적인 배분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소위 ‘부실대학’으로 선정된 대학들에 대한 정부 지원을 중단한다는 것도 문제다. 예를 들면, 지식경제부의 지역대학 지원사업들은 단순한 대학지원사업의 성격을 넘어서 지역균형발전 차원의 성격이 강하다. 이는 대학구조조정이라는 당초의 정책목표를 넘어서는 것이다.



현재의 대학구조조정 정책이 지속된다면, 결국 지방 대학들과 대학 소재 도시들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차가운 머리’로 대학의 구조조정이라는 근본적인 미션은 시장의 기능에 맡기고, 동시에 ‘따뜻한 가슴’으로 시장이 돌볼 수 없는 수도권과 지방 간의 형평성 문제를 다루어 나가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박세훈 관동대 교수·경제금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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