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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무현 핵심인사’들의 FTA 불가피론

미국 의회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과시킨 후 한국 야당의 모습은 실망스럽고 우려된다. FTA 문제가 초읽기에 들어가는 모양새가 되자 야당의 반대는 노골적이고 과격해지고 있다. 그들은 대통령이 초청한 대화를 거부하고 외교통상위 회의장을 점거했다.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한·미 FTA 반대는 야권연대의 핵심 조건이 되고 있어 선거 때까지 반대는 더욱 격렬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이 선거에서 이기면 기세를 몰아, 지면 역작용(逆作用)으로 반대가 더 심해질 것이란 분석도 많다. 결국 야권은 연말께 한나라당이 강행처리를 하도록 유도하고 물리적 충돌의 후유증을 내년 선거 정국에 활용하려고 할지 모른다.



 강경투쟁은 민노당과 민주당 내 강경파가 주도하고 있다. 특히 노무현 정권 때 한·미 FTA를 적극 지지했던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태도를 돌변해 이를 ‘을사늑약’으로 몰아붙이며 반대 선동과 점거에 앞장서고 있다. 손학규 대표와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진표 원내대표 등 당내 온건파는 야권 내 동서남북의 눈치를 보느라 합리적 결단을 주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무현 정권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던 야권 인사들이 한·미 FTA에 관해 주목할 의견을 내놓았다.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던 안희정 충남지사는 최근 농업인 등 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피할 길이 없는 현실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하늘이 무너져도 반드시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심정으로 해결방안을 찾아보자”고 호소했다. 농업 현장을 잘 아는 도지사의 상황 인식이어서 그의 발언은 더욱 현실성이 있다.



 노무현 정부가 한·미 FTA를 체결할 당시 국무총리였던 한덕수 주미대사는 신문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가 벌인 재협상에 대해 “더 큰 이익을 위해 FTA를 살리려고 일부 조정을 한 것이며 (이익이 줄어든) 한국 자동차 업계도 모두 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7년 협정 체결 이후 2년 동안 한국 자동차의 미국 시장 점유가 배 이상으로 늘어 미국 측 요구에 따른 재협상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에 대해 “이익이 상호적이지 않다”고 비판하면서도 한·미 FTA를 ‘근본주의적으로’ 반대하는 것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통상국가이기 때문에 개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지금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한·미 FTA를 ‘근본주의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4대 강 개발에 대해 민주당 소속인 박준영 전남지사는 주민 의사를 모아 영산강 개발에 적극 찬성한 적이 있다. 야권 강경파는 그런 그를 이탈자라고 매도했었다. 민주당은 집권 경험이 있는 당이다. 한·미 FTA를 근원적으로 반대하는 세력에 끌려다니거나 현실성이 없는 재재협상론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선거정국에 사로잡혀 여당의 물리적 처리를 유도하려는 정략은 무책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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