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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종북’ 조종사가 모는 여객기

1970년 3월 발생한 일본 ‘요도호 납치 사건’은 극단적인 이념의 위험성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 좌익 공산주의동맹인 적군파(赤軍派) 9명은 당시 일본 하네다공항을 출발해 후쿠오카로 향하던 일본항공(JAL) 여객기 요도호를 공중 납치했다. 김포공항에 비상 착륙한 뒤 협상 끝에 인질로 잡혔던 승객 120여 명은 풀려났고, 여객기는 북한으로 넘어감으로써 일단락됐다. 공산 혁명을 꿈꾸던 적군파가 일본 내 활동이 어려워지자 제3국가에 혁명기지를 건설하려고 저질렀던 만행이었다.



 40여 년 전 요도호 사건을 연상시키는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 대한항공 현직 조종사가 북한 체제를 찬양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건이 그것이다. 기장(機長)으로 근무한 40대 중반의 조종사는 인터넷에 과학 관련 홈페이지를 위장한 종북(從北) 사이트를 만들어 놓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 ‘빨치산의 아들’ 등의 문건과 동영상 60여 건을 올렸다고 한다. 수사 당국은 이 조종사의 운항 금지를 항공사 측에 요청했다. 수백 명의 승객을 태우고 월북(越北)을 기도하는 제2의 요도호 사건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이제 북한 추종세력 탓에 비행기도 맘 놓고 탈 수 없는 세상이 됐단 말인가.



 조종사는 종북 인터넷카페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사방사)’의 회원이다. 이 카페 운영자는 법정에서 ‘김정일 장군 만세’를 외쳤던 인물이다. 사방사 회원 6500여 명 중 병무청 공무원을 비롯해 변호사, 철도공무원, 학습지 교사, 대기업 직원, 학생 등 핵심 회원 70여 명도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이들이 온라인 활동으로 그쳤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어쩌다가 우리 사회가 종북의 해방구가 됐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표현·사상의 자유는 양보할 수 없는 가치다. 하지만 민주주의 질서를 위협하는 방종(放縱)과는 구별해야 한다. 공안 정국을 조성한다고 색안경을 끼고 볼 단계는 넘어섰다. 무분별한 종북세력의 확산을 묵과하지 않겠다는 사회적 공감대와 경각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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