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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초평도에 생태공원 만든다고 멸종 위기 흰꼬리수리 계속 날아올까요

우리나라에는 세계가 주목하는 ‘생태계 천국’이 있답니다. 비무장지대(DMZ)라 불리는 폭 4㎞, 길이 248㎞의 9만ha 땅이 바로 그곳이에요. 교과서에는 전쟁의 폐허였던 그곳의 변화를 들어 자연의 놀라운 복원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요. 기사를 통해 DMZ의 생태 환경을 만나보고 이를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DMZ는 세계의 생물학자 사이에서 ‘생명의 성지’로 불린다.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이 이곳에서 속속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DMZ생태연구소 김경훈 조사부장은 “이곳은 우리에게는 비극의 상징이지만 자연은 피난처를 얻은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서울 오산중 2학년 문종윤·김세혁군이 김 부장과 함께 DMZ 생태체험에 나섰다.

글=박형수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DMZ생태연구소 김경훈 조사부장(오른쪽)이 지난 11일 학생들과 DMZ 내의 동식물을 관찰하며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줬다. 아래 사진은 생태 체험 중 발견한 참개구리·애기나팔꽃·고라니 똥·방아깨비(왼쪽부터). [김진원 기자]


기러기·고라니 같은 야생동물 관찰

“우와, 공기부터 다르네요.” DMZ 안으로 들어선 김군이 심호흡을 했다. 소리도 달랐다. 차소리나 기계음 대신 풀벌레 소리와 새소리가 가득했다. 김 부장은 “DMZ라고 해서 특별하고 별난 생물들이 사는 건 아니다”며 “대신 생태계가 제대로 복원돼 있어 다양한 종류의 동식물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생태 체험 장소는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덕진산성. 파주에서 통일대교를 지나 민통선 깊숙이 들어앉은 곳이다. 해발 85m의 산 위에 자리한 덕진산성에 오르면 DMZ 내에서도 생태의 보고로 꼽히는 초평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본격적인 체험에 앞서 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하늘을 쉼없이 날아다니는 기러기떼였다. 김 부장은 “북쪽에 살던 기러기가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시기”라며 “기러기는 청둥오리와 달리 질서정연하게 대오를 맞춰 날아다녀 쉽게 구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중턱쯤 오르자 김 부장은 “이 근처에 고라니가 자주 나타난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산길 곳곳에 고라니의 배설물과 발자국이 자주 눈에 띄었다. 김군이 “배설물만 보고 어떻게 고라니인 줄 아느냐”고 묻자 김 부장은 “고라니는 초식동물이라 배설물이 작고 알갱이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겨울을 앞두고 고라니가 한창 먹이를 찾아다닐 시기라 추수 전 논밭에 들어가 벼이삭이나 콩을 훑어먹곤 해 농민들의 미움을 사기 일쑤”라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DMZ가 생태계의 청정지역이라고만 생각해선 안 된다”며 풀 한 포기를 뽑아 보여줬다. ‘단풍잎돼지풀’이라고 불리는 외래 식물이었다. 그는 “이건 1년 만에 키가 3m까지 자라고 잎은 어른 손바닥보다 훨씬 크다”며 “심지어 다른 식물들이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는 물질도 내뿜는 생태계 교란종”이라고 설명했다. 김군이 “DMZ의 생태계는 반드시 보호해야 하는데, 이런 외래 식물에 대한 대책이 없냐”고 물었다. 김 부장은 “생태계 교란종이 발견되는 곳은 사람들이 개간을 위해 깎아놓은 논과 밭 정도”라며 “자연 상태 숲의 생태계는 안정적이라 이런 식물이 들어가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는 “DMZ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요소가 또 있다”며 “한번 찾아보라”고 주문했다. 문군은 주변을 한참 돌아보다 “인삼밭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얘기했다. 김 부장은 “맞다”며 “인삼을 재배하느라 산에 있는 나무를 베어내고 농약도 적지 않게 사용하고 있어 토양이 산성화되고 주변 환경오염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문군이 “멸종 위기의 야생 동물들이 서식하는 곳에서 농약을 사용하는 건 금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자 김 부장은 “환경 보호도 중요하지만 농민들에겐 생계가 걸린 일이라 적절한 보상과 대책 없이 무조건 막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DMZ 생태 보호하는 방법 고민해봐야

덕진산성에 당도하자 임진강 유일의 섬인 초평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학생들이 관찰하는 동안 서해의 물이 초평도 아래까지 밀려 들어왔다. 김 부장은 “민물과 바닷물이 적절하게 섞이는 곳을 ‘기수역’이라 부른다”며 “초평도에는 민물, 바닷물, 기수역에 사는 식물이 골고루 분포하고 있어 이를 먹으러 오는 새의 종류도 다양하다”고 알려줬다. 왜가리·기러기는 물론 멸종 위기에 놓인 천연기념물 제243-4호인 흰꼬리수리나 희귀 조류인 말똥가리도 이곳에서 발견된다.

그는 “최근 지방자치단체와 대기업이 이곳에 ‘생태공원’을 조성하려 한다”고 알려줬다. 문군은 “초평도는 지금 상태로 생태의 보고인데 사람이 들어가 공원을 조성하면 그건 인공섬이 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군은 “DMZ 안에 들어와보니 여기저기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아 있는 것 같다”며 “이곳을 가장 잘 이용하는 방법은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기사로 더 생각해 보세요

DMZ의 보존 가치와 개발 노력


비무장지대의 공익적 보존 가치가 6조~2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강원발전연구원이 경기개발연구원과 공동으로 전국 20세 이상 성인 17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DMZ 주요 자원 보호를 위해 국민 1인당 평균 5만5000원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DMZ의 주요 자원은 생태 환경과 역사 문화재다. 휴전협정 이후 60여 년간 사람 출입을 통제해온 덕에 DMZ의 생태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안정적인 상태로 복원됐다. 두루미, 한국호랑이, 아무르표범과 반달가슴곰 등을 포함한 많은 멸종위기 종이 서식한다. DMZ와 민통선 일대는 전란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는 문화유산의 보고이기도 하다. 궁예가 세운 태봉국의 도성 궁궐터(사진)도 DMZ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다. 안보관광지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DMZ의 가치는 그간 인간의 손길을 금지한 덕분에 쌓인 것이다. 이곳의 가치를 알리고 지켜나가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고민할 때다.

관계기사
2011년 9월 22일자 22면 DMZ·민통선 가치, 세계에 알린다
2011년 9월 6일자 C2면 60년간 자연생태계 유지 … 멸종위기·보호종 많아 국제적 관심
2010년 11월 12일자 37면 DMZ 자연, 지금 그대로 보존하자
2010년 10월 29일자 E4면 DMZ를 올레길처럼 만들고 싶다
2010년 2월 22일자 24면 DMZ 보전가치 최대 22조원

세계가 주목하는 DMZ의 생태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이사회 부총재인 러셀 미터마이어(62) 박사는 “한국의 DMZ는 지구상에 남아 있는 가장 독특하고 보존 가치가 높은 공간”이라며 “DMZ 생태계 보전에 IUCN도 적극 협조하고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번 파괴된 생태계를 뒤늦게 복원하는 것은 미리 보전하는 것보다 100배, 200배 힘들 뿐만 아니라 완벽하게 복원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보전을 위한 정책적인 뒷받침도 강조한다. 미터마이어는 “생태계 복원에는 ‘양날의 칼’ 같은 면이 있는데, 생물종이 살아갈 수 있는 서식 환경을 보존하는 일과 주변 주민들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일이 선행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원칙적으로 ‘보전’만 주장하기 전에 주민들의 생계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줘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에는 세계은행이 DMZ 평화의 숲 활동에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자금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DMZ를 ‘평화의 숲’으로 꾸미는 게 꿈인 꼬마 환경운동가 조너선 리를 통해 “한국과 북한의 동의를 받으면 평화의 숲 조성을 위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이사회를 열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관계기사
2011년 9월 6일자 C3면 “인류 생존과 번영은 회복력 있는 자연에 달려”
2011년 4월 13일자 31면 “망가진 생태계 복원, 보전보다 100배 더 힘들어”
2011년 4월 8일자 31면 “DMZ 평화의 숲, 남북이 동의하면 세계은행이 돕겠대요”

이번 주 주제와 관련된 NIE 활동 이렇게

1. 아래 기사를 참고해 통일 이후까지 DMZ의 생태 환경을 지키고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짜본다.

지난해 8월. 열네 살짜리 환경운동가 조너선 리가평양에 가서 김정일 위원장에게 제안을 했다. “비무장지대(DMZ)에 남북한 어린이들이 만나서 놀 수 있는 밤나무 숲을 만들어 주세요.” 1년 만에 답이 왔다. 지난달 10일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는 “이 제안을 숭고한 평화운동으로 생각한다”며 조건부 환영 입장을 밝혔다.

-환경 보호를 위해 본인은 어떤 노력을 하나요?

“되도록이면 걸어 다니고 또는 자전거를 타요. 지금 살고 있는 미시시피주에는 산책로나 자전거 도로가 잘 만들어져 있거든요. 차 탈 일이 있으면 꼭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타고요.”

-환경운동을 하다가 왜 평화운동을 하게 됐어요?

“200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부터 세계 평화에 관심이 생겼어요. 도대체 두 코리아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그리고 전쟁이야말로 지구와 환경을 파괴하는 가장 큰 위험이라고 생각했어요. DMZ를 평화의 밤나무 숲으로 꾸미고, 3월 21일을 ‘세계 어린이 평화의 날’로 만드는 게 제 목표예요.” <중앙일보 2011년 10월 1일자W13면 열네 살의 세계적 환경·평화운동가 조너선 리>


2. 세계적으로 생태·환경적 가치가 높은 DMZ를 관광명소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환경운동가들은 DMZ가 사람 출입을 통제해 생겨난 것인 만큼 개발을 통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 DMZ의 생태 자원도 간직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아래 기사를 참고해 DMZ 개발에 대해 찬반 토론을 해본다.

비무장 지대는 국제적 보호종·멸종위기종뿐만 아니라 많은 천연기념물과 야생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생물종의 다양성 유지를 위해 국제적 차원에서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그 결과 DMZ는 흔히 생태계의 보고로 불린다. 그만큼 생태적으로 큰 가치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DMZ 지역에는 한반도에서 서식하는 2900종 이상의 식물 가운데 3분의 1이, 70여 종의 포유류 가운데 2분의 1이, 320종의 조류 가운데 5분의 1이 서식하고 있다.

김종천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 사무처장은 “DMZ 지역은 역사적으로 냉전의 아픔을 지니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생태적으로 아주 큰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며 “남북 간의 화해와 국제적 공조를 통해 DMZ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 자연유산으로서 가치가 있음을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2011년 9월 6일자 C2면 60년간 자연생태계 유지 … 멸종위기·보호종 많아 국제적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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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