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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다른 남매 키우기

연년생 남매를 키우는 정유선(왼쪽)씨는 “성별에 따라 특성이 확연히 다르다”며 “부모가 제대로 대처해야 효과적으로 키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연년생 남매를 키우는 정유선(39·서울 양천구)씨. 그는 초등학교 3학년인 막내 아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마음이 틀어지면 느닷없이 괴성을 지르고 공을 발로 뻥 차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이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김씨는 “큰딸은 타이르면 말을 들었는데, 아들은 대화가 통하지 않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최한민(47·인천시 부평구)씨는 요즘 중학생 딸과 날마다 전쟁이다. 진로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구해 주고 체험 활동을 권해도 우물쭈물 결단을 못 내리는 모습이 답답하기만 하다. 야단이라도 한 번 치면 스트레스를 받아 며칠씩 밥을 먹지 않기도 한다. “공부도 잘하고 대인관계도 좋은데 왜 저렇게 소심한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성별에 따른 보편적인 차이점 알아야

아들과 딸의 양육법이 달라야 한다는 말이 있다. 성별에 따른 보편적인 차이점을 알고 이를 양육법에 적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마음누리학습클리닉 정찬호 원장은 “남녀는 뇌 구조와 발달 속도에 차이가 있다”며 “부모가 남아와 여아의 성향을 파악해 적절히 대처해 주는 요령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미숙(37·서울 강남구)씨는 “아들을 대할 때 가장 힘든 건 의사소통이 안 돼서”라고 말했다. “아들은 아무리 설명해도 무엇 때문에 혼나는지 이해를 못 해요. 딸을 혼낼 때는 ‘너라면 어땠겠니’라고 돌려 설명해도 금방 알아듣고 반성을 했는데…”라며 의아해했다. 강양화(38·서울 양천구)씨는 “아들과 이야기하다가 오히려 내가 마음에 상처를 받을 때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딸은 ‘이런 말에는 엄마가 기분이 상할 것이다’는 걸 생각해 배려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반면 아들은 자신의 좋고 싫음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기 때문이다. 강씨는 “기껏 간식을 만들어 갖다 주면 ‘필요 없다’거나 ‘먹기 싫다’고 딱 잘라 거부할 때는 솔직히 속상하다”고 했다.

부모교육전문업체 큐이디 송지희 컨설턴트는 “남녀의 사고 방식 차이”를 원인으로 꼽았다. 송 컨설턴트는 “정서적이고 관계 중심의 사고를 하는 여자와 달리 남자들은 논리적이고 문제해결형 사고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자아이에게는 상황을 알려 주고 이해시키는 언어적인 회유가 가능하지만 남자아이에게는 단호하고 짧게 핵심을 짚어 주며 훈육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아들의 저돌적인 행동도 엄마를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상황을 따져 보고 판단한 뒤 실수 없이 움직이는 딸에 비해 아들은 일단 부딪히고 보는 식이다. 김씨는 “야단치고 뒤돌아서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아들을 보면 결국 매를 들게 된다”고 말했다.

마음누리학습클리닉 김현진 심리사는 “남아에게 신체활동은 곧 학습”이라고 했다. “말로 깨치기보다는 몸으로 직접 부딪혀 배우는 성향이 강해 어른의 눈에는 미숙한 행동을 반복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이때 회초리를 들면 아이들은 좌절감과 원망을 갖게 돼 좋지 않다”고 말했다.

자녀마다 특성 파악해 눈높이 맞추길

최씨는 “객관적으로 봐도 딸이 아들보다 성적도 뛰어나고 리더십도 있는 편인데 자신감이 없는 게 걱정”이라고 했다. 아들은 반장선거에 도전하고 실패해도 금방 잊어버리는데 딸은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으면 도전하지 않으려 해 답답하다는 말이다. 최씨는 딸의 잦은 짜증과 신경질도 그런 소심함에서 연유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 심리사는 “여자아이들은 감각이 예민하고 좌뇌와 우뇌의 연결성이 좋아 한 가지 상황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예상한 뒤 조심성 있게 행동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작은 실패도 두려워하는 이런 성향은 자칫 의존적인 태도로 이어질 수 있다. 김 심리사는 “아빠와의 놀이 경험을 통해 딸의 이런 성향을 보완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여러 가지 장난감을 사 주고 스스로 조작해 보게 하거나 한 가지 과제를 정해 놓고 아빠와 함께 수행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도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성공과 실패도 경험할 수 있다.

정 원장은 “아들과 딸의 양육법을 흑백논리로 구분해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건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들과 딸로 이분하기보다는 자녀마다 다른 특성과 성향을 갖고 있다고 표현하는 편이 맞다”고 덧붙였다. 송 컨설턴트는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 양육법을 참고해 아이의 개성을 존중하고 눈높이를 맞춰 주는 다양한 양육 태도가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글=박형수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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