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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지역 균형 ‘좌클릭’ … 박원순, 기업 중시 ‘우클릭’

‘나경원의 서울시’와 ‘박원순의 서울시’는 어떻게 다를까. 중앙일보는 한국정책학회(회장 김헌민 이화여대 교수)와 공동으로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의 후원을 받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정책공약을 검증했다. 공약 검증 작업은 한국정책학회 소속 40여 명의 교수가 추려낸 10개 분야의 핵심 이슈에 대한 두 후보의 답변을 토대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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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근로자 위한 ‘맞춤형 일자리’
박, 청년벤처 1만 개 육성 약속

경제 1순위 둘 다 ‘일자리’


한나라당 나경원·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경제·산업 분야의 최우선 과제로 ‘일자리 창출 및 창업 장려 정책’을 꼽았다. 그러나 후순위로 갈수록 두 후보 간 차이가 두드러졌다. 나 후보는 지역격차 해소, 전통시장 활성화를 일자리 창출 다음의 우선순위로 고른 반면 박 후보는 생활물가 안정화, 소상공인 중소기업 지원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나 후보가 2순위로 꼽은 지역 간 격차 해소를 박 후보는 하위 순위인 5순위에 뒀다. 박 후보가 2순위로 선택한 ‘공공요금 등 생활물가 안정화’를 나 후보는 6순위에 올려놓았다. 두 후보는 부동산 정책과 외국인 투자유치를 최하위에 뒀다. 미래 성장동력산업 육성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기울이진 않았다.

 정책학회는 "후보들이 우선순위를 높게 둔 정책을 살펴보면 나 후보는 진보적인 성향, 박 후보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로 상대 진영의 표를 흡수하려는 전략이 담겨 있는 듯하다.

 일자리 정책의 세부 전략이나 정책도구에 있어서는 두 후보가 뚜렷한 시각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나 후보는 청년·여성·장애인·노인 등 소외계층 그룹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중시하는 반면 박 후보는 창의성으로 무장한 청년 그룹의 일자리 만들기에 중점을 뒀다. 나 후보는 1조원 예산투자를 연차별로 투입하고 청년창업단지 10만 평을 만들어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박 후보는 창조형 청년벤처 1만 개를 육성하고 인재육성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역시 구체적인 설계는 내놓지 않았다. 나 후보는 맞춤형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는 근로자 중심의 정책을, 박 후보는 청년벤처를 강조하는 기업 중심의 정책을 제시했다.

강기헌 기자

나, 강남·강북 지역격차 해소
박, 치솟는 전셋값 해결에 역점

도시계획은 1순위 엇갈려


서울시 도시계획 분야에서 중요도를 순서대로 매겨달라고 한 결과 두 후보는 우선시하는 사업에서 꽤 차이를 드러냈다.

 박원순 후보는 전세난 극복을 도시계획의 제1순위 정책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한 재정은 서울시 경영혁신과 전시성 사업 중단 등을 통해 잔여 임기 3년간 3조원을 확보해 마련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보금자리주택 중 일부를 임대주택으로 전환하고 서울시 중대형 임대주택을 소형으로 조정해 2014년까지 추가로 2만 호의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정책학회는 “박 후보의 정책은 형평성과 시민의 수요 측면뿐 아니라 서울로의 진입을 촉진한다는 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나경원 후보는 지역격차 해소를 도시계획의 제1순위 정책으로 꼽았다. 여기엔 강남북의 지역격차뿐 아니라 자치구별 지역격차 해소도 포함된다. 이를 위해 생활지원센터와 생활인프라 개선 사업에 연간 1000억원 정도를 투입할 계획이다. 구체적 사업으론 도심 재건축 및 뉴타운 개발,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는 휴먼타운 추진 등을 제시했다. 학회 측은 “나 후보의 정책은 낙후지역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고 밝혔다. 도시계획사업 추진 시 우선적으로 고려할 사항에 대해 나 후보는 재정 부담 능력을 꼽았고 두 번째로 시민의 욕구를 골랐다. 반면 박 후보는 시민의 욕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재정 부담 능력은 그 다음에 생각하겠다고 답변했다.

  축소·폐지할 정책도 달랐다. 나 후보는 아파트 재건축 규제에 대한 조례를 완화하는 정도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박 후보는 한강르네상스 사업 전면 재검토, 뉴타운 사업 재검토,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폐기 검토 등 많은 부문을 축소·폐지하겠다고 했다.

김정하 기자

나, 무상급식 재정 효율성 꼭 고려
박, 중3까지 확대 계획 차질 없이

갈등관리 1순위 무상급식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무상급식’ 논란으로 발생한 갈등을 가장 먼저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갈등을 푸는 방안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다. 나 후보는 무상급식에 대한 견해가 자신과 다른 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 의회와의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해결방안을 강구하는 과정에서 서울시의 재정 효율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박 후보는 무상급식을 2014년까지 중학교 3학년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두 후보가 1순위 다음으로 꼽은 갈등관리 대상엔 차이가 난다. 나 후보는 한강변 공동성 회복 프로젝트, 서울 강남북 격차 해소, 주민 기피시설 갈등,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 갈등 등을 해결해야 할 문제의 우선순위에 올려놓았다. 박 후보는 서해 아라뱃길 사업, 양화대교 구조개선 공사, 한강 예술섬 사업, 다목적 대형 한강 유람선 사업 등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지목한 이 같은 사업들에 대해 나 후보는 갈등관리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제도적이고, 체계적인 갈등관리 방안과 관련해선 두 후보 모두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현장 중심의 시민참여 확대방안’을 해법으로 내놓고 있지만 독립적인 갈등관리 전담기구를 설치하는 등 갈등을 능동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뚜렷한 공약을 내놓지 못했다.

 정책학회는 "두 후보의 답변을 분석한 결과 누가 서울시장이 되든 오세훈 전 시장이 추진했던 사업들은 상당 부분 조정이 불가피할 걸로 보인다. 하지만 조정을 둘러싸고 또 다른 갈등이 야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신홍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나경원
(羅卿瑗)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現] 한나라당 최고위원
1963년
박원순
(朴元淳)
[現] 법무법인산하 고문변호사
195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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