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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탐욕, 우리도 자성할 부분 있다”

“금융권이 ‘탐욕’이란 소리를 듣는 건 안타깝지만, 자성할 부분이 있다.”

 한동우(63·사진)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40년간 금융인으로 살아왔다. 한창 금융권에 대한 날 선 공격이 이어지는 요즘, 심사가 편치 않을 듯했다. 그 역시 공격받는 1%에 속한다. 그러나 그는 항변보다 ‘금융의 반성’을 먼저 얘기했다. 18일 서울 태평로 본사 집무실에서 한 회장을 만났다.

 -전 세계로 퍼지는 ‘반(反)월가(Occupy·점령하라) 시위’를 어떻게 보나.

 “금융인들이 고객·사회와의 소통에 실패했다는 걸 느꼈다. 금융이 자기 이익만 챙기고, 사회에 해를 끼친다고 여기니까 이런 일이 생긴 거다. 우리 금융권도 ‘고객을 이롭게 해준다’고 인정 받지 못하면 미국처럼 안 된다는 보장이 없다.”

 -이미 국내서도 ‘금융 탐욕’ 비판 시위가 일고 있다.

 “안타깝다. 하지만 자성해야 한다. 단순히 고임금, 고배당 문제가 아니다. 우리(금융권)가 해온 게 과연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한 것이었나, 아니면 우리 자신만을 위한 것이었나를 돌아봐야 한다.”

 -이번 시위 구호가 ‘1%에 맞서는 99%’다. 공격 받는 ‘1%’로서 어떻게 느끼나.

 “그동안 금융이 지나치게 ‘금융산업’에 매몰됐다. 고객과 기업을 지원하는 본업보다는 파생상품 등 고도화된 ‘돈벌이 금융’에 매달렸다. 일반 고객과 멀어졌다. 그러다보니 ‘1%대 99%’로 쪼개졌다. 본업으로 돌아가는 게 답이다. 신한은 ‘따뜻한 금융’으로 방향을 정했다.”

 -지난달 신한은 ‘따뜻한 금융’이란 새 기업이념을 선언했다. 타이밍이 절묘하다.

 “회장이 되기 전부터 생각해온 거다. 기본 정신은 고객 먼저다. 거래 기업이 어려울 때 대출 회수해 망하게 해 놓고, 그 돈으로 사회에 기부하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나. 상품을 팔 때도 고객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과거 은행이 해외펀드, 변액보험 팔 때 정말 고객 입장에서 팔았느냐. 키코와 엔화대출, 정말 기업이 이해하고 가입했나. 반성해야 한다.”

 그는 ‘따뜻한 금융’에 얽힌 일화도 소개했다.

 “야인 시절(2009년), 라응찬 회장 집무실로 찾아갔다. 은행이 판 키코(KIKO)와 엔화대출, 펀드로 고객이 손실을 입는 걸 보고 이건 아니다 싶었다. 라 회장에게 ‘신한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했다. 라 회장은 ‘다른 은행도 다 그렇게 하고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말했다. ‘다른 은행이 다 할 때 신한은 하지 않았다면 차별화되지 않았겠느냐.’ 그러나 신한은 결국 그 기회를 놓쳤다.”

 그는 지난 2월 회장으로 내정된 뒤 이런 생각을 구체화했다.

 -리스크 관리 잘하고 수익 많이 내는 신한의 이미지와 거리가 있다.

 “기업은 생명체다. 조직도 시대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그동안은 신한의 자체 성장 기간이었다. 이제 신한도 나이를 먹었으니까 사회적 책임을 느껴야 한다.”

한 회장은 ‘따뜻한 금융’ 전도사라도 된 듯했다. “1, 2년 뒤엔 신한의 이미지가 달라졌다는 소리를 듣게 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최근 이슈인 카드 가맹점 수수료에 대해선 어떤 생각인가.

 “가맹점 수수료율은 원가분석에 기초해 정해야 한다. 원가보다 낮추는 건 양해를 구하고, 원가보다 높다면 조정해야 한다. 애초에 원가분석을 먼저 하고 수수료율을 정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게 문제다.”

 한 회장은 지난 3월 취임했다. 이른바 ‘신한 사태’로 조직이 크게 흔들린 직후였다. 취임한 지 7개월이 됐지만 조직 안팎으로 간간이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에게 썩 내키지 않을 만한 질문을 던졌다.

 -신한에 여전히 라 전 회장 그림자가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 말이 있던데, 내가 왜 라 회장 사람이냐. 라응찬 전 회장이 나를 (회장 후보로) 천거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분도 나를 안다. 내가 내 뜻대로 할 거라는 걸 알고 추천한 거다. 올해 말 임원 인사에서 이를 보여주겠다.”

 -서진원 신한은행장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걸 두고도 말이 많다. 다시 조직이 흔들리지 않겠나.

 “글로벌 금융회사라면 최고경영자가 1년3개월 만에 바뀌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서 행장이 지금 잘하고 있다. 경영은 나와 서 행장이 함께 호흡을 맞춰서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올해 신한이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릴 거라고 한다. 배당은 얼마나 할 건가.

 “가계대출, 중기대출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다. 내년이면 여기서 문제가 생길 거다. 뻔히 보인다. 올해 이익 낸 걸 내부 유보해서 내년을 대비해야 한다. 1% 논란을 의식하지 않더라도 올해 고배당은 어렵다. 배당은 지난해 수준이 될 거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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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