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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한 엄마는 저체중아 낳아 … 그 아이는 천식·아토피로 고통”

핀란드 오울루대학 애르벨린·사볼라이넨 교수, 한림대의료원 이혜란 의료원장(사진 왼쪽부터)이 환경이 만성질환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한림대의료원 제공]


천식·아토피 피부염·알레르기 비염·폐질환·심혈관질환…. 잘 낫지 않는 만성난치병이다. 이 같은 질병의 발생에는 유전과 환경 중 어떤 게 더 큰 영향을 끼칠까.

한림대의료원과 유럽의 명문 핀란드 오울루(Oulu)대학이 이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7일 한림대성심병원에서 ‘제2회 한림-오울루 국제학술 심포지엄’이 열렸다. 심포지엄의 일환으로 한림대의료원 이혜란(58·소아청소년과) 의료원장, 오울루대학 애르벨린(57·소아과)·사볼라이넨(61·내과) 교수 등 세 명의 전문가가 함께 자리했다.


-이혜란 의료원장: 세계적으로 만성질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에게도 중요한 건강 이슈다. 질병은 성인이 된 후 갑자기 나타나는 게 아니다. 이전부터 질병 위험에 노출됐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미 질병과 가족력·유전과의 연관성은 많이 논의됐다. 최근에는 환경이 질병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핀란드는 인구유입과 이동이 적고, 환경과 유전의 영향을 관찰하는 역학연구가 활발한 국가다.

 -애르벨린 교수: 태내·임신 환경이 만성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박사 논문에서는 어린이 야뇨증이 단순히 유전만의 문제가 아니라 태내건강, 출생 시 신경손상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생긴다고 밝혔다. 1980년대 ‘핀란드 북쪽 지역 출생 코호트 연구 프로그램(NFBC)’에 참여하면서 관련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NFBC는 여성과 이들이 출생한 아이 약 2만 명을 관찰한 대규모 연구다.

 -이혜란: 한국에서는 소아 알레르기환자가 점차 늘고 있다. 한 가지 예로 쌕쌕거리는 소리를 내는 천명 유병률이 지난 10년간 약 3배 늘었다. 도시화, 모유 수유율 감소, 오염된 공기 등이 맞물려 부추긴 것으로 분석한다. 다양한 미생물에 노출되며 2~3세 전에 만들어져야 할 면역력이 환경이 너무 깨끗해져 약해진 것도 이유다.

 -애르벨린: NFBC 연구는 태내·출생초·성장·환경이 향후 아이에게 발생할 천식·알레르기 질환·폐건강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NFBC 분석 결과 출생 후 1년간 천명을 경험한 아이는 10.6%, 천식진단을 받은 아이는 6.0%였다. 이 같은 발병률은 엄마의 과체중과 관련 있었다. 비만인 엄마는 저체중아를 출산했고, 아이는 폐기능이 떨어져 청소년기에 천명 발생 위험이 컸다. 천명이 있는 아이는 천식·아토피 피부염·결막염의 발병률도 증가했다. 엄마의 비만이 자녀의 질병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비만한 엄마의 제왕절개 시술률이 높은 게 원인으로 생각된다. 자연분만 시 태아는 산도(産道·태아가 출산될 때 지나는 길)를 통해 미생물에 노출되면서 자연스럽게 면역력이 형성된다. 그러나 제왕절개는 이 과정이 생략된다. 또 NFBC 분석 결과 농장생활을 하는 가족에서 태어난 아이는 천식과 알레르기 질환 발병률이 낮았다.

 -사볼라이넨: 환경은 사망률을 높이는 심혈관질환에도 영향을 준다. 1960년께 핀란드의 관상동맥질환 발생률은 굉장히 높았다. 서구 7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최고치였다. 그런데 70년대 접어들면서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최대 80% 감소했다. 세계 최고 감소율일 것이다. 국가적으로 콜레스테롤·흡연율·혈압을 떨어뜨린 게 결정적이었다. 핀란드의 병원과 의료진의 수준이 높아졌고, 대국민 건강교육이 강화됐다. 결국 관상동맥질환 발병에 영향을 주는 원인은 환경적인 변화에서 온 셈이다.

 -애르벨린: 핀란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알레르기 질환 유병률이 낮다. 핀란드에는 대도시가 적고 농촌이 많기 때문이다. 또 핀란드 가정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가축의 미생물은 면역력을 높인다.

 -이혜란: 환경을 바꾸기 힘들 때는 예방교육으로 만성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한국은 2005년 이후 세계적 추세와 비슷하게 천명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다. 대한소아알레르기학회·천식예방본부 등 관련 단체에서 진행하는 대국민 알레르기 교육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사볼라이넨: 심혈관질환도 다른 만성질환처럼 태내 환경과 유전적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유전적 차이가 큰 핀란드 동부와 서부의 심혈관질환 유병률을 비교한 결과 질병 발병 양상과 사망률에 확연한 차이가 났다.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태내 환경연구가 더 심도 있게 이뤄져야 한다.

정리=황운하 기자

한림대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소연 교수
모유수유 안하고 환경 너무 깨끗하면 아토피 더 걸려


이소연 교수
한림대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알레르기 비염·천식·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질환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도시화된 생활, 지나치게 깨끗한 환경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위생가설’이 주목 받고 있다.

 우리 몸은 태내에서부터 출생 첫 수년간 미생물과 감염에 노출되면서 면역체계가 완성된다. 과거에는 형제가 많고, 어릴 때부터 흙이나 동물과 접촉하며 자연스럽게 감염 물질에 노출됐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대도시와 소도시, 농촌에서 자란 아이들의 알레르기질환 유병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다양한 미생물에 노출된 농촌 아이들이 도시 아이들보다 알레르기질환 유병률이 낮았다.

 생활환경적 측면에서는 모유수유를 한 경우와 형제자매가 많을수록 알레르기질환 유병률이 낮았다. 돌 전에 항생제를 처방받은 아이는 알레르기질환에 잘 걸렸다.

 그럼 알레르기질환이 있으면 모두 농촌으로 내려가야 할까. 갑자기 동물을 키우고 항생제를 끊어야 할까. 그렇지 않다. 도시에서 생활하더라도 아이를 많이 낳고, 모유수유를 하고, 돌 전에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항생제를 사용하면 알레르기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임신부도 균형 잡힌 식단·적절한 운동·햇빛 쬐기·자연분만을 위해 노력하면 면역력이 강한 건강한 아이와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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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