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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감기에도 항생제? 부작용 적은 천연약 드세요

식물·동물·미생물 등의 천연물을 재료로 만든 천연의약품은 몸에 부담이 적고 내성 같은 부작용이 적다.
독일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이지해(여·25)씨. 감기로 독일 현지 병원을 찾았다가 놀라운 경험을 했다. 의사의 처방 때문이었다. 한국에서처럼 주사와 알약 3~4알 정도 처방받을 거라 기대했지만 의사는 열이 나면 얼음찜질을 하고 집에 가서 오렌지 주스나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신선한 공기를 쐬라는 자연 처방을 내렸다. 유씨가 건네 받은 약은 알약 1개였다. 그마저도 항생제가 아닌 천연의약품이었다. 고려대병원 통합의학센터 이성재 교수는 “한국인은 보통 감기로 열이 나고 두통이 생기면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과도한 항생제 복용은 내성이나 부작용이 따를 수 있으므로 유럽에선 바이러스 개체수를 줄이거나 염증을 조절해 주는 천연의약품을 먹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OECD 국가 중 항생제 내성률 1위

최씨처럼 가벼운 감기 증상에도 항생제 처방을 기대하는 환자가 많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항생제 복용 1위 국가다. 감기는 대표적인 바이러스 질환으로 2차 세균 감염이 없는 한 항생제 처방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국내 항생제 처방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것은 항생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안전평가원이 2010년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항생제 내성에 대한 인식도를 조사했다. ‘항생제 복용이 감기 치료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성인남녀 1000명 중 51.1%가 ‘그렇다’고 답해 항생제에 대한 맹신을 보여줬다. 감기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절반 정도가 여전히 항생제를 복용하고 있고, 특히 동네 의원의 경우 항생제 처방률은 대학병원(32.8%)에 비해 49.7%로 높다.

유럽에선 관절염·심혈관계 질환에도 사용

항생제 오·남용으로 내성과 부작용 문제가 증가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천연의약품이다. 식물·동물·미생물 등의 천연물을 재료로 사용한다. 팜스터디 정재훈 대표(약사)는 "천연의약품은 항생제와 달리 장기간 복용이 가능할 정도로 우리 몸에 부담이 적고 내성 같은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말했다. 실제 독일과 유럽 국가에서는 천연의약품 소비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국제보건기구에 따르면 현재 세계 천연의약품 시장 규모는 2200억 달러에 이른다. 그중 유럽 시장이 34.5%를 차지한다. 적용 범위도 다양하다. 이성재 교수는 “유럽에서는 감기 같은 가벼운 질환에 천연의약품을 처방하는 의사가 많다”고 말했다. 감기뿐 아니라 호흡기질환·관절염·류머티스나 심혈관계 질환 같은 심각한 질환에도 사용된다. 독일에서는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축농증 같은 상기도 호흡기 질환에 시누푸렛이라는 천연의약품을 가장 많이 처방한다.

백혈구 수 증가시켜 면역력 높이는 효과

유럽인이 감기에 걸렸거나 일상생활에서 일반 영양제처럼 복용하는 천연의약품이 있다. 바로 에키나시아라는 식물을 이용해 만든 의약품이다. 에키나시아는 북미 인디언들이 감기 같은 감염성 질환이나 상처 치료에 사용해 온 국화과 식물이다.

이 식물의 뿌리와 잎사귀·꽃잎에서 유효 성분을 추출해 만든 천연의약품은 백혈구 수를 증가시키고, 세포를 활성화해 체온을 높이는 등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감기 치료제로도 사용된다. 정재훈 대표는 “에키나시아를 추출한 제품 중 에키나포스(한화제약)는 감기 증상과 증상 지속 기간을 10~30% 감소시키는 등 감기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천연의약품은 내성에도 강하다. 독일 기센대학교 미생물학과 플레슈카 박사(바이러스 학자)에 따르면 에키나포스가 다양한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미플루는 반복 투여할 경우 약물 내성으로 바이러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지만 에키나포스는 반복 투여해도 바이러스 증식 억제 능력이 계속 보존된다. 바이러스의 표면단백을 변형시켜 바이러스의 세포 부착을 저해하는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에키나포스는 천연성분이지만 전통적 약물과 달리 과학적 근거를 갖추고 있다. 바이러스 증식 억제, 염증 매개자 조절이라는 약리 기전을 임상을 통해 충분히 입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천연의약품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제조 과정이 중요하다. 성분의 신선도를 유지하려면 건조 상태에서 분말 형태나 중탕을 하는 것보다 수확하자마자 신선한 상태에서 바로 분쇄·가공에 들어가 제조하는 천연의약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장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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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