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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오준호씨의 마지막 선택, 위 밴드 수술로 10개월 만에 41㎏ 감량

위 밴드 수술 후 10개월만에 41㎏을 감량한 오준호씨(왼쪽)가 위밴드술 모형을 보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작은 사진은 오씨의 수술 전후 변화 모습.


음반 프로듀싱을 하는 오준호(서울 영등포구·38)씨는 얼마 전부터 거울 보는 게 즐겁다. 날씬해진 몸 때문이다. 오씨는 지난 12월 ‘위 밴드’ 수술을 받았다. 위의 윗부분을 살짝 묶어 음식이 조금만 들어와도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시술이다. 10개월 만에 41㎏(160㎏->119㎏)이 빠졌다. 오씨의 수술 집도를 맡은 서울슬림외과 박윤찬 원장은 “주로 식도와 위가 맞닿은 부분(그림·빨간색 부분)의 세포벽이 자극되면 포만감을 느낀다. 위를 중간에 살짝 묶으면 이 부분에 음식물이 빨리 차 종이컵 반 분량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고 말했다. 오씨는 “건강도, 자신감도 되찾아 완전히 새사람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소아비만에 20대엔 당뇨 합병증도

위 밴드술=위의 윗부분을 의료용 밴드로 살짝 묶어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도록 하는 시술. BMI 35이상, 또는 BMI 30 이더라도 당뇨병·고혈압·생리불순 등의 합병증이 있는 사람이 대상. 위밴드는 평생 장착 가능하며, 체중조절 정도에 따라 위밴드를 조이거나 느슨하게 할 수 있음
(위 절제술=위를 상당부분 절제해 꿰메는 수술. 위의 크기를 줄여 음식물 섭취를 줄임. 식습관이 올바르지 않으면 위가 조금씩 늘어나 체중이 다시 증가할 수 있음)
오씨는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아프다. 기억이 있을 때부터 비만아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도 몸무게가 60㎏이었다. ‘먹보’’돼지’’저팔계’ 등 수많은 별명이 그를 따라다녔다. 혼자서 많이 고민하고, 많이 울었다.

물론 다이어트 노력도 했다. 헬스·원푸드다이어트·무조건 굶기 등 안 해본 다이어트가 없다. 하지만 식탐은 멈출 수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피자·햄버거에 길든 입맛을 바꾸기는 죽기보다 힘들었다. 겨우 몇 끼 굶어 1㎏~2㎏을 감량하면 그 다음날 폭식을 해 2~3㎏을 찌웠다.

그러면서 다이어트를 완전히 포기했다. 주위에서 의지력이 없다고 할 때마다 더욱 안으로 파고들었고,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이 사라졌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20대 중반부터 당뇨병과 고혈압이 시작됐다. 비만세포가 많아진 탓이다. 당뇨병 합병증으로 발에 감각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났다. 심하게 찔려도 모르고 넘어간 적도 많았다. 당뇨병약 복용량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 보통 할머니·할아버지가 복용하는 15~20단위보다 4배 이상 많은 하루 80단위를 복용해야 했다. 혈압도 높아져 아침·저녁으로 혈압약을 복용했다. 더 이상 살을 빼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한 상태였다.

음식 먹는 양을 물리적으로 줄여줘

그런 그에게 기회가 왔다. 한국에 위밴드 수술이 도입된 것. 살이 너무 쪄 운동할 엄두도 못 내고 향정신성 다이어트약 판매는 중단된 최악의 상황이었다. 지방이 너무 많아 흡입 수술도 의미가 없었다.

그러던 중 인터넷 당뇨 카페에서 위밴드 수술에 대한 내용을 접했다. 음식 먹는 양을 물리적으로 줄여 살을 조금씩 빼 준다는 것. 위 밴드는 평생 달 수 있으며, 수시로 조절할 수 있어 ‘요요’의 우려도 없었다. 그렇게 여러 병원을 수소문한 끝에 박 원장을 만났다. 박 원장은 위 밴드 수술 1세대 의사로, 배꼽으로 위밴드줄을 연결하는 등 많은 노하우를 축적했다.

전신 마취를 하고 약 1시간이 흘렀을까. 수술이 끝나고 깼는데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그는 2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고 집으로 갔다. 여느 때와 달리 배가 고프지 않았다. 평소 먹던 밥과 반찬을 각각 종이컵 2분의 1 분량으로 준비하고 꼭꼭 씹어 먹었다. 위의 용량이 줄어 음식물이 조금만 들어가도 포만감이 밀려왔다. 기름진 음식도 별로 당기지 않았다. 그렇게 한 달 만에 10㎏이 빠지더니 당뇨약과 혈압약 복용량이 4분의 1로 줄었다. 10개월이 지난 지금 41㎏ 감량에 혈압과 혈당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오씨는 “20년 동안 먹던 당뇨약·혈압약·우울증약을 한번에 끊고 꿈에 그리던 멋진 옷도 입게 된 게 정말 ‘꿈만 같다’”고 말했다. 오씨는 올 연말까지 체중을 두 자릿수로 줄여 기념 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무리한 시술은 오히려 부작용

현재 오씨 같은 고도비만 환자는 국내 250여 만 명으로 추산된다. 대한비만학회·가정의학회·영양사학회 등에서는 BMI 35 이상인 고도비만, 또는 30~35(비만)이더라도 당뇨병·고혈압·생리불순 등 합병증이 있으면 위 밴드술을 치료법으로 명기하고 있다.

위 밴드술은 1970년대 유럽에서 처음 시작됐다. 한국 식약청은 30여년 이상 유럽과 미국 환자에게 부작용과 합병증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2004년에야 위 밴드 시술을 허가했다.

박 원장은 “비만은 더 이상 외모의 문제가 아니다.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을 일으켜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엄연한 질병”이라며 “운동과 음식요법으로도 체중을 줄이지 못하고, 비만으로 합병증을 가진 사람은 병이 커지기 전에 적극적인 시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등에서는 국민 건강을 위한 치료법으로 인정해 암 수술과 같이 건강보험도 적용한다.

하지만 위 밴드술에도 주의가 따른다. 박 원장은 “최근 위 밴드 수술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살을 빼기 위해 위를 무리하게 묶거나 구멍을 내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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