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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동안 스마트폰 쓰던 20대女, 목뼈가

목 건강에 적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지하철 승객 대부분이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에 열중해 있는 장면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목 건강에 적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지하철 승객 대부분이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에 열중해 있는 장면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사내 방송국 아나운서인 서유리(28·서울 행당동)씨. 최근 어깨가 너무 아파 집 근처 마사지숍 이용권 10회 분을 구입했다. 8개월 전 처음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만 해도 업무에 필요한 메일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스마트폰에서 ‘스머프 마을’을 직접 꾸미는 게임을 하면서 서씨의 목뼈(경추)에 빨간 등이 켜졌다. 통증이 심해졌을 뿐 아니라 눈이 침침하고, 만성피로와 두통이 찾아왔다. 서씨는 “회식 때 스머프 마을에서 빵을 굽기 위해 스마트폰을 켠 적도 있다”며 “통증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목통증 환자 3년새 28%↑ … 목디스크 16%↑

‘목’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목통증(경추통)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8년보다 28%나 증가했다. 환자 수로 보면 매년 10만여 명 증가하고 있다. 목디스크 환자도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해엔 84만여 명이 진료를 받았다. 2008년에 비해 16%나 늘어났다. 충격으로 목뼈가 삐뚤어지는 경추염좌도 8%나 증가했다.<그래프 참조> 2009년 처음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한 이후 증가 속도는 더 빨라졌다. 문제는 목 질환의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태블릿PC의 보급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텍스트 넥(Text Neck) 신드롬’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면서 장시간 목을 숙여 생기는 목 변형이 책을 읽을 때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상훈 교수는 “지하철 승객 대부분 고개를 숙이고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지금까진 목뼈 질환이 사무직이나 전문직에 많았지만 앞으로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세는 목뼈의 변형에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한다. 미국척추외과학회에서 발행하는 치료 가이드북『The Cervical Spine』에 따르면 환자의 입안을 보기 위해 고개를 숙여야 하는 치과의사 중 75%에서 목뼈 변형이 관찰됐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더 쉽게 목 변형 온다”

스마트기기가 아이들 목 건강도 위협하고 있다. 서진(3·여·서울 도봉구)이 엄마는 10개월 된 남동생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다. 이 때문에 서진이가 칭얼대면 휴대전화를 손에 쥐여준다. 서진이는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오는 동영상이 시작되면 고개를 숙인 채 1시간 동안 옴짝달싹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목뼈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이 책밖에 없었지만 컴퓨터와 스마트 기기가 널리 퍼지면서 목뼈를 위협하는 요인이 너무 많아진 것이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형외과 유원준 교수는 “어린이가 한 자세로 오랜 시간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면 목이 쉽게 피로해지고 목 주위 근육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어린이는 신체에서 차지하는 머리 무게의 비율이 성인과 다르다. 몸무게가 70㎏인 성인 남성의 평균 머리 무게는 5㎏ 정도. 이에 반해 몸무게가 30kg 되는 아이의 머리 무게는 평균 4㎏으로 성인과 차이가 거의 없다. 당연히 머리를 지탱하는 목뼈에 무리가 많이 갈 수밖에 없다. 유 교수는 "어린이는 성인보다 목 뒤 인대가 훨씬 부드러워 목 변형이 쉽게 온다"며 “스마트 기기는 잠깐 달랠 목적 이외에는 10분 이상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텍스트 넥은 의학적 용어는 아니다. 목디스크를 일으키는 위험 요인에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같은 항목도 없다. 전문가들은 이런 점 때문에 목뼈 건강이 소홀히 다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상훈 교수는 “특히 선천적으로 목의 근육과 인대가 약한 사람, 또 목을 숙이는 작업을 하는 사람에겐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거나 올바른 사용법을 알려주는 계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텍스트넥(Text Neck)=스마트폰, 태블릿PC를 장시간 이용하면서 목 통증이나 머리 어깨 주변으로 연관 통증이 생기는 상태를 말하는 신조어.

글·사진=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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