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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시위대, 은행에 돌 던지고 차량 방화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금융사들의 탐욕을 규탄하는 시위에 참가한 한 남성이 불타는 자동차 옆으로 뛰어가며 진압 경찰을 향해 소화기를 던지고 있다. 이날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가 예정됐던 로마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건물의 창문을 깨고 차량을 불태우는 등 과격 시위를 벌였다. [로마 AP=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시작된 ‘월가 점령(Occupy Wall Street)’ 시위가 전 세계로 확산됐다. A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15일(현지시간) 시위 주최 측을 인용해 “이날 전 세계 82개국, 1500여 개 도시에서 유사한 시위가 벌어졌다”며 “시위가 발생한 곳은 뉴욕·워싱턴·런던·브뤼셀·로마·베를린·도쿄·서울·시드니 등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이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들은 금융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빈부 격차 해소와 분배의 불평등을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시위의 진앙지인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는 이날 오후 5시30분쯤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시위대가 시간이 갈수록 불어 오후 7시 무렵엔 발 디딜 틈 없이 광장을 메웠다. 주최 측은 5만 명이 운집했다고 추산했다. 이들은 “타임스스퀘어 광장을 점령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타임스스퀘어를 바리케이드로 둘러싸고 시위대가 도로로 몰려나오는 것을 막았다. 저녁 한때 기마경찰을 앞세운 경찰이 시위대를 밀어붙이며 몸싸움이 벌어졌으나 큰 충돌로 번지지는 않았다. 타임스스퀘어에서 집회를 벌인 시위대는 다시 워싱턴광장으로 장소를 옮겨 밤샘 농성을 벌였다. 워싱턴광장은 1960~70년대 베트남전 반대 시위가 벌어졌던 곳이다. 주최 측은 이날 하루 맨해튼에서만 8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밝혔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가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월가 점령 시위’에 참가, 시위대를 향해 연설하고 있다. [런던 로이터=뉴시스]
 영국 런던에서는 5000여 명의 시위대가 ‘런던 증권거래소(LSX)를 점령하라’는 시위에 참여했다. 소셜네트워크인 페이스북을 통한 온라인 시위에도 1만5000명 이상이 참가했다. 폭로 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도 이날 런던 시위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영국의 은행들이 합법적이지 못한 자금을 거래함으로써 이익을 얻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차량에 불을 지르고 은행과 상가에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뜨리는 등 과격 시위가 벌어졌다. 이 때문에 경찰과 충돌이 빚어져 70여 명이 부상했고 주요 관광 명소와 일부 지하철 역이 문을 닫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전국에서 몰려든 시위대 규모가 10만~20만 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도 수천 명이 시위를 벌였다. 이와 관련, 유럽중앙은행(ECB)의 차기 총재로 내정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중앙은행장은 “청년들은 분노할 권리가 있다”며 “하지만 시위의 초점이 다른 문제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일본 도쿄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15일 낮 12시쯤 시작된 도쿄 시위는 신주쿠(新宿)역 주변, 롯폰기(六本木) 일대, 정부기관 건물과 가까운 히비야(日比谷)공원 등 3개 지역에서 모두 500명 정도가 참가했다. ‘부자에게 과세하라’ 등 다양한 주장을 담은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뉴욕·워싱턴·도쿄= 정경민·박승희·서승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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