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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순직 전경 부친 빈소서 보고 놀란 까닭

12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 내 충의선양탑 앞에서 열린 ‘고 조민수 명예순경 흉상 제막식’에서 어머니 승남희(49)씨가 아들의 흉상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몸 조심하라’고 할 걸 ‘네 마음 속에 크게 남을 좋은 일 하고 오라’고 했어요. 내가 아들을 죽였다는 자책도 했습니다.”

 지난 7월 27일 호우 때 경기도 동두천에서 급류에 고립된 시민을 구하려다 순직한 고(故) 조민수 수경(군의 병장에 해당하는 전경 계급)의 아버지 조공환(48)씨는 “민수가 내 가슴 속에 살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1살 창창한 나이에 간 민수를 보며 사람들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찰관의 꿈을 키워 왔던 아들의 동상이 세워진 것은 지난 12일이었다. 경찰이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에서 ‘조민수 명예순경 흉상 제막식’을 연 것이다.

 조씨가 아들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7월 초 조 명예순경이 부산 한진중공업 사태에 투입됐다 특별외박을 나왔을 때다. 조씨는 아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분대장 됐다고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행동하지 말고 네 임무에 충실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씨는 아들에게 무모하리만큼 의협심을 심어준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민수가 급류에 휩쓸리기 10분 전쯤 전화가 왔었어요. 바빠서 받지 못했는데 그 녀석이 뭔가 예감을 했나 봐요. ‘조심해라’ 한마디라도 해줄걸, 참 가슴이 아파요.”

조민수 명예순경의 아버지 조공환씨가 12일 제막식에서 아들의 흉상을 끌어안고 있다. [뉴시스]
 조씨는 그러나 후회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들이 정의롭게 맡은 바 임무를 다 하다 순직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들은 빈소에서 조씨를 보고 놀랐다고 했다. 유족은 대개 ‘내 아들 살려내라’고 하는 게 보통인데 조씨는 ‘지휘관들을 처벌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조씨는 “아버지라는 사람이 울면서 남 원망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민수가 명예로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민수가 하늘나라에서 누구 처벌받는 걸 좋아하겠어요? 민수는 올바른 일을 한 거고 지휘관들도 그들 위치에서 최선을 다 했을 것이라 믿어요.”

 조씨는 아들의 죽음이 자신의 삶을 바꿔 놓았다고 말했다. “민수 일이 아니었다면 애들 학비 대고 노후준비 하느라 돈 벌 생각만 했겠죠. 하지만 이제 국가와 사회를 위해 민수 몫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씨는 국가유공자 부모들과 모임을 하는 한편 사회공헌 단체를 만들려고 준비 중이다.

 조씨가 말했다. “ 요즘 사람들은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남의 입장에서 배려하려고 하지 않잖아요. 민수가 못다 산 삶을 살아주는 마음으로 희생하고 봉사하며 살자고 다짐합니다.”  

이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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