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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중남미의 사다리 걷어차지 않은 한국

루이스 알베르토 모레노
미주개발은행(IDB) 총재
중남미 사람들에게 한국은 열정의 국가다. 한국은 지난 반세기 전쟁으로 폐허가 되고, 자국 일에만 관심을 쏟던 개발도상국에서 역동적이며 혁신적인 경제 대국이 됐다. 이런 놀라운 경험은 국민의 노고와 현명한 정책 결정이 올바르게 결합하면 한 사회의 후생이 엄청나게 발전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한국은 ‘아시아 세기’의 진정한 상징이다.

 1960년대 한국이 경제를 개방하고 수출 주도의 경제성장을 할 때, 중남미 26개국 대부분은 폐쇄경제를 유지했다. 80년대 중반, 한국의 개혁이 결실을 맺을 때 대부분 중남미 지역은 초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과도한 부채, 빈곤 등에 빠져 있었다. 우리는 그 시대를 ‘상실의 10년’이라 부른다.

 나는 지금 ‘중남미 시대(Decade of 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가 열리고 있다고 믿는다. 지난 7년처럼 중남미 지역이 계속 연간 4.7%로 성장한다면 203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이 두 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과 유럽의 재정위기로 세계 경제가 어려운 지금, 한국과 중남미는 세계에서 가장 전망이 밝은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양 지역의 늘어나는 중산층으로 인해 천연자원과 제조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아주 많은 기회가 열려 있다. 에너지 안보는 중남미 지역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와 수송 연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에너지 수요 증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중남미 지역은 2030년까지 연간 550억 달러를 투자해야 한다고 유엔은 예측한다. 이는 현대중공업과 같이 수력 및 풍력발전소의 터빈 사업에서 이미 입지를 굳힌 기업들에 또 다른 기회를 의미한다.

 에너지 효율 관련 기술도 성장 분야다. 중남미는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가전제품, 즉 냉장고와 세탁기·에어컨 등을 한국에서 주로 수입한다. 중남미 국가들의 평균 1인당 국민소득이 현재 속도로 증가하면, 2030년 중남미 중산층은 5억 명에 달할 것이다. 올해 한국 자동차 생산업체들의 대중남미 수출은 40만 대 이상으로 지난해 대비 약 20% 성장했다. 많은 한국 기업은 멕시코의 TV에서부터 중남미 및 아이티의 의류에 이르기까지 이미 이러한 움직임에 합류하고 있다.

 2005년 미주개발은행(IDB)에 가입한 이후, 한국은 재원 기여뿐만 아니라 중남미 국가들이 천연자원과 인적자원을 활용해 경제 발전을 꾀할 수 있도록 많은 고부가 가치의 기술 및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IDB가 주관하는 4개의 한국 펀드로부터 2억 달러가량의 후원을 얻어 빈곤 퇴치, 혁신, 과학 및 기술 양성, 모바일뱅킹 및 전자정부 시행,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후원 등을 목표로 하는 지역 전반의 개발 사업을 선정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놀라울 정도로 번창하고 있는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대규모 개발 원조를 중남미 지역에 지원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특히 성공적인 경제 발전 경험에서 배운 교훈을 우리와 공유하고자 하는 한국의 태도를 감사하게 생각한다.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2003년 『사다리 걷어차기』에서 경제 성장을 이룬 국가들은 정상에 도달했을 때, 종종 사다리를 걷어차 개발도상국들이 쫓아가기 힘들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 책이 주장하는 진실과 거리가 멀다.

루이스 알베르토 모레노 미주개발은행(IDB)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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