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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아들 개발이익 볼 수 있는 계약”

‘매매 관행을 벗어난 이상한 거래’.

 이명박 대통령의 사저가 될 서울 내곡동 토지 매매 과정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와 청와대 경호처가 필지를 나눠 공동으로 사들이고, 지목 변경 특약사항을 거는 등 여러 단계의 복잡한 계약 과정을 치렀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나중에 시형씨가 개발이익을 볼 수도 있는 계약을 한 걸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필지를 나눈 건 시형씨 권리 확보용?=거래된 땅은 한정식집으로 쓰이던 내곡동 20-17번지와 인근의 농지, 자투리 땅 등 모두 9개 필지다. 이 중 3개 필지는 시형씨와 대통령실 경호처가 공유하는 형식으로 사들였고 나머지 6개 필지는 경호처가 단독으로 매입했다. 문제는 개인과 법인이 함께 사들인 3필지다. 시형씨는 20-17(대지+건물) 528㎡ 중 330㎡, 20-30(대지) 62㎡ 중 36㎡, 20-36(밭) 259㎡ 중 97㎡ 등 일부만 사들이고 나머지 지분은 경호처가 매입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원주택 전문가는 “사저와 경호시설 건축이 끝나 땅이 정리된 뒤 개인과 국가의 몫을 나눌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함께 사들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별 토지마다 지분을 확보하지 않으면 나중에 정리된 땅의 지분을 두고 분쟁이 생길 수 있다”며 “필지마다 가격이 다른 땅을 묶어 거래할 때 흔히 사용되는 방법을 따랐다”고 했다. 사저 개발이 끝난 뒤 추정되는 이익과 관련해 개인인 시형씨의 몫을 확보하기 위해 이런 방법을 썼다는 것이다.

 ◆시형씨는 지분을 싸게 사들였나=가장 큰 의혹은 이 문제에 쏠려 있다. 시형씨가 세 필지의 땅 지분 463㎡를 사들이는 데 들인 돈은 11억2000만원. 청와대 측은 이 땅의 공시지가(8억1897만원)보다 1.3배 정도를 주고 샀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한정식집으로 사용되던 건물의 가치를 고려하고, 인근의 시세를 따져보면 실제보다 5억원 이상 싸게 사들였다고 주장한다. 반면 경호처는 대부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인 인근 토지를 사들이면서 공시지가보다 4배쯤 비싸게 쳐줬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땅 주인이 원하는 가격을 맞추다 보니 개인보다 국가가 더 비싼 대가를 치렀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대부분 그린벨트로 묶인 토지들은 개인이 개발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대통령이 퇴임 후 거처할 사저의 경호시설처럼 ‘공익’ 목적이어야만 밭을 대지로 바꾸는 등의 행위가 가능하다. 공공기관만 할 수 있는 일이다.

 한 토지거래 전문가는 “땅을 개발하면 가치가 현재의 공시지가보다 훨씬 커지므로 국가가 턱없이 비싸게 산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문제는 땅의 가치를 국가가 높여줬는데 그 혜택을 개인도 함께 누리게 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대지로 지목 변경은 특혜?=내곡동 20-17, 20-30 두 토지의 지목을 밭에서 대지로 바꾼 과정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땅 주인 유모씨는 계약일을 전후해 대지로 지목을 바꿨다. 이를 위해 기존 건물의 지하를 증축하고, 근린생활시설로 돼 있던 건물 일부분의 용도를 주택으로 바꾸는 등 행정절차를 빠른 속도로 거쳤다. 계약서에는 땅의 지목 변경을 매도인이 책임지도록 특약사항이 명시돼 있다.

 한 전원주택 전문가는 “땅의 가치를 높이는 지목 변경 등은 대개 매수인이 나서 처리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이 과정을 매도인이 한 것으로 계약서를 작성한 것이 특이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행정절차는 정부가 주도했지만, 자칫 특혜 소지가 있는 지목 변경은 원래 땅 주인이 이미 한 것으로 처리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철재·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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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