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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노트] 줄줄 새는 비, 누구 위한 ‘영화의 전당’인가

기선민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관객 수 19만6177명. 지난해보다 1만명 넘게 늘었다. 역대 최다관객(19만8818명)을 기록했던 2008년에 육박한다. 좌석점유율은 83%. 역시 지난해(78%)보다 증가했다. 14일 폐막한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얘기다. 외형상으로는 여전히 국내 최고, 아시아 최고 영화제라는 명성에 걸맞는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심각한 문제점도 드러냈다.

 가장 두드러진 건 부산영화제에 ‘전용관 시대’를 가져온 영화의 전당이다. 영화의 전당은 웅장한 규모와 시설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보다 훌륭하다”(심사위원 질리언 암스트롱 감독)는 등 해외 게스트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관객 수가 는 것도 ‘영화의 전당 효과’가 상당했음을 부인하긴 어렵다. 그러나 폐막일 건물 일부에서 빗물이 새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면서 영화의 전당 효과는 무색해졌다. 야외상영장 지붕에서도 빗물이 뚝뚝 떨어져 일부 객석엔 우비가 지급되기도 했다. 큰 피해는 없었지만 ‘부실공사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기엔 충분했다.

 문제는 이런 망신이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는 점이다. 영화제 내부에선 올초부터 ‘9월 개관, 10월 영화제 개최는 아무리 봐도 무리’라는 의견이 흘러나왔다. 부산시 건설본부가 발주하고 한진중공업 건설부문이 시공한 영화의 전당은 2008년 말 착공됐다. 개관까지 만 3년 남짓 걸리는 초스피드 건립이었다. 설계를 맡은 오스트리아 건축사무소 쿱 힘멜브라우에서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그 결과 마무리 공사가 덜 된 일부는 안전상의 이유로 출입이 제한됐다. 관객에게 가장 요긴한 시설인 식당과 카페가 대표적이었다. 이뿐 아니다. 영화의 전당 운영을 맡은 재단법인 영화의 전당과 영화제 집행위원회도 불협화음을 냈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폐막 기자회견에서 재단과 시공사를 비난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재단에 대해선 “영화제 운영에서 사사건건 비협조적이어서 너무 힘들었다”, 시공사에 대해선 “공사 진척상황에 대해 계속 말을 바꿔 부산시로 하여금 무리하게 개관을 하도록 했다”는 주장이었다.

 재단 측은 이에 대해 “아직 사용승인(준공검사)이 나지 않아 정식으로 운영권을 넘겨받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영화제와 ‘운명공동체’라고 여기고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억울해한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건 당사자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그러나 이 모든 잡음이 개관을 지나치게 서두른 데서 비롯됐다는 건 짚고 넘어가야 한다. 재단 측조차 “개막식 며칠 전까지도 솔직히 ‘이런 상태에서 개막식을 치를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다”고 말한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조율했으면 과히 모양새 좋아보이지 않는 ‘집안싸움’이나, 미흡한 마감공사 문제도 불거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대체 누가, 왜 그렇게 서두른 걸까. 정작 관객은 ‘전용관 시대’가 내년에 열렸어도 아무 불만 없었을텐데.

기선민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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