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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한·미 FTA 국익” → “제2 을사늑약”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15일 “2층 집 2층에는 미국법이, 1층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지하에 한국 법이 있는 것”이라며 한·미 FTA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대한문 앞에서 열린 한·미 FTA 반대 집회에서다. 정 최고위원은 그간 한·미 FTA를 맹비난해 왔다. 그의 발언은 거칠었고 비유는 자극적이었다. 지난 13일 열린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그는 “한·미 FTA는 ‘낯선 식민지’고, 국회가 이를 비준하는 건 을사늑약을 추진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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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최고위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한·미 FTA=국익’이라고 주장했다. FTA 협상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2006년 2월에는 당시 집권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의장(지금 정당의 대표) 자격으로 공공연히 FTA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해 2월 27일 그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개방형 통상국가론’을 강조하면서 “미국과의 FTA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시장을 넓혀가는 것, 그것이 국익”이라고 강조했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정 최고위원은 같은 해 3월 17일 여당 대표 자격으로 알렉산더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국 대사를 만나 “지난 53년간은 상호방위조약이 양자 관계의 중요한 기둥이었다”며 “일단 FTA가 완성되면 향후 50년간 관계를 지탱시켜줄 두 번째 중요한 기둥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10월 당시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다음에도 한·미 FTA를 홍보하는 데 앞장섰다. 그해 11월 9일 대선후보 자격으로 한국선진화 포럼에 참석해 “다음 정부에서는 FTA를 전면적이고 전(全) 세계적·전(全) 방위적으로 체결하는 전략을 밀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지난해 10월 3일 치러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미 FTA 전면재협상론을 주장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좌파진영의 점수를 딸 수 있는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지만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변신의 달인 같다”고 꼬집는 이들도 적지 않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저서 『문재인의 운명』에서 정 최고위원이 2007년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걸 거론하며 “열린우리당이 분당 위기로 치닫고 있을 때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당적 문제는 본질이 아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해 두 분의 만남은 뒤끝까지 좋지 않게 끝났다”고 적었다.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내고서도 당적 문제를 별것 아닌 것처럼 말하며 탈당해 버린 정 최고위원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인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최근 트위터에 ‘정 의원께서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외교통상통일 문제의 실질적 책임자 아니었나요. 지금 와서 저런 말씀을 하시니? 정말 이해하기 힘듭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정 최고위원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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