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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수익률 -16% … 헤비급펀드가 상처 더 컸다

JP모간자산운용의 코리아트러스트펀드는 올해 최고의 히트 펀드다. 2007년 출시된 이 펀드는 지난해 말까지는 설정액 4000억원 정도의 미들급 펀드였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 수익률이 높다고 알려지면서 돈이 몰려들었다. 올 들어 10월 13일까지 이 펀드에는 1조6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현재 설정액 2조216억원으로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액티브펀드 중 가장 몸집이 커졌다. 하지만 이 펀드 가입자들은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펀드 수익률이 최하위권으로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최근 3개월 수익률(-22%)을 보면 전체 383개 액티브펀드 중 꼴찌에서 두 번째다.

덩치가 큰 헤비급펀드들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하반기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자 더욱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5000억원 이상 헤비급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5.91%로 설정액 10억~100억원인 라이트급펀드(-14.45%)보다 나쁘다. 최근 1년 수익률도 헤비급(-1.31%)이 라이트급(-0.3%)보다 못하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상당수 전문가들은 펀드가 비대해지면 과거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게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펀드연구원은 “1년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대체로 대형펀드 수익률이 중형이나 소형에 밀리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헤비급펀드는 펀드 운용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종목수를 늘리다 보면 몇몇 종목의 주가가 오르더라도 전체 펀드수익률에 미치는 효과가 적어진다”고 말했다.

최근과 같은 하락장에서는 중·소형 펀드보다 발 빠른 대응을 할 수 없어 수익률이 더 안 좋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헤비급펀드는 주가가 하락할 거라고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해당 종목의 주식을 파는 데 길게는 며칠이 걸린다. 그 사이에 주가는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몇 년에 걸쳐 조금씩 무게를 늘린 게 아니라 짧은 기간에 몸집이 커진 펀드는 리스크가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그런 헤비급펀드는 마구 먹어대서 몸무게를 늘린 폭식펀드이기 때문에 몸집만 컸지 허약 체질이다. 큰 펀드를 운용할 준비가 안 돼 있는데 설정액만 커지면 많은 돈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정 펀드의 설정액이 갑자기 증가하는 것은 판매사들의 무리한 판촉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판매사들이 고객들에게 단기수익률이 좋고 자금유입이 많은 펀드 위주로 추천한다는 것이다. 한 대형은행의 펀드판매 담당 직원은 “고객들에게 설명하기 쉬운 펀드를 내세울 수밖에 없다. 결국 최근에 얼마나 수익이 났느냐, 돈이 얼마나 많이 들어오느냐를 가지고 펀드 가입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올해는 은행들이 자문형랩과 경쟁하기 위해 20~30개 소수 종목에 투자하는 ‘압축형 펀드’를 많이 추천했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하반기에 투자자들에게 마이너스 수익률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실제 가장 많은 돈이 들어온 코리아트러스트펀드는 압축형 펀드다. 이 펀드는 신한은행·한국씨티은행·우리은행 등에서 많이 팔렸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펀드담당 팀장은 “소수 종목에 투자하는 자문형랩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자 은행들 입장에선 자문형랩에 고객들을 뺏기지 않기 위한 대항마가 필요했다. 대표적인 게 코리아트러스트펀드”라고 말했다.

그런데 압축형펀드는 소수 종목에 투자하는 특성상 설정액이 늘어나면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 서동필 펀드담당 연구원은 “압축형펀드나 중소형주펀드는 자금이 너무 많이 들어오면 소수 종목에 그 많은 자금을 모두 넣을 수 없다. 이들 펀드에서 너무 많은 설정액은 오히려 수익 변동성을 크게 만든다”고 말했다.

물론 돈이 많이 유입되면 특정 종목의 주가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어 수익률을 올리는 데 유리하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이에 대해 서 연구원은 “4~5년 전 펀드 투자붐이 일 당시의 대형펀드들은 실제 ‘돈의 힘’으로 자신들이 투자하는 종목의 주가를 밀어올릴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글로벌 경제가 불안하고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땐 대형펀드에서 특정 종목에 투자를 많이 해도 다른 투자자들이 따라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판매사 탓만을 할 수는 없다. 국내 펀드 투자자들의 ‘쏠림’ 현상도 또 다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의 마케팅 담당 임원은 “투자자들이 3, 4년 장기보다는 6개월이나 1년의 단기 투자를 하기 때문에 그때그때 펀드의 겉모습만 보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다 보니 이미 수익률이 날 만큼 난 상태에서 가입하는 전형적인 ‘후행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펀드가 투자하기 적당할까.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미들급펀드가 안정성과 향후 수익률이 좋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열 연구원은 “계량화할 순 없지만 1000억~3000억원 규모의 미들급펀드가 규모를 키워가면서 수익률도 시장 평균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물론 헤비급펀드의 강점도 분명하다. 김 연구원은 “설정액이 5000억원, 1조원이 됐다는 것은 운용 실력이 주식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됐고,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설정액이 너무 적은 펀드는 순발력 있게 움직일 수 있지만, 잦은 매매를 하는 경우가 많아 장기간에 걸쳐 높은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장기 투자자라면 펀드 규모보다는 운용사가 얼마나 일관된 투자철학을 지키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은행 이석희 제휴상품부 팀장도 “운용사의 운용조직이 얼마나 탄탄한지, 펀드매니저가 자주 바뀌지 않는지 등을 살펴보면 좋다”고 말했다. 일관된 투자철학은 성적에서도 드러난다. 서 연구원은 “당장 100개 중에 1등 하는 펀드보다는 해마다 꾸준히 30등 안쪽의 성적을 유지하는 펀드가 장기투자에 알맞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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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