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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 바이크 즐기는 가수 … 잡초류 골프로 ‘오렌지 혁명’

지난 9일 천안 우정힐스 CC에서 열린 코오롱 한국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리키 파울러가 티샷을 하고 있다. [코오롱 한국오픈 제공]지난 9일 천안 우정힐스 CC에서 열린 코오롱 한국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리키 파울러가 티샷을 하고 있다. [코오롱 한국오픈 제공]
“나는 구식의 전통적 골퍼가 아니다. 내 골프 스타일은 구식일지 모르지만 옷을 입는 방식은 절대로 단정한 컨트리클럽 스타일이 아니다.”
모자 챙이 평평한 뉴에라 모자와 상하의 색감이 통일되게 입는 힙합 스타일의 파격적인 의상. 리키 파울러(23·미국)는 전통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골프계에 새로운 패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의 꿈과 미래는 온통 오렌지빛이다. 파울러는 지난 9일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초청선수로 출전했다가 프로 첫 우승을 한국 무대에서 이뤘다. 그는 대회 마지막 날이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몽땅 오렌지색으로 차려입는다. “옷을 단정하게 입는 컨트리클럽에서 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항상 내가 원하는 종류의 옷을 입는다”고 말하는 그는 “모교인 오클라호마주립대의 상징인 오렌지색이 나를 더 빛나게 한다. 그것은 모교에 대한 경의의 표시”라고 의미 부여를 했다.

타이거 우즈는 대회 마지막 날 반드시 붉은 셔츠를 입는다. 우즈는 자신의 카리스마를 붉은 옷 색상과 매치시켜 일종의 공포감을 조장한다.

파울러의 오렌지색은 우즈 같은 공포감을 불러오지는 않는다. 그 반대다. 사람을 모이게 한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PGA 투어 대회장에선 파울러의 사인을 받으려고 줄을 서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한국오픈 첫날 그를 만나 아이들에게 인기 많은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나 자신이 젊다. 아이들과 나이 차이가 많지 않아서인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비결은 어린이 팬들에게 먼저 사인을 해준다는 것이다(웃음).”

어른들은 그의 동물적인 본능이 느껴지는 스윙에 경탄을 금치 못한다. 항상 120%의 파워로 때리는 드라이브샷은 빨랫줄처럼 목표를 향해 날아간다. 1m75㎝의 크지 않은 체격이지만 평균 비거리 300야드의 장타를 뽐낸다. 그는 PGA 투어에서 샷 준비 시간이 짧은 선수로 유명한데 어릴 적 샷을 너무나 하고 싶은 마음에 생긴 습관이라고 한다.
이 젊은 친구가 주목받는 것은 오렌지색 패션 말고도 다양한 컬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파울러는 지난해 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하면서 로리 매킬로이(22·북아일랜드)와 함께 ‘20대 영파워’로 떠올랐다. 그는 PGA 투어 우승은 없지만 세계 랭킹 24위의 골퍼이자 모터 바이크 레이서이고 가수다. 그는 이 세 가지 색깔의 종합 연출자가 되고 싶어 한다.

영화 ‘틴 컵’의 주인공 로이 매커보이처럼 파울러는 먼지 나는 골프연습장에서 골프를 익히며 성장한 ‘잡초류’ 골퍼다. 198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뮤리에타에서 태어난 그는 퍼블릭코스 골프연습장에서 골프를 시작했다. 그가 처음 골프채를 잡은 것은 세 살 때였다.

파울러의 외할아버지는 일본인, 외할머니는 아메리칸 인디언(나바호족), 아버지는 백인이다. 그의 외모는 동양과 서양의 분위기가 절묘하게 섞여 있다. 원래 이름도 ‘릭 유타카 파울러(Rick Yutaka Fowler)’였다. ‘유타카’는 외할아버지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태국계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우즈와 비슷한 가족력을 가졌다.

그가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한 것은 7세 때다. 거의 독학으로 골프를 배우다가 지난 5월 숨진 코치 베리 맥도널드로부터 17세까지 지도를 받았다. 그는 뮤리에타 밸리고등학교 1학년 때 생애 베스트 스코어인 62타를 치면서 재능을 인정받았고 오클라호마주립대에 진학하면서 빛을 발했다. 2009년 12월 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에서 공동 15위를 차지하며 2010년 투어 카드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21세9개월의 나이로 라이더컵 최연소 대표선수로 발탁되는 영예를 안았다. 7세 때 엄마에게 “나는 PGA 투어에서 플레이하는 골퍼가 될 거야”라고 당돌하게 얘기했던 이 꼬마는 15년 만에 미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파울러는 골프 외에도 모터 바이크와 노래를 즐긴다. 15세 때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익스트림 스포츠인 모터 바이크를 타다가 다리뼈가 골절되는 큰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도 1년에 한두 차례는 골프채를 놓고 모터 바이크를 즐긴다. 그는 모터 바이크 레이서에서 프로 골프로 전향한 최초의 선수이기도 하다. 파울러는 “골프를 시작하게 된 것은 외할아버지 덕이었고 모터 바이크는 세 살 때 아버지와 함께 시작했다”며 “이 때문에 골프와 모터 바이크 모두가 내게 소중한 스포츠”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PGA 투어 동료들과 음반을 내기도 했다. 벤 크레인, 버바 왓슨, 헌터 메이헌과 함께 4인조 힙합그룹 ‘GOLF BOYS’를 결성하고 데뷔곡인 ‘oh oh oh’를 발표했다. 이들은 트위터로 음악 이야기를 나누다가 댈러스의 한 식당에서 의기투합해 가사를 썼다고 한다. 가사 내용은 ‘볼을 멀리 치면 사람들이 ‘와’하고 함성을 외친다. 하루 종일 버디를 원한다, 보기는 필요 없어’ 등으로 자신들의 투어 경험을 담았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뮤직비디오를 본 사람이 10만 명이 될 때마다 어려운 농가를 위해 1000달러를 기부한다. 현재 263만3398명이 방문했고 총 기부액은 2만6000달러에 이른다.

파울러가 이처럼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하는 것은 골프만을 강요하지 않았던 부모의 교육 덕분이었다. 그는 어릴 적부터 골프에만 전념하는 선수들과는 달리 일반 학교에 다니면서 친구들과 어울렸다. 파울러는 “부모님은 내가 하나에 전념하기보다 친구들과 사귀면서 폭넓은 인간관계를 쌓기 원하셨다”며 “외할아버지로부터 주위 사람들에 대한 공경심과 배려를 배웠고 그런 교육이 내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5년 뒤에는 내가 세계 최고의 선수가 돼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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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