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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수’같은 남편과 함께 사는 법

한 젊은 부부가 혼인을 주례해 준 주임신부를 찾아왔다. 부부는 흥분해 한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신부님, 우리 부부는 아무리 노력해도 성격이 너무 맞지 않아서 이혼하려고 합니다. 신부님께서 혼인 주례를 해주셨으니 이혼도 맡아 주세요.”

난감해진 주임신부는 이혼은 안 된다고 하자 부부는 막무가내로 생떼를 썼다. 그러자 주임신부는 조용히 입을 떼었다. “한 가지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조금 어려운 방법이라…” “이혼만 할 수 있으면 무엇이든지 하겠습니다.”

그래서 주임신부와 신혼부부는 함께 성당으로 올라갔다. 그 부부는 혼인식 때처럼 제대 앞에 무릎을 꿇었다. 갑자기 주임신부가 쇠로 만든 성수 그릇을 들어서 남편과 아내의 머리를 번갈아 세게 후려쳤다. “아이고, 신부님 왜 때리십니까.” 그러자 주임신부 왈 “천주교의 혼인법에 따르면 한 사람이 죽어야 비로소 두 사람의 혼인이 풀리거든요. 그런데 두 분이 그렇게도 이혼을 원하니 이 방법밖에 없어서요.”

물론 오래전에 신학교 교수 신부님으로부터 들은 우스갯소리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 한 해 매일 893쌍이 혼인하고 320쌍이 이혼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1, 2위를 다툰다고 한다. 20년 이상 동거한 부부가 이혼하는 황혼이혼율도 20년 전보다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혼 요구를 아내가 하는 경우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예전과는 사뭇 다른 새로운 이혼 풍속도다.

몇 년 전 피정(避靜) 지도를 할 때의 일이다. 각자 마음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누는 시간이었다.

“남편이 너무 밉고 꼴 보기 싫어 죽이고 싶어요.” 한 중년 여성의 이 한마디에 나는 깜짝 놀랐다. 그런데 주변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저도 그런 마음이 들 때가 있었어요.” 그러자 남편을 죽이고 싶다고 건조한 말투로 읊조리듯 말하던 그녀가 핏대를 올리며 큰소리로 외쳤다. “말로만이 아니라 정말로, 정말 제 손으로 죽이고 싶단 말이에요!” 그 순간 피정 내내 웃음기 없던 그녀의 눈이 불을 뿜는 것만 같았다.

결혼식에서 부부는 죽기까지 서로 사랑하며 행복한 가정을 이룰 것을 서약한다. 어쩌면 죽는 순간까지 전혀 다른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완전하게 하나로 일치하는 것은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래서 결혼은 부족하고 나약한 두 사람이 한 마음, 한 몸이 되어 서로 부족한 점을 채우고 완전하게 되려고 노력하는 인생의 과정이다. 따라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려면 먼저 자신의 부족함과 한계를 깨닫고 인내하는 겸손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부는 누구나 “결혼은 끊임없는 대화다. 그러므로 참을성이 필요하다”고 했던 철학자 니체의 말을 되새겨 보아야 하겠다.

좋은 배우자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갖는 것은 모든 사람의 공통된 꿈일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좋은 배우자를 만나려면 나 자신이 먼저 좋은 남편 그리고 좋은 아내가 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허영엽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문화홍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오랫동안 성서에 관해 쉽고 재미있는 글을 써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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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