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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MB, 13년 만의 미 의회 연설

미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오후 (현지시간) 워싱턴 하원 본회의장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연설에 앞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조 바이든 상원의장(부통령), 오른쪽은 존 베이너 하원의장. [워싱턴=안성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나는 한반도 분단의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한반도의 분단을 결코 영구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통해서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선 1998년 6월 김대중 대통령에 이어 13년4개월 만에 한 미국 양원(兩院) 연설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하원 본회의장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마친 뒤 한국 전쟁 참전 의원들에게 다가가 거수경례하며 예를 표하고 있다. [워싱턴=안성식 기자]

 이 대통령은 “남북한은 언어·역사·관습이 같은 한민족이다. 나는 한반도 7000만 전체가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기를 바란다”며 “통일한국은 어느 국가에도 위협이 되지 않고 이웃 국가들의 번영을 촉진할 것이며 동아시아의 안정과 세계평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가 13일 밤(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이명박
대통령 부부를 맞이하고 있다. [로이터]
 ‘통일한국이 주변국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말은 과거 독일의 통일 접근법을 연상케 하는 것이다. 90년 동·서독 통일이 이뤄지기까지 헬무트 콜 당시 서독 총리는 강력한 통일 드라이브를 걸었고, 한스 디트리히 겐셔 당시 서독 외무장관은 제2차 세계대전 전승 4개국인 미국·소련(러시아)·영국·프랑스로부터 동·서독 통일에 대한 승인을 얻어 냈다. 이런 경험을 지닌 겐셔 전 장관은 “한반도 통일을 위해선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에 신뢰감을 심어 줘 누구도 통일에 반대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 적도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발언을 통해 북한은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러시아·일본 등에 ‘통일한국’의 탄생을 경계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이 대통령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우리를 더 강하게 해 주며 우리를 더 안전하게 지켜 주고 있다”며 “우리는 피로서 맺어진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53년 상호방위조약이 통과된 바로 이 자리(의회)에서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비준됨으로써 한·미 관계는 새로운 장이 열렸다”며 “한·미 동맹은 계속 성장하고 진화해 나갈 것이고, 더 강해질 거다”는 말도 했다.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내년 여수 엑스포에 개설할 미국관 로고를 보여주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이 대통령은 “오늘날 동북아시아는 그 어느 곳보다도 역동적”이라며 “20세기와 마찬가지로 21세기에도 미국의 지도력은 동북아시아는 물론 세계평화와 번영을 위해 여전히 중요하다. 전 인류를 위해 헌신하려는 미국의 이상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포스트가 최근 “이 대통령이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재관여(reengagement)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것과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미국 의회의 반응은 좋았다. 당초 30분으로 예정했던 연설은 기립박수 5차례를 포함해 45차례 박수가 터지면서 45분으로 늘어났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양원 합동연설을 한 외국 정상 6명 중 최다 박수”라며 “이전 기록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26차례”라고 주장했다.

백악관 이스트룸 만찬장. 오바마 대통령 좌우로 이명박 대통령 내외 자리가 마련됐다. [AFP=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연설 도중 한국전 참전 의원 4명을 일일이 호명하며 "각별한 사의를 표한다”고 했다. 그러자 미 의원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면서 기립했다. 이 대통령은 참전 의원들에게 “You are still young. You look a young boy.(여전히 젊어 보인다. 소년 같다)”고 덕담했다. 특히 한국전 때 2사단 보병으로 참전했던 찰스 랭걸(Charles Rangel·81·뉴욕) 하원의원은 95년 김영삼 대통령에 이어 이 대통령에 의해 다시 거명되는 영광을 누렸다.

 이 대통령은 핵 포기를 촉구한 대목과 연설 말미에 영어로 “God bless you, God bless America.(신의 가호가 있기를)”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이 자유주의, 자유시장, 언론의 자유 등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프라이드치킨도 좋아한다”고 했다.

워싱턴=고정애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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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