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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Global] 한국에 첫 해외점 낸 ‘띵크커피’ 사장 제이슨 슈어


물은 인간을 살리고 커피는 꿈꾸게 한다. 뉴욕에서 잘나가던 변호사가 직장을 때려치우고 자신만의 가게를 낸 것도 꿈 때문이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가게, 뉴욕의 커피 전문점 ‘띵크커피(think coffee)’의 꿈이다. 지난 2009년 12월,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소개된 뒤 인기를 얻어 한국에 매장을 열기에 이르렀다. 제이슨 슈어(Jason Scherr·44) 사장은 광화문 1호점을 둘러보며 감탄한다.

“세상에, 여기가 뉴욕이야, 서울이야?”  

글=이소아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커피 이름이 특이하다. 무슨 뜻인가.

 “한 잔의 커피이지만, 한번쯤 생각하고 마시자는 뜻이다. 어디서 어떻게 오는지도 모르면서 그냥 마시지 말고. 커피를 주문하고 나서 커피 한 잔이 만들어지는 과정, 그 정성까지 지켜보고 생각해 보는 커피를 제공하고 싶었다.”

 띵크커피 매장은 바리스타(커피 제조 전문가)의 동선이 외부로 나와 있어서 누구든지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고객이 원하면 그 자리에서 크림이나 거품을 섞어주고 하트 모양 같은 예술작품도 만들어준다. 현재 뉴욕에 4개 매장이 있고 5·6호점이 오픈 중이지만 미국이 아닌 곳에 매장을 내기는 한국이 처음이다.

●첫 해외 매장으로 한국을 택한 이유는.

 “어느 정도 행운이 따랐다. 한국 TV에 소개된 뒤 한국인들 사이에서 관광명소가 됐다. 50개가 넘는 한국 업체들이 연락해 오고 직접 찾아왔다. 그중에서 파트너를 고르는 데 거의 2년이 걸렸다. 결국 뉴욕 매장의 맛, 품질, 비전을 한국에 맞게 옮겨줄 수 있는 곳으로 서울식품을 선택했다.”

●1호 매장을 둘러보니 어떤가.

 “놀랍다(Amazing)! 매장 인테리어를 폐자재나 오래된 나무들, 재활용 재료로 바꿔 달라고 했을 때 과연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훌륭하게 마무리됐다. 같은 맛의 커피, 같은 느낌의 친절한 사람들이 이 먼 한국땅에 있다니… 감격스럽다.”


●한국 소비자들만의 특징이 있다면.

 “하우스커피를 많이 안 마시는 것 같다. 뉴욕에서는 커피점의 흥망을 좌우하는 게 하우스커피다. 그 집에서만 마실 수 있는 고유의 ‘간판 커피’ 말이다. 그런데 한국 손님들은 아메리카노를 많이 마신다. ‘버저 문화’도 특이하다. 주문을 하고 진동기를 가지고 자리로 가버리니까 커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볼 수가 없다. 물론 같은 점도 많다. 노트북을 가지고 공부하거나 일로 미팅을 하거나.”

●변호사를 관두고 커피에 올인한 이유는.

 “변호사 일이라는 게 별로 인간적이지 않았다. 금융 분야를 담당했는데 그 주제를 가지고 나와 대화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좀 더 인간미가 넘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커피는 사람을 모이게 하고 사람을 만나게 하고 대화를 하게 한다. 얼마나 매력적인가.”

●가족이나 지인들이 반대하지 않았나.

 “부모님이 크게 실망하셨다. 친한 친구는 ‘너 완전 돌았구나. 도움이 필요한 수준이야!’라고 소리까지 질렀다. 물론 변호사는 수입이 좋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도 신나게 일해야지’ 하는 맘이 안 들었다. 지금은 커피와 동료들을 생각하면 자리를 박차고 벌떡 일어날 만큼 가슴이 설렌다. 어떤 일이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성공하는 것 같다.”

 띵크커피는 ‘착한 커피’로 유명하다. 그늘에서 자란 유기농 커피를 공정무역을 통해서만 사용한다. 매장을 지을 때에는 폐목과 재활용 부자재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수익도 약 10%를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한다. 한국 매장에서 나온 수익도 한국 사회에 기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달 30일 개장 때에도 축하 화환 대신 쌀을 받아 쪽방촌에 기부했다.

●착한 커피를 내세운 이유는.

 “처음에 작은 커피숍을 연 것은 1999년이었다. 4년 동안 커피를 직접 만들고 손님을 대하면서 ‘여기에 오면 기분이 좋아지는 커피숍을 만들자’고 다짐했다. 뭘 해야 기분이 좋아지고 보람이 느껴질까 고민하다 공정무역, 친환경, 농가 보호라는 답에 도달했다. 이윤이 적게 남더라도 가슴이 뿌듯한 그런 커피숍을 하고 싶었다.”

●다른 커피점들도 공정무역을 강조하던데.

 “실제로 들여다보면 잘 안 되고 있다. 공정무역 커피는 커피 농가가 공정무역협회나 열대우림협회(Rainforest Alliance)에 가입해 인증을 받아야 한다. 협회는 나중에 수입을 농부들에게 나눠줘야 하는데 제대로 안 지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우리는 담당 직원이 전 세계 농가를 직접 방문해 눈으로 확인하고, 농부들과 연락하면서 정당한 몫을 가져갈 수 있게 한다. 지난달엔 중미 니카라과 농장에 1200달러짜리 커피 건조기구를, 과테말라 농장에는 농부들을 위한 의료기구를 들여놨다. 농부들이 정말 좋아하더라.”

②005년 뉴욕에 1호 매장을 연 지 6년이 흘렀다. 장사는 잘되나.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1호점은 오픈 당시보다 40% 이상 커졌다. 매장당 1년 매출이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넘어선다. 웬만한 기업형 커피 전문기업 빼고는 제일 크다. 매장이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지만 사람들이 걸어서 찾아온다. 매장을 다 합하면 하루에 약 5000명 정도의 손님이 찾는다.”

●인기 비결이 뭘까.

 “뉴욕의 커피점들은 비싼 임대료 탓에 아주 좁다. 커피를 그냥 사가거나 서서 마셔야 한다. 하지만 띵크커피는 앉아서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또 뉴요커들은 베이글이나 샌드위치를 좋아하는데 빵이 맛있으면 커피가 맛없다. 맛있는 빵과 커피를 한 장소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게 우리의 큰 강점이다.”

●커피가 주는 가치는.

 “내 인생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좋아하는 일이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일이다. ‘커피 한잔 하러 가자!’고 하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인다. 대단한 힘이다. 커피는 한마디로 커뮤니티다.”

WhatMattersMost?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두 아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거예요. 여덟 살, 세 살짜리 아들이 있는데 변호사 일을 관두고 나서 시간에 여유가 생겨 너무 좋아요. 매일 오후 3시가 되면 큰아이를 학교에서 데려오고 주말이면 축구시합장에 데려다줘요. 아이들이 바다를 좋아해 해변에도 자주 나가요. 둘이 모래성을 쌓으며 노는 걸 보면 행복하죠. 나중에 아이들이 자라 제가 이뤄 놓은 것을 보고 좋아하고 행복해했으면 좋겠어요.”

j 칵테일 >> “커피점 천지네요”

슈어 사장은 이번에 부인과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부인도 변호사다.

 부부는 서울에 와서 세 가지에 놀랐다고 했다. 첫째, 사람들이 무척 친절하고 둘째, 식당에 가면 맛있는 음식이 푸짐하게 나오고, 마지막으로 어디를 가나 커피집이 있어서다.

●한국 커피시장에 대해 못 들어봤나.

“경쟁이 치열하다고 들었지만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직접 와서 보니 하나 건너 하나씩 온갖 브랜드의 커피점이 있다.”

●뉴욕의 직원들은 한국을 잘 아나.

“말도 마라. 이번에 다들 한국 오고 싶어서 난리였다. 무한도전에 출연했던 바리스타 데이브는 ‘날 떼어 놓고 가려면 사장님도 못 간다’고 협박 수준이었다. 그 외에도 한국의 K팝이나 음식·문화 등을 좋아하는 직원들이 엄청 부러워했다.”

●경쟁자가 누구라고 생각하나.

“한국에 커피점은 많지만 한 잔의 맛있는 커피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가배두림’은 커피 맛은 좋은데 분위기가 아쉬웠다. 스타벅스나 커피빈도 유명하지만 그렇게 대규모 프랜차이즈를 원치 않는다. 우리 철학과 시스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선에서만 매장을 늘려 나갈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어떤 커피를 가장 좋아하나.

 “우리 아이스커피를 꼭 한 번 맛보시라. 뜨거운 커피에 얼음을 확 부으면 커피가 쇼크 받아서 쓴맛이 난다. ‘띵크커피 아이스커피’는 24시간 동안 찬 상태에서 우려내서 진하지만 부드럽다. ‘타임아웃뉴욕’이 선정한 뉴욕에서 가장 맛있는 아이스커피 2년 연속 1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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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