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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cupy 서울은 짝퉁 … 반미 외치던 세력이 미국서 수입”

15일 서울을 포함해 전 세계 78개국 868개 도시에서 ‘Occupy’ 시위가 동시에 열린다. 지난 12일 ‘Occupy Wall Street’ 시위에 마스크를 쓰고 나타난 한 참가자가 뉴욕 월스트리트 인근 체이스뱅크 사무실을 통과하다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뉴욕 월가(街) 따라 하는 ‘짝퉁’ 시위죠. 올해 초 저축은행 서민 피해자들이 눈물 흘릴 땐 나서지도 않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금융 비판을 하겠다고요?”

 명지대 경제학과 조동근 교수는 15일 서울에서 열리는 ‘Occupy’ 집회에 대해 이같이 비판했다. 14일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주최한 ‘월가를 점령하라,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에서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는 세계적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월가의 시위를 따라 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번 주말 ‘Occupy’ 집회에 대해 정치적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또 “금융 정책·감독 실패와 부패로 인해 생긴 저축은행 사태 피해 서민들의 눈물을 모른 척했던 세력이 이제야 금융 비판에 나서겠다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윤창현 교수는 “평소에는 ‘반미’를 외치던 사람들이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는 즉각 수입하겠다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미국과 한국은 경제 상황이 다른데도 끼워 맞추기식 모방시위를 한다”고 말했다.

윤창현 교수(左), 조동근 교수(右)
 15일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가 전 세계로 번져 78개국 868개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날이다. 이날 서울에서 열리는 시위는 두 갈래로 나뉜다. 오후 2시에 금융위원회 앞에서 열리는 ‘여의도를 점령하라’ 집회와 오후 6시 서울역·서울광장·청계광장 일대에서 열리는 ‘Occupy 서울’이다. 여의도 집회는 금융소비자협회 등 4개 단체의 기획으로 이뤄진다. ‘Occupy 서울’은 30여 개 시민단체 연합인 ‘99% 공동행동준비회의’가 준비한 것이다. 두 집회 모두 잘못된 금융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서민 경제 수탈을 규탄하지만, ‘Occupy 서울’ 집회에선 한·미FTA반대, 미디어렙 법안 통과, 4대 강 반대, 소파(SOFA) 개정 등 월가 시위에서 나온 주장과 직접 관련 없는 것들도 요구 대상으로 다뤄진다.

 토론회에서 나온 비판에 대해 ‘여의도를 점령하라’ 측 금융소비자협회 백성진 사무국장은 “저축은행 사태 때 금융 관료들과 저축은행 임직원에 대한 고발 조치를 했고, 피해 보상을 위한 집단 소송도 기획했다”고 반박했다. ‘Occupy 서울’ 주최 측도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서민 피해에 대해 꾸준히 문제 제기를 해왔다” 고 말했다.

 경찰은 ‘Occupy 서울’ 집회에 여의도보다 더 많은 경찰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경찰이 과격단체로 보고 있는 한·미FTA반대범국민운동본부·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전국농민회총연맹·한국진보연대 등이 이 집회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여의도 점령’ 집회 참가자 가운데 상당수도 ‘Occupy 서울’ 집회를 다시 찾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최대 5000명이 15일 서울광장 일대를 메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집회 시간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경찰은 불법 행위 차단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참가자들이 예민해져 조그마한 충돌에도 흥분해 과격 폭력 시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경찰 관계자는 “ 도로점거나 타 행사장 난입 등 질서를 해칠 경우 즉각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비가 온다고 해도 폭력 행위자들이 사진 채증을 피해 가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욱·김혜미 기자

◆Occupy Wall Street(월가를 점령하라)=9월 중순 뉴욕 월가(街) 주코티 공원에 청년 실직자 수십 명이 모여 시작한 시위. 잘못된 금융 정책에서 비롯된 소득 불평등 문제를 주로 지적한 이 시위는 현재 세계 78개국 868개 도시로 번졌다. 15일 지구촌 곳곳에서 동시 시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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