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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전문기자의 경제 산책] 이젠 동북아 FTA다







김정수
전문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조만간 양국에서 비준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동북아 FTA를 겨냥해야 한다. 당장은 ‘세계의 소비자’ 중국, ‘세계의 기술대국’ 일본을 우리 안에 품기 위해서고, 멀게는 동북아 경제통합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다.



 한·미 FTA의 의미는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심대하다. 덩치로 보나 수준으로 보나 세계 1위의 경제대국과 FTA를 맺는 것이니 다른 어느 나라와의 FTA보다 그 파급은 크고 넓다. ‘우리도 이젠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을 정도로 나라의 수준이나 대외적 지위가 나아졌다’는 자신감은 바로 경제적 혜택으로 다가올 것이다. 2007년 추정치로도, 우리에게 10년 동안 국내총생산의 6%에 해당하는 성장, 34만 개의 일자리, 46억 달러의 국제수지 개선이 실현된다.



 이런 경제적 효과보다 더 큰 의미는, 수십 년 경제적 번영을 이끌어 왔음에도 지난 수년 사이에 흐트러진 대외지향 성향을 다시 바로세우는 데 기여한다는 데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시민까지 글로벌의 ‘글’자만 봐도 놀라게 됐다. 글로벌화를 평상시에 경제사회적 격차만 벌여놓다가 위기가 닥치면 즉각 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안겨주는 괴물쯤으로 생각한다. 이 피해의식은 ‘선진국 수출을 늘리기는 힘들 테니 이젠 내수를 키우는 쪽으로 가자’며 우리 성향을 내부지향적으로 변질시켰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그런 것이 많은 변화를 보일 것이다. 성장이든 일자리든 무언가 손에 잡히는 혜택을 자유무역이 가져다 주게 되면 글로벌화에 대한 편견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다. 대외지향성을 더욱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진취적 자각이야말로 한·미 FTA가 우리 자신에게 가져다 줄 가장 큰 혜택이다.



 경제적 이득이나 대외지향성 버금가는 또 다른 혜택은, 남에게 우리가 시장으로서 또 생산기지로서 더 매력적으로 비치게 된다는 점이다. 그 결과 우리와 FTA 관계를 맺어야 할 유인을 제공해 준다는 얘기다. EU가 그런 예다. 한·미 FTA 협상은 유럽으로 하여금 ‘동북아의 관문’ 한국과의 긴밀한 교류가 갖는 의미를 일깨워 줬다. 자기네가 빠진 상태에서 미국과 FTA가 체결되면 한국 시장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시장에서도 발판을 잃을지 모른다는 심리가, 비록 협상 개시에는 미국에 뒤졌지만 비준과 발효에는 미국을 앞서도록 EU를 부추겼다.



 여타 FTA를 이끌어 내는 ‘FTA 강국’ 한국의 그 흡인력을 이제 동북아 FTA를 성사시키는 데 활용해야 할 때다. 동북아 FTA나 경제통합 얘기가 나온 지 수년 된다. 글로벌 위기 전에는 서로를 엮자는 말만 꺼내고 상대를 경계하느라 수년을 낭비했다. 글로벌 위기 후에는 그 대응에 정신이 팔려 서로에게 눈길을 줄 여유가 없어서 아까운 3년을 날려버렸다.



 지금 동북아 3국의 일차적인 관심은 나라 안에 쏠려 있다. 대외적 관심도 동북아보다는 미국과 유럽에 몰려 있다. 중국은 경제 연착륙 여부, 미국과의 경제마찰이 주관심사이고, 일본은 어떻게 하면 국가채무 안정관리와 경제재생을 동시에 이룰 수 있을까 골몰하고 있다. FTA에 관해 기껏 관심을 보여봤자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나 환태평양파트너십(TPP) 등 동북아 바깥과의 것에 관심이다. 그러나 동북아 경제통합은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달러 한 푼, 일자리 한 개가 아쉬운 때에 동북아 큰 시장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다. 또 글로벌 위기나 불확실성에 대한 ‘집단경제안보’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다. 개인처럼 경제도 서로 뭉쳐야 사는 것이다.



 동북아 3국 간에 극복이 쉽지 않은 역사·외교적 걸림돌과 걸핏하면 마찰을 빚는 중·일 간에 주도권 경쟁이 있기는 하다. 바로 그 점이 한국으로서는 기회다. 그래도 3국 중에는 한국이 그런 껄끄러움이 덜하기 때문이다. 만일 중·일이 스스로 장애를 극복하지 못하거나 주도권 경쟁심리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한국은 중국이나 일본과 먼저 쌍무적 FTA를 맺어 ‘FTA 강국’ 한국의 흡인력을 동원하는 수밖에 없다. 한국이 중·일과 각각 FTA를 맺게 되면 동북아 FTA가 자연스럽게 또 모두에게 덜 부담스럽지 않게 진전될 수 있을 것이다.



김정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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