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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경제성장, 불붙은 복지 논쟁 … 한국은 늘 새롭다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에게 시장을 묻다



마이클 샌델 교수가 12일 ‘2011 세계지식포럼’에서 시장과 정의를 주제로 강연했다. [매일경제 제공]



“미국 월스트리트 시위는 금융위기 자체만이 아니라 정부의 대처방식에 대한 분노와 좌절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위기감이지요. 시장(market)의 강점도 많지만, 이제는 그 한계를 공론화해야 할 때입니다.”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의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 미 하버드대 교수가 세계 금융위기와 시위 확산과 관련해 성찰의 화두를 던졌다. 이번엔 시장의 정의(justice)다.



 샌델 교수는 ‘2011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국을 찾았다. 12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정의, 돈, 그리고 시장: 무엇이 공정한 사회인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내년 4월 출간될 신작의 제목도 『What Money Can’t Buy: The Moral Limits of Markets』(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시장의 한계)다. 국내에선 출판사 미래엔에서 동시 출간될 예정이다. 포럼과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금융위기와 월가(街) 시위, 무상급식 논쟁 등 다양한 현안을 질문했다. 샌델 교수는 강의를 하듯 참석자의 의견을 이끌어내며 자유롭게 풀어갔다.



 ◆자본주의 형태는 다양=시장의 공정성이란 관점에서 샌델 교수는 이번 금융위기가 시장지상주의 시대에 대한 도덕적 유죄 평결이라고 진단했다. 구제금융에 정부가 세금을 쏟으면서 “이득은 사유화되고 손실은 공유화됐다”는 것이다. 부자와 빈자 사이의 격차도 더욱더 커지고 있다. 월가의 탐욕에 대한 대중의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다만 그는 금융인의 탐욕을 비난하는 것을 넘어서 시장의 근본 문제를 성찰해보자고 제안한다.



 “지난 30년 동안 시장의 가치는 전통적인 규범과 가치들을 잠식해왔습니다. 예컨대 댈러스에는 초등학생의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 한 권 읽을 때마다 2달러씩 상금을 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당장은 독서량이 늘지 몰라도 독서의 즐거움, 자기 규율 같은 가치가 훼손되지요.”



 그가 문제시하는 시장지상주의(market triumphalism)는 모든 것에 인센티브와 가격 환산을 적용하는 체계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가 무엇인지 인식해야 하고, 돈으로 살 수 있어도 그러지 말아야 하는 것들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교육·건강·환경·시민권리(시민의무) 네 가지 분야에선 시장이 중요한 가치를 해치지 않으면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본주의는 하나가 아니고, 나라마다 변형이 가능합니다. 불공정한 시장과 불평등한 규제에 부닥쳤을 때 우리가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해야 할 가장 좋은 혼합 시스템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새로운 자본주의는 사회 보호를 포함한 혼합 자본주의가 돼야 할 것입니다.”



 ◆한국서 공개토론 맡고 싶어=샌델 교수는 기조발언에서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이 이제 공정사회와 복지를 둘러싼 공론화를 시작했다”며 관심을 비쳤다. 자신의 책이 밀리언셀러가 되고 공정사회 논쟁이 벌어진 데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시 무상급식 논쟁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그는 “정의에 관해 경쟁하는 철학이 일상에 적용된 흥미로운 사례다. 외부인으로서 어느 정책이 옳은지 말하긴 어렵지만, 복지에 대한 다른 아이디어를 놓고 공개 토론을 한다면 토론을 주재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새 책은 돈과 시장이 다른 중요가치와 과연 언제 충돌하는가를 다루지요. 그 가치란 평등·공동체·사회적 결속 같은 것입니다. 이런 미덕은 상품이 아니라서 사용한다고 닳지 않고, 마치 근육처럼 사용하면 할수록 강해질 것입니다. 한국의 정의 논쟁을 흥미롭게 지켜보겠습니다.”



강혜란 기자



◆마이클 샌델=1953년 미국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 출생. 27세에 최연소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됐다.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1982)를 발표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정의란 무엇인가』(원제 Justice, 2009) 『왜 도덕인가』(2005) 『민주주의의 불안』(1996)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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