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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생회는 ‘학생복지회’





● 하버드대 병원 연수 보내주고
● 이사 도와주고
● 자취방 구해주고
● 택배 대신 받아주고



지난 5월 연세대 총학생회가 학생단체 ‘민달팽이 유니언’과 함께 학생식당 1층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반찬 강습을 하고 있는 모습.



“학생회에서 학교도 못한 일을 해서 놀랐어요.”



 서울대 의대생 김모씨는 최근 의대 학생회가 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계 병원인 ‘다나-파버 암 연구소(Dana Faber Cancer Institute)’와 교류 협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듣고 탄성을 질렀다. DFCI는 미국에서 5위 안에 드는 암 병원이자 최근엔 유전자 정보를 기반으로 정확한 암 치료를 담보하는 ‘온코맵’ 기술을 개발한 병원이다. 김씨는 “책에서만 보던 병원에 연수를 갈 수 있다니 대단한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생회 측은 조만간 3~5명의 학생을 선발해 내년 1월부터 6주간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1980~90년대 학생운동에 매진했던 대학 학생회가 학생들의 실용적인 요구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학생복지회’로 탈바꿈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 손봉연 학생회장은 “학교와는 별개로 우리 스스로 e-메일과 전화를 통해 협약을 체결했다”며 “비용도 학교의 예산지원 없이 후원금을 모아 충당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은 이른바 운동권 성향의 학생회도 예외가 아니다. 운동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연세대 ‘Yes We Can’ 총학생회는 대학가 전·월세 폭등에 시달리는 학생들을 지원하려고 ‘부동산문제 상담소’를 만들었다. 장시원 연세대 총학생회 사무국장은 “신촌의 주거 실태를 파악하는 한편 학생들에게 투명한 집값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내 ‘민달팽이 유니언’이란 학생단체는 자취하는 학생들이 반찬을 스스로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반찬 강습’도 실시하고 이사를 거들어 주는 ‘이사 도우미’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정준영(24·사회학과 4년)씨는 “자취생들의 짐이란 게 이사업체를 부르기엔 너무 적고 혼자 옮기기엔 너무 많다”며 “민달팽이 유니언에서 용달차 대여비 10만원과 포장박스를 지원받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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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포항의 한동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H 소셜커머스’라는 공동구매 사업을 시작했다. 총학생회가 학교 주변 가게들과 협상해 높은 할인율의 쿠폰을 구매한 뒤 학생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총학 측은 “학교 인근 피자집 쿠폰을 내놨는데 일주일 만에 100장 가운데 70장이 팔렸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금은 더 실용적인 학생복지를 위해 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올해부터 군복 100벌을 구비해 ‘예비군복 대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학생회 측은 “복학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예비군 훈련 시즌엔 100벌이 모두 동날 정도”라고 말했다. 홍익대 총학생회는 택배 대리수령, 우산 대여 서비스를 하고 있고, 연세대 공대 학생회는 직업전문학교와 연계해 ‘베이킹(케이크 만들기)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학생회가 외부 정치조직의 이념공세에 좌우되지 않고 순수한 자치조직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홍상희(20·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2년)씨는 “학생회가 투쟁만 앞세울 때보다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학생회와 학생 사이의 간극이 좁아졌다”고 말했다. 김용하 홍익대 총학생회장은 “오로지 학생을 위한, 학생에 의한, 학생의 권리를 찾는 것이 학생회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한길·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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