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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음질을 디자인하라” … 자동차업계 소리와 전쟁





아우디는 음악 자문위원 참여
오케스트라처럼 음향 조율
소음 적은 도요타 전기차엔
녹음된 엔진음 내 보행자 보호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의 파워트레인소음진동팀이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음질을 개발하기 위해 엔진 실험을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만의 감성 음질을 만들어라.”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연구과제 가운데 하나다. 방향지시등의 ‘또깍 또깍’ 소리부터 와이퍼 작동 잡음을 줄이고 안전벨트 미착용 경고음에 이르기까지 차에서 나는 모든 소리가 주인공이다.



 마치 말이 달리는 듯 말발굽 소리를 내는 것으로 유명한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의 배기음처럼 현대·기아차임을 단번에 알 수 있게 하는 소리를 만드는 게 목표다.



 연구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정숙성에 목표를 맞췄다면 최근에는 ‘푸근한 가정의 거실과 같은 자동차 실내’를 목표로 감성 음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정숙성이 목표인 NVH연구실과 차체·엔진 개발부 같은 여러 부서가 공동으로 연구를 한다.









피아니스트·작곡가가 참여해 만든 마세라티 수퍼카 콰트로포르테 엔진음의 악보.



 세계 자동차 업계는 소리와 전쟁 중이다. 듣기 싫은 소리는 잡아내고 운전자를 즐겁게 하는 소리를 찾아 자동차에 넣는 것이다. 자동차에서 나는 모든 소리를 오선지 악보에 그리듯 만들어 간다는 취지다. 엔진 소리 같은 기계음과 공기 저항으로 인한 마찰 소음을 줄이는 데 집중했던 기존 연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아우디의 독일 잉골슈트와 네카줄름 공장에는 55명의 엔지니어가 기분 좋은 소리를 만들어 내는 음향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음향 책임자인 토마스 크리겔은 자동차 소리를 오케스트라에 비유한다. 차를 설명할 때 ‘오케스트라처럼 잘 조율된 차’ ‘훌륭한 뮤지션’ ‘작곡·지휘의 예술 집합체’라는 표현을 쓰는 식이다. 크리겔은 “승객들이 높은 톤의 소리보다 낮은 베이스 음을 기분 좋은 소리로 받아들이는 데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우디 청각팀이 아스팔트 레이스트랙을 달리는 아우디 RS5에 마이크로폰을 장착해 자동차의 소음을 잡아내고 있다.






 이탈리아의 스포츠카 마세라티가 최근 출시한 수퍼카 콰트로포르테의 엔진음에는 악보가 있다. 8기통의 엔진에서 나는 소리를 디자인할 때 피아니스트·작곡가를 자문위원으로 참석시켰다. 이들은 저·고속 주행 상태에서 차량이 공기를 빨아들이고 내쉬는 소리를 악보로 그렸고, 이를 종합해 최적의 엔진 배기음을 만들어냈다. 특히 스포츠 주행 모드 때 나는 웅장한 저음의 배기음은 스포츠카 매니어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전기차처럼 주행할 때 소음이 나지 않아 보행자 충돌 위험이 있을 때는 주행 소음을 일부러 만들기도 한다. 보행자가 소리 없이 다가오는 차를 인지하는 데 시각만으로는 위험하다는 판단에서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 8월 자사 하이브리드차인 프리우스에 부착해 일반 가솔린차의 엔진 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내는 ‘근접 통보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보행자가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의 접근을 알 수 있도록 일종의 주행 소음을 내는 것이다. 이 장치는 스피커를 통해 출발 이후 시속 25㎞까지 자동으로 모터 소리를 낸다. 이런 경우 보행자들은 차량의 접근을 알아차릴 수 있다. 또 속도가 빨라지면 고주파음이 나와 운전자들도 시속 몇 ㎞로 주행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현대차도 지난해 처음 양산한 전기차 ‘블루온’에는 모터 소리를 녹음해 가상 엔진음을 만들었다. 하이브리드 모델로 선보인 쏘나타와 K5에도 기존 차의 엔진음을 녹음해 엔진음을 만들었다. 현재 시범 운행 중인 수소 연료 전지차에는 타악기로 기존 엔진음과 비슷한 소리를 만들어 적용했다. 현대차 연구소 관계자는 “앞으로 출시할 전기차 같은 친환경 자동차에는 기계음보다는 자연음에 가까운 소리를 가상 엔진음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내 소음을 줄이는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한국닛산의 올 뉴 인피니티 M 시리즈에는 운전할 때 발생하는 소음을 음파를 쏴 없애는 기능을 갖췄다. 실내에 탑재된 센서가 외부 소음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문에 달린 스피커로 음파를 쏘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기능이다. 폴크스바겐의 6세대 골프 모델의 앞유리에는 소음 감소 필름이 설치됐다. 이 필름은 디젤엔진 차량에 주로 나타나는 3㎑ 주파수 내의 고주파 소음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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