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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그룹 공일오비, 오랜만에 콘서트 나들이




세월을 뛰어넘는 음악을 해온 그룹 공일오비가 데뷔 21년째를 맞아 14~15일 데뷔 21주년 콘서트를 연다. 왼쪽부터 장호일·조성민(객원보컬). [변선구 기자]


공일오비(空一烏飛)란 이름에는 풍경이 있다. 텅 빈 하늘에 까마귀 한 마리. 1990년 데뷔한 프로젝트 그룹 공일오비를 말하기 위해선 이 수상쩍은 이름부터 해명해야 한다. 까마귀와 음악이 대체 무슨 상관이 있기에? 20년이 넘도록 해명되지 않은 이름의 비밀을 캐묻기로 했다. 서울 잠원동 작업실에서 원년 멤버 장호일과 객원 보컬 조성민을 만났다.

 -이름 뜻부터 풀어주시죠.

 “별 뜻 없어요. 팀을 결성할 즈음 ‘UB40’이란 영국 그룹이 인기였거든요. 비슷하게 숫자와 영어를 조합해서 만든 이름(015B)이죠. 2집 때 ‘空一烏飛(하늘에 까마귀가 날다)’란 뜻을 억지로 만들어냈고요.”(장호일)

 별 생각 없이 만들었다지만, 공일오비란 이름은 90년대 대중문화 아이콘으로 남았다. 그 시절 청춘은 ‘떨리는 수화기를 들고 너를 사랑해(‘텅 빈 거리에서’)’를 읊조렸고, 식어버린 사랑에게 ‘저녁이 되면 의무감으로 전화를(‘아주 오래된 연인들’)’했으며, 끝나버린 사랑 앞에서‘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이젠 안녕’)라며 슬픔을 삼키곤 했다.

 그 공일오비가 데뷔 21년째다. 14~15일 서울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에서 21주년 콘서트를 펼친다. 윤종신·이장우·김태우·조성민 등 역대 객원 가수들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윤종신

 공일오비는 신해철의 무한궤도 출신인 정석원(키보드)·조형곤(베이스)이 주축이 돼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이다. 두 사람이 “기념 앨범이나 내자”며 장호일(기타)과 조현찬(드럼)을 끌어들였다. 보컬도 “구의동에서 노래 잘한다던” 윤종신을 객원으로 참여시켰다.

 “친한 친구들끼리 앨범 한 장 내자고 시작했어요. 그래서 객원 보컬이란 걸 착안했죠. 종신이가 부른 ‘텅 빈 거리에서’가 대박 날 줄 누가 알았겠어요?”(장호일)

 ‘텅 빈 거리에서’가 실린 첫 앨범은 순식간에 20만 장 넘게 팔렸다. 그렇게 2집으로 이어졌다. 장호일은 “모든 걸 끝낼 생각으로 ‘이젠 안녕’이란 노래를 넣었다”고 했다. “정말 안녕 하려고 만든 노래”였는데 50만 장 넘게 팔리며 이들의 발목을 또 한 번 잡았다.

 공일오비는 이 때부터 독주했다. 3집부터 세 장 연속 100만 장 넘게 앨범을 팔았다.

 하지만 96년 돌연 활동을 접었다. 장호일은 “처음부터 프로가수를 생각한 게 아니라 쉽게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렇게 10년을 공백기를 보내다 2006년 재결성했다. 20세기 말 최고 스타였던 공일오비는 21세기 들어 모두 3장의 앨범을 냈다. 올 6월 발매된 ‘20th Century Boy’에선 비스트의 용준형 등 아이돌 가수를 객원 보컬로 참여시키는 파격도 보여줬다. 그러나 성과가 예전 같을 순 없다. 앨범 판매량이 2~3만 장에 머물고 있다.

 “이젠 담담히 받아들여요. 수백만 장 팔지 못하더라도 좋은 음악을 꾸준히 만드는 게 우리 같은 형님 그룹의 역할이 아닐까 싶어요.”(장호일)

 이 시대의 청춘은 공일오비를 예전만큼 듣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묵직한 형님 그룹은 존재만으로도 여전히 반짝인다. 21세기 우리 대중음악이 따르고 있는 중요한 표지판이다.

글=정강현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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