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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넌 가끔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 딴 생각을 해’





그녀가 받기만 기다리던 공중전화 박스, 야산에 묻었던 타임캡슐…
90년대 사랑의 추억을 노래합니다







원태연의 시를 읽다가 혹은 원태연의 시로 고백을 받았다가 고개를 갸웃거린적이 있었다면 이 뮤지컬을 추천한다. 이 공연을 보던 대부분 의 남성 관객들은 무릎을 친다.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라는 얘기의 진짜 뜻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이 말은 사실 ‘가끔 딴 여자 생각을 한다’는 자기 고백이 아니라 ‘항상 네 생각을 하다가 아주 잠시만 딴 생각을 한다’는 사랑 고백이다.



‘넌 가끔’은 1990년대 인기를 누렸던 원태연의 시들로 뮤지컬 넘버를 만들었다. 시(poem)와 뮤지컬(musical)을 결합한 국내 최초의 ‘포엠컬(poemcal)’로 원태연의 7개 시집에서 뽑은 ‘유통기한’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그냥 좋은 것’을 포함한 14개의 시를 노래로 만들었다. 창작뮤지컬 ‘빨래’로 지난해 제4회 뮤지컬 어워즈 작사·작곡상을 수상한 작곡가 민찬홍씨가 시에 음악을 입혔다. 민씨는 뮤지컬 프로그램에서 “시를 드라마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 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면서도 “시엔 운율이 있기 때문인지 미리 받아 본 가사 속에 음악이 살아 숨쉬고 있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본 공연은 ‘닭살로맨틱뮤지컬’을 표방한다. 남·녀 주인공의 애정행각이 여과 없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20~30대 커플들이 극장을 가득 메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의외로 40~50대 부부 관객이 많다. 9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장치들이 곳곳에 배치됐기 때문이다. 여자는 공책 한 귀퉁이를 찢어 그 안에 집 전화번호를 적어건네주고, 남자는 빨간 공중전화 박스에서 전화를 걸며 그녀가 받기를 간절히 바란다. 또 두 주인공은 함께 야산에 올라 타임캡슐을 묻고, 당시 유행하던 패션지 ‘신디더퍼키’에 커플 사진이 실리면서 뛸 듯이 기뻐한다.



원작자인 원태연 시인은 “시집 출간 후 보낸 19년은 눈 한번 감았다가 뜬 기분”이라며 “뮤지컬을 보게 될 관객들이 아주 잠깐이라도 그 시절, 첫 사랑을 떠올릴 수 있다면 원작자로서 더 바랄 것이 없겠다”고 전했다.



뮤지컬 ‘넌 가끔’은 한 무대 위에서 1990년대와 2010년 대가 동시에 흘러간다. 34살 여주인공 이영희는 경영난에 시달리는 출판사의 팀장이다. 줄곧 문학서적만 담당해오던 그녀는 소위 ‘돈 된다’는 경제서적을 출판하기로 결심하고, 샤베트 카페 프랜차이즈화의 성공 주역인 김철수대표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둘은 서로의 옛 연인이다. 상대는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오해하게 되고, 세월 앞에서 ‘우리의 사랑이 그렇게 아무 것도 아니었는가’를 느끼며 서글퍼진다. 그러면서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난 날의 기억은 더욱 생생해지고 어른이 된 철수와 영희는 다시 서로에게 이끌린다.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이 범람하는 가운데서 이 공연은 창작뮤지컬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2010 창작팩토리 뮤지컬우수작품 제작지원작으로 파워블로거, 기자, 뮤지컬 매니어로 구성된 워크샵 공연을 거쳐 그들의 반응을 극에 적극 반영했기 때문이다. 남자주인공 철수 역에는 ‘돈 주앙’ ‘영웅’의 조휘와 ‘스릴미’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이창용, ‘몬테크리스토’ ‘거미여인의 키스’의 김승대가 캐스팅됐다. 여자주인공 영희 역은 ‘살인마잭’ ‘삼총사’의 최유하와 ‘뮤직 인 마이 하트’, ‘대장금’의 안유진이 더블 캐스팅돼 무대에 선다. 어린 철수와 멀티남역에는 원종환과 오의식, 어린 영희와 멀티녀로는 유정은 과 이세나가 각각 무대에 올라 극에 재미를 더한다.



공연은 11월 13일까지 대학로 컬처스페이스 엔유에서한다. R석 4만5000원, S석 3만5000원.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문의=02-747-2070





[사진설명] 90년대로 돌아간 어린 철수와 영희. 극중 철수가 선물한 녹음 테이프를 들으며 사랑을 키워가는 장면이다.



<한다혜 기자 blushe@joongang.co.kr/사진=파파프로덕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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