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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도서관 ⑥ 천안 아우내 도서관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에 위치한 아우내 도서관이 마을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4만2000여 권의 자료와 인터넷 등의 멀티미디어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문화강좌도 수강할 수 있다. 주말이면 온 가족이 모여 볼 수 있는 영화가 상영된다. 상반기와 하반기에는 아이들을 위한 각종 인형극과 연극이 펼쳐지며 작은 음악회도 열린다. 6일 병천 주민들의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아우내 도서관을 찾았다.



농촌마을 주민들의 문화 사랑방
주말엔 영화 상영, 철마다 음악회 …

조영민 기자









6일 아우내 도서관에서 열린 ‘즐거운 책읽기’에 참여한 아이들이 봉희경 강사의 말에 귀기울이고 있다. [조영회 기자]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다



이날 오후 4시 도서관 2층 아동자료실에서는 ‘즐거운 책 읽기 교실’이 열렸다. 초등학교 저학년(1~3)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 수업은 아이들의 창의력 개발과 책의 재미를 심어주기 위한 ‘하반기문화강좌’로 지난달 15일부터 시작됐다.



수업에 참가한 7명의 아이들은 뭘 그리 생각하는지 하얀 도화지를 앞에 두고 각자 고민에 빠져있었다.



“잘 생각해보자. 부모님을 화나게 하는 방법으로는 뭐가 있을까”



봉희경(39·여)강사의 물음에 아이들의 답변이 쏟아진다.



“아빠의 학창시절 성적표를 찾아내는 거요.” “엄마에게 제 성적표를 보여주는 거요.”



아이들은 봉 강사의 질문에 자신들이 얘기한 대답이 재미있는지 웃음을 터뜨린다.



“그래요. 그럼 대답한 것을 정리해 자신의 종이에 적어봐요.”



30여 분간 이어진 과제가 끝나고 봉 강사는 새로운 질문을 제시한다.



“이번에는 반대로 부모님을 기쁘게 하는 방법을 자신의 종이에 정리해보자.”



첫 번째 과제와는 달리 이번에는 생각이 잘 정리 되는지 종이 한 켠에 자신만의 생각을 술술 써나간다.



‘컴퓨터 게임대신 독서하기’, ‘심부름을 잘 하고 아빠 어깨 주물러 드리기’



또 한 번의 발표와 봉 강사의 설명이 마무리 되자 어느새 1시간 정도의 수업시간이 종료됐다. 수업을 진행한 봉 강사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연관된 글을 쓰도록 유도하는 것이 이번 수업의 목적”이라며 “직접 써보지 않으면 생각만하고 잊어버리기 마련인데 글을 씀으로써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반응도 좋다. 수업에 참여한 이승현(병천초1)군은 “도서관 선생님의 수업이 컴퓨터 게임보다 재미있다”며 “수업이 없는 날에도 자주 이곳에 들러 선생님과 읽었던 책을 다시 읽곤 한다”고 말했다.



다문화 가족의 도서관 나들이



“한국어로 번역된 외국 책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우내 도서관 2층 아동 열람실에서 만난 일본인 요코야마(46)씨의 말이다. 그는 막내딸 황소희(병천초1)양과 일주일에 서너 번 이곳을 방문한다. 올해로 한국생활 13년째. 한국 남편과 결혼 후 천안 병천에서 살아온 그에게 아우내 도서관은 친구이자 ‘한국어 선생님’ 이었단다.



농촌마을이다 보니 주변에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았다. 도시로 나가면 무료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곳도 있지만 교통편을 몰라 갈 수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집 근처에 도서관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회원등록을 하고 매일같이 도서관에서 한국 책을 읽었다. 모르는 단어는 자료실에서 한국어 사전을 찾아가며 공부했다. 같은 처지(다문화 여성)의 친구들도 사귀게 됐다.



요코야마씨는 “마을에 사는 다문화 여성들을 만나면서 서툰 한국말로 의사소통을 했다”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수다를 떨면서 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들과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주고 함께 책에 대한 소감을 나누다 보니 자녀교육에도 도움이 됐다”며 “이젠 한국말에 자신감이 붙어 아이들에게 일본 동화책 등을 읽어주고 싶은데 자료가 부족한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명대근 사서는 “농촌 특성상 이주여성들이 자주 도서관을 찾는다”며 “그들을 위해 내년에는 외국 도서를 더 비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극장 따로 갈 필요 있나요”



두 아이의 엄마 이정선(37)씨는 일요일마다 자녀들과 함께 도서관을 방문한다. 아우내 도서관에서 운영중인 ‘일요시네마’ 때문이다. 상영되는 영화는 모두 전체관람가다. 10월 16일에는 ‘밤비2’ 23일에는 ‘부그와 엘리엇2’, 30일에는 ‘구름빵’이 이어진다. <표 참조>



이씨는 “주변에 극장이 없어 안타까웠는데 ‘일요시네마’ 덕분에 매주 영화를 볼 수 있어 좋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가끔은 아빠도 함께 와 온 가족이 즐기기도 한다”고 뿌듯해 했다.



병천초 4학년 김현정양도 “동생과 함께 매주 도서관에서 상영되는 영화를 보며 한 주를 마감한다”며 “집 근처에 도서관이 있어서 너무 좋다”고 즐거워했다.



명 사서는 “매주 일요일 이곳으로 영화를 보러 온 주민들이 70여 명 정도 된다”며 “주민들을 위해 토요일에도 영화를 상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라고 운영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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