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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호회 好好 용인시 수지구 ‘꽃을 사랑하는 모임’





주부 67명 정성 들인 꽃동산 강원도에서도 보러온답니다







삭막하기만 했던 아파트 단지에 6년간 꽃과 나무를 직접 심고 가꾸며 주민들의 휴식 공간을 만든 주부들이 있다. 용인시 수지구 건영캐스빌 주부들로 이뤄진 ‘꽃을 사랑하는 모임(이하 꽃사모)’이다.



 자신들이 가꾼 정원에서 이웃들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는 꽃사모 회원들을 4일 오전 ‘녹색마을 꽃동산’에서 만났다. 녹색마을 꽃동산은 꽃사모 회원들이 직접 만들고 가꾼 아파트 안쪽 정원의 애칭이다. 이 정원의 역사는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입주직후 여느 아파트처럼 이곳도 조경이 채 마무리 되지 않아 어수선했고, 그나마 심어진 나무들도 누렇게 말라 죽어가는 것들이 많았다. 주민들은 마땅히 쉴 공간이나 산책할 곳이 없었다. 이때 802동 주부 몇몇이 뜻을 모아 근처를 꾸미기로 했고, 그 모임이 현재 ‘꽃사모’의 모태가 됐다.



매월 셋째 주 화요일은 정원 꾸미는 날



 모임에서 처음부터 활동해 온 김연옥(76)씨는 “6년 전 아파트에 처음 입주할 때 꽃과 나무가 가득한 공간을 꿈꿨었다”며 “그 꿈을 위해 직접 두 팔을 걷고 나서면서 지금의 녹색마을 꽃동산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파트 단지 안에 주부들 스스로 예쁜 꽃을 심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먼저 꽃을 사고 가꿀 비용을 마련하는 것부터가 문제였다. 몇몇이 자비를 털어 꽃씨를 사고 물품을 제공하기도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이때 김씨는 우연히 경기농림진흥재단에서 ‘우리 꽃 보급운동’을 한다는 문구를 보게 된다. 우리 꽃 보급운동은 경기도와 경기농림진흥재단이 우리나라 자생식물을 널리 보급하고 알리기 위해 벌인 운동으로 당시 총 6곳에 우리 꽃을 지원했다. 운 좋게 보급 대상 아파트로 선정돼 처음 받은 꽃이 야생화 4000주다. 김씨는 “야생화를 무료로 받으면서 모임이 급속히 활기를 띠고 일이 즐겁게 진행됐다”고 전했다.



 현재 꽃사모 회원들은 매월 셋째 주 화요일에 모여 정원을 가꾼다. 정원의 꽃 종류만 70여종에 달하고 회원수는 67명에 달한다. 각자 일정 구역을 맡아 그곳을 정성껏 가꾸는 것이 꽃사모의 운영 노하우다. 녹색마을 꽃동산이 예쁘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국 각지에서 많은 이들이 방문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경기도와 경기농림진흥재단이 주관한 경기정원문화대상에서 공동 정원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5월마다 녹색마을 ‘꽃축제’ 열기도











 경기농림진흥재단 최연철 부장은 “녹색마을꽃동산은 아파트 단지 진입부를 공동정원으로 조성해 많은 이들이 쉬어갈 수 있게 했고, 주민들도 모여 소통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고 밝혔다.



 녹색마을 꽃동산은 인근 유치원의 생태학습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꽃이 많기 때문에 아이들 학습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또 정원 답사를 위해 외지에서 찾아오는 이들의 발길도 잇따르고 있다. 꽃사모 최금순(69) 회장은 “며칠 전에는 강원도 영월에 사는 분이 우리 정원을 답사하러 오기도 했다”며 “외지인들이 정원을 찾을 때마다 뿌듯하다”고 기뻐했다.



 꽃사모 회원들은 무엇보다 삭막했던 아파트에 활기가 넘치고 주민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나혜숙(63) 회원은 “매년 5월이면 녹색마을꽃동산에서 ‘꽃축제’를 여는데 그때마다 주민들이 모두 모여서 떡과 음식을 나눠 먹는다”며 “옛날 시골 동네의 푸근한 정이 느껴지는 곳이기 때문에 이사를 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꽃 가꾸며 이웃들과 교류 활발



 녹색마을 꽃동산은 평소에 주민 화합의 장으로 이용된다. 특히 주부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한다. 고동순(65) 회원은 “젊은 애기엄마들은 정자에 모여 함께 점심을 먹거나 차를 마시기도 하고, 우리처럼 나이대가 있는 주부들은 산책을 즐기기도 한다”며 “이들이 알아서 주변정리도 하고 꽃도 보호해준다”고 뿌듯해했다. 주민들의 관심으로 정원은 따로청소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만큼 깨끗함을 유지하고 있다.



 조용해(65) 회원은 “원래 꽃을 보는 것만 좋아했었는데 직접 가꾸다 보니 그 즐거움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크다”며 “꽃이 지고피는 과정을 지키면서 돌보다 보면 내면의 잡념까지 없어진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1.자신들이 가꾼 ‘녹색마을 꽃동산’에서 이웃들이 편안히 쉬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꽃사모 회원들.2.녹색마을 꽃동산의 구절초, 꽃범의꼬리(왼쪽부터).



<이보람 기자 boram85@joongang.co.kr/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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