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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다리 조명, 켜면 166만원 꺼도 100만원 … “차라리 불켜라”





정부, 유가 치솟자 사용 제한
한전 “안 써도 기본료는 내야”
대전 시민 “갑천변 어두워 불안”



야간경관 조명이 들어온 대전 갑천변 엑스포 다리가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열기구 축제 때 사진이다. [프리랜서 김성태]



“경관조명 소등(消燈)으로 겨우 수십만원 아끼는 것보다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으로 제공하는 게 낫지 않나요?”



 밤마다 대전 갑천변을 걸었던 주부 임민숙(42·대전 서구 월평동)씨는 최근 야간 운동을 중단했다.



갑천변 산책길이 어두워 불안하기 때문이다. 산책길이 어두워진 데는 이유가 있다. 유성구 도룡동 엑스포 과학공원 앞 갑천에 놓인 엑스포다리와 주변의 경관조명을 올 3월부터 껐기 때문이다. 임씨는 “어두워진 엑스포다리 주변에 청소년들이 몰려와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기도 해 겁이 난다”고 말했다.



 엑스포다리는 1993년 대전엑스포 개최 당시 건립됐다. 아치형 현수교인 다리(길이 330m) 건설에는 85억원이 들었다. 대전시는 2009년 11월에 예산 8억원을 추가로 들여 엑스포 다리에 경관조명을 설치했다. 시민과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자는 차원이었다.



 시는 이때부터 엑스포 다리 경관 조명을 야간에 4시간 동안 켰다. 전기료는 월평균 166만원(연간 2000만원)이 나왔다.



 이 조명이 꺼진 것은 지난 3월 8일부터다. 대전역 앞 목척교 경관조명도 꺼졌다. 국제유가가 치솟자 정부가 에너지 사용 제한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고를 통해 기념탑, 분수대, 교량 등 공공건물에 설치된 경관조명은 원칙적으로 소등하도록 했다.



다만 국제행사 개최, 관광 행사 등 자치단체장이나 기관장이 인정하는 경우는 제외토록 했다. 이로 인해 전국 대부분 경관조명은 꺼졌다. 다만 부산의 광안대교나 인천의 인천대교 등 대도시 일부 경관조명은 켜고 있다.



 문제는 조명을 꺼도 전기요금을 낸다는 것이다.



 한국전력의 전기사용 약관에 따르면 모든 전기시설의 경우 전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기본요금이 부과된다. 변압기·계량기 등 전기시설 설치에 들어간 투자비 회수 명목이다. 엑스포다리 경관조명의 기본요금은 월 100만원이다.



목척교 경관조명의 전기료는 불을 켜면 160만원, 끄면 120만원이 나온다. 한전 충남본부 김형태 홍보차장은 “투자비를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전기를 쓰지 않더라도 기본요금을 부과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전시민들은 “전기를 쓰지 않아도 월 100만원 이상의 요금을 내야 하는데 도시를 어둡게 해 주민들을 불안하게 할 필요가 있느냐”고 주장한다. 배재대 관광문화대학 정강환 교수는 “경관조명을 살리면 도시마케팅을 통한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 신태동 경제정책과장은 “정부와 경관조명 점등 여부를 협의했지만 최근 대규모 정전 사태로 인한 에너지 절약 여론으로 인해 불 밝히는 걸 보류했다”고 말했다. 충남대 육동일(자치행정학과)교수는 “불을 켤 때와 끌 때 요금 차이가 크게 나지 않기 때문에 어떤 게 도시를 위해 더 효율적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며 “엑스포다리와 목척교 소등은 경직된 행정의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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