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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국새 3.38㎏이지만 만들면서 녹인 금은 38㎏”





제작실무 총책 도정만 박사



도정만 박사가 국새 확대 영상으로 제작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손에 들고 있는 것이 새로 만든 5대 국새이다. 화면 위는 전체 모습이고, 아래는 찍은 도장이다.





“5대 국새(國璽·국권의 상징으로 국가적 문서에 사용하는 도장)는 예술과 첨단 기술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빚어낸 걸작이지요. 항공기 재료의 안전 기준을 적용해 감리를 받은 ‘도장’은 세계에서 이번 국새가 처음일 겁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도정만(52·재료공학) 박사의 말이다. 지난 4일 처음 모습을 드러낸 5대 국새의 규격 제안, 예비 제작 실험, 실제 제작에 이르기까지 실무 총책임을 맡았던 그다. 도 박사는 3대 국새 제작과 보수에도 참여했었다. 예비 제작 실험까지 포함해 1년 2개월에 걸쳐 국새를 완성한 그에게 제작 과정과 의미에 대해 들었다.



 - 5대 국새가 다른 국새와 다른 점은.



 “인장 면(인문·印文) 넓이 이외에 강도·경도·빛깔과 금 함유율(18k) 등 정확한 규격을 정해 제작한 첫 국새다. 특히 이런 까다로운 규격을 만족시키면서도 손잡이와 도장 면을 일체형 주물로 한꺼번에 만들었다. 이렇게 하려면 고도의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 귀금속 공예하듯 제작하면 될 것 같은데.



 “귀금속 공예는 주로 크기가 작아 쉽게 제작할 수 있다. 그러나 국새는 무게만 3.38㎏이며, 이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10㎏ 정도를 지탱할 수 있는 거푸집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특수 거푸집 재료가 필요하고, 금·은·동·아연·이리듐 등 5가지 재료를 정확한 비율로 넣고 골고루 섞이게 해 합금을 제조해야 한다. 이 또한 간단치 않은 기술이다. 국새 제작에는 모두 38㎏의 금을 녹여서 썼다. 국새에 들어가고 남은 금은 정련해서 다시 쓴다.”



 - 가장 어려웠던 점은.



 “단계마다 사투를 벌이다시피 했다. 연구하던 습성이 몸에 배 국새의 기준을 너무 높게 잡은 것이 ‘큰 실수’였다. 연구는 목표치 중 핵심 기술만 개발해도 성공이지만, 국새는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내야 했다. 이를테면 18k 금으로 강도가 훨씬 좋은 14k 금 특성이 나오도록 해야 그 기준을 맞출 수 있었다. 감리단조차 ‘바보 아니냐’고 할 정도였다. 주무 부서인 행안부는 인문 부분과 인뉴(印<9215>·손잡이) 부분을 따로 제작해 용접하라고도 했다. 쉽게 만들라는 배려였다. 그러나 모두 당초 기준에 맞춰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 제작비가 부족했다던데.



 “KIST 문길주 원장이 4억여 원(정부에서 받은 제조비용은 2억1500만원)의 손실을 감수하고, 국가의 상징을 제작한다는 사명감으로 지원하지 않았으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금 내수 판매를 하지 않는 고려아연㈜은 관행인 선금도 받지 않고, 원가에 10㎏의 금을 먼저 건네줬다. 공동 제작 기관인 ‘예술세계’ ’MK전자’ ’키스텍’도 손해를 봤다. 그래도 모두들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 단번에 성공했나.



 “그렇지 않다. 두어 번 실패했다. 제작에 나선 지 석 달여 만에 제대로 된 국새가 자태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내부 거푸집을 파낸 구멍을 용접하는 데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가로세로 4ⅹ2㎝의 구멍을 용접했으나 마지막 머리카락 굵기의 구멍을 막을 수가 없었다. 아르곤 용접 기술을 이용해 10번 정도 때워도 구멍은 그대로였다. 기포가 원인이었다. 이틀 밤낮을 고생한 뒤에야 레이저 용접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 더 할 일이 남았나.



 “지금까지 국새 제작 기록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5대 국새에 대한 일체의 제작공정과 노하우를 영상과 책으로 남기려고 한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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