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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푸틴, ‘영원불멸’일까




니나 크루시체바
세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대통령으로 ‘컴백’ 할 전망이다. 2012년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푸틴 총리가 다시 대통령 후보가 됐기 때문이다. 그가 대선 후보에 지명되고 현직 대통령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가 대선 출마를 포기했다는 것은 이미 예상됐던 일이다. 푸틴은 지금 러시아의 선거제도를 세계적인 조롱거리로 만들면서 대통령직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이미 그는 20년 전 크렘린궁의 권력 핵심으로 등장하면서 민주주의를 모독하기 시작했다.

 푸틴의 인기는 러시아를 세계적 강국으로 재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는 러시아의 막대한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을 통해 큰 노력 없이 세계적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 그는 자신이 근무했던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가 쓰는 수법을 활용해 선거를 조작했다. 러시아 국민이 이 같은 사실을 몰라서 눈감아 준 것은 아니다. 통치자가 없는 예측 불가능한 상태에 빠지는 것보다 지도자가 있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을 뿐이다.

 푸틴의 귀환이 불확실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러시아 국민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2008년 푸틴이 메드베데프를 후계자로 내세우고 대통령에서 물려날 때 러시아에선 이런 농담이 유행했다.

 2025년 두 사람이 함께 식당을 찾았다. 푸틴이 “누가 낼 차례지”라고 물었다. 이에 메드베데프가 “내 차례”라고 답했다. 그러자 푸틴이 즉시 경고를 보냈다. “잊지마. 내가 널 다시 대통령 자리에 앉혀준 것뿐이야.”

 이런 슬픈 농담은 현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러시아 국민이 정치적 무기력에 빠졌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전제적인 정치체제하에 있다 보니 정치에 무관심해진 것이다. 또 국민의 기본적 자유와 의사결정능력을 박탈하면 강대국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러시아 정부의 믿음도 한몫했다. 이제 러시아인들에게 남은 유일한 자유는 이런 정치 현실을 냉소하는 농담을 주고받는 것뿐이다. 러시아인들은 스스로를 독립적 주체로 생각하기보다는 국가의 부속물로 여겨 왔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이오시프 스탈린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같은 독재자가 등장했다.

 이제 관심사는 푸틴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내년 대선이 아닌 집권 이후다.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 임기에 재선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그의 대통령 재임 시기는 최대 12년이다. 하지만 재선에 성공했던 2004년, 대통령직을 메드베데프에게 넘겨주며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는 것처럼 흉내 냈던 2008년과 달리 현재 러시아에선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푸틴도 더 이상 민주화와 현대화를 추구하는 시늉으로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

 실제 경기 침체가 원인이기도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푸틴의 지지도는 눈에 띄게 떨어졌다. 권력을 악용해 선거를 치르는 것이 예전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 러시아 지식인들은 민주적인 시스템을 갖춘 선거만이 러시아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러시아는 저항의 역사를 갖고 있다. 1917년 러시아혁명과 91년 소련 붕괴는 러시아 국민의 독재 권력에 대한 항거를 보여준다. 푸틴의 크렘린궁 재입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향후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적지 않은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푸틴은 알렉산더 푸시킨의 소설 『대위의 딸』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18세기 말 카자흐족이 러시아 지주에게 대항한 것과 같은 민중 봉기를 그가 직면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니나 크루시체바 세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정리=민경원 기자 ⓒProject Syndic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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