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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탄탄한 제조업 있으면 경제위기는 없다

지난 주말 경제 쪽에 좋은 소식과 나쁜 뉴스가 연이어 전해졌다. 나쁜 소식부터 말하자면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유럽 경제력 4위인 스페인과 3위인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각각 두 단계와 한 단계 강등했다. 유럽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피치는 향후 등급 전망도 ‘부정적’이란 꼬리표를 달아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리스에 물린 이탈리아와 스페인, 그리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물린 프랑스로 이어지면서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좋은 소식으론 단연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이다. 유럽 위기와 미국 경기 침체, 애플과 특허 전쟁이란 삼각파도 속에서 매출액 41조원, 영업이익 4조2000억원의 놀라운 실적을 공개했다. 특히 갤럭시S2를 앞세운 휴대전화 부문이 2조원 이상을 벌어들여 깜짝 실적의 1등 공신이 됐다. 갤럭시S2는 무려 700만 대 이상이 팔려 애플의 아이폰을 누르고 스마트폰 시장의 세계 1위에 등극했다. 뛰어난 부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세계시장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이달 말까지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고돼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간판 수출기업들의 실적도 환율효과와 탄탄한 비(非)가격 경쟁력에 힘입어 예상 밖의 호(好)실적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다. 세계 금융시장이 그리스만 쳐다보며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동안 국내 기업들이 강력한 턴어라운드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진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승패는 결국 기업 경쟁력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따져보면 유럽의 재정위기는 경제의 기초체력이 허약해진 가운데 금융위기까지 겹친 ‘구조적(펀더멘털) 위기’다. 이에 비해 한국은 해외자금이 들락날락하는 바람에 생긴 ‘기술적(테크니컬) 변동’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경상수지 흑자 유지→경제성장률 호전이란 선(善)순환을 타게 되면 우리는 글로벌 경제위기에 맞설 가장 튼튼한 방파제를 구축하게 된다. 이는 천문학적인 외환보유액이나 통화스와프를 능가하는,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특효약이다.

 그동안 사회 양극화로 국내 대기업들이 손가락질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불안할 때 대기업들이 구원투수 역할을 하는 현실도 외면해선 안 될 것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리먼 사태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국제 경쟁력이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그런 현실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여기에다 연말의 세계 정보기술(IT) 시장 성수기가 다가오고 최근의 고(高)환율까지 가세해 향후 실적 전망을 한층 밝게 하고 있다. 정부도 펀더멘털 타령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 국내 간판기업들의 탄탄한 실적 개선을 널리 알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꿔놓아야 한다. 역사상 강력한 제조업을 보유한 나라치고 경제위기를 맞은 경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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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