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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독재’ 미얀마 개혁 … 오바마·수치도 긍정평가




세인 대통령(左), 수치 여사(右)

반세기 동안 군부가 독재해왔던 미얀마에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민정 이양을 위한 총선에 이어 올해 초 간접선거로 대통령에 선출된 테인 세인(Thein Sein·66)이 3월 취임 이후 정치·경제 개혁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미얀마의 민주화 개혁을 긍정 평가하고 미얀마에 대한 제재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세인은 취임식에서 “가난과 부패를 척결하고 무력 분쟁을 종결하며 정치적 화해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했다. 취임사는 반정부 인사뿐 아니라 정권 내부 사람들조차 놀라게 했다. 세인은 절대적 권력을 가진 군부 지도자였던 탄 슈웨 전 장군 밑에서 2007년 10월부터 총리를 지내며 아웅산 수치 여사 등 민주 인사를 탄압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취임 이후 100만 명의 가난한 사람이 혜택을 입는 국가 연금 수령액을 최고 1000배 인상했으며, 세율을 낮추고 독과점 기업들을 해체했다. 또 은행과 외국 투자 규제를 완화하고 환율 제도를 개선했다. 이 모든 과정에 기업과 학자들이 참여하게 했다. 과거 군부 독재자들이 민간의 참여를 철저히 배제한 것과 대조된다. 인터넷 검열을 해제했으며 의회에서 정치범 석방과 노동조합 설립 등 민감한 주제들에 대해서도 논의하도록 했다.

 그는 반정부 인사들과도 만난다. 지난 8월에는 군부 독재자들이 최대 위협으로 여기던 수치 여사와 두 시간 동안 단독 회담했다. 수치 여사는 “세인 대통령의 개혁은 진정성이 있다”며 “미얀마 정치의 새 시대를 열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미얀마 정부는 1947년 암살된 독립영웅인 아웅 산을 기리는 국경일인 ‘순교자의 날(7월 19일)’ 행사에도 그의 딸인 수치 여사를 초청했다.

 세인은 지난달 30일 중국 정부와 국영기업이 미얀마의 이라와디 강에 짓고 있는 36억 달러(약 4조4000억원) 규모의 댐 건설을 갑작스럽게 중지시켰다. 중국 국경마을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추진된 댐 건설은 미얀마 국민과 환경운동가들의 반대 속에서도 군부 정권의 지원을 받아 추진됐다. 댐 건설 중단은 국민의 의견을 존중하고 전 정권과 다른 길을 가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세인의 개혁은 젊은 장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들은 미얀마가 억압적인 독재와 국제사회에 대한 고립정책을 지속할 경우 파멸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미국도 세인의 개혁을 긍정 평가하고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국무부의 데럭 미첼 미얀마 특별대표는 지난달 미얀마를 방문해 정부·야권 지도자를 만났다. 이후 마웅 르윈 미얀마 외무장관이 지난달 말 뉴욕에서 국무부 고위 관계자들과 회담했다. 미얀마 외무장관이 미 국무부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한 것은 반세기 만에 처음이다. 르윈 장관은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정도의 민주적 개혁 조치들을 추진하고 있다”며 “서방국가들도 미얀마의 발전을 위해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은 미얀마가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IMF 관계자들은 이달에 미얀마를 방문해 환율제도 현대화와 국제 거래 제한 완화 방안을 논의한다.

 그러나 미얀마의 개혁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는 소수 민족 대우와 2000명이 넘는 정치범, 북한과의 관계 등에서 심각한 의문과 우려를 갖게 한다”며 세인의 개혁에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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