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김진의 시시각각] 박원순, 독수리인가 기린인가




김진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


지도자는 시대적 과제에 맞서게 된다. 독수리의 눈을 가진 지도자는 벼랑에 올라 국가 전체를 조망하면서 과제를 풀어낸다. 반면 기린의 눈을 가진 이는 부분만 본다. 기린은 아무리 목을 뻗어도 들판 너머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독수리냐 기린이냐에 따라 공동체 운명이 달라진다.

 1970년대 민주화 운동가들은 박정희에게 독재 중단을 요구했다. 언론·집회 자유와 노동자 복지가 중요하다는 논리였다. 겉으로만 보면 그들의 주장은 아름답고 이상(理想)적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박정희가 개발독재를 포기했다면 ‘70년대 기적’이 있었을까. 노동운동으로 임금이 솟구치면 수출입국이 가능했을까. 언론과 집회가 풀려 ‘데모 천국’이 됐다면 김일성과 남한 내 공산주의자가 가만히 있었을까. 돌이켜보면 박정희는 독수리요, 운동가는 대부분 기린이었다.

 전두환·노태우는 군사반란과 광주 유혈진압으로 집권했다. 대통령 임기 중에는 거대한 부정부패를 저질렀다. 하지만 1987년 5공이 끝날 때 그들은 대통령 직선제와 민주화라는 시대의 소리를 들었다. 국민에 대한 항복이었지만 어쨌든 시대의 요구를 접수한 것이다. 그들은 김영삼·김대중이 끝내 갈라서고 지역이 쪼개질 거라고 보았다. 그들이 맞았다. 적어도 87년 대선만큼은 전·노가 독수리였고 양 김은 기린이었다.

 대통령이 되기 전 노무현은 새끼 독수리였다. 지역감정과 싸우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활동에 뛰어들었다. 가슴이 따뜻한 작은 독수리였던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후 그는 기린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부분에 함몰된 투쟁으로 전체의 이익과 안정을 흔들었다. 북한이라는 위협에 순진하고, 한·미 동맹이라는 핵심에 소홀했다. 2대8로 사회를 나누었고 국가라는 세상보다는 진보·좌파의 들녘만 바라보았다. 기린은 나중에 절벽에서 뛰어내렸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중심이다. 단순한 지자체가 아니다. 1000만 명이 사는 하나의 공화국이다. 국가 중추부와 한·미 동맹 사령부 그리고 외국 공관이 몰려 있다. 시내 중심 광장이 해방구가 되면 순식간에 청와대는 폭력시위대와 대치하게 된다. 경찰이 발가벗겨지고 정부 기관과 언론사에 돌이 날아든다. 바로 3년 전에 생생하게 벌어진 일이다.

 이런 서울의 지도자는 독수리의 눈을 가져야 한다. 우선적으로 법과 질서를 세워 공동체의 안보를 수호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복지도 살펴보고 성장도 굽어봐야 한다. 아이들을 급식하고, 어린이집을 늘리고, 노인을 보살피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동시에 재개발도 하고 산업과 일자리를 키워야 한다. 양화대교 밑으로 유람선이 다녀야 달러와 일자리가 생긴다.

 시민운동가 박원순은 독수리의 눈을 가졌는가. 독수리는 역사를 크게 조망하면서 공동체의 성공사(史)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 박원순은 그렇지 않다. 남한의 개발독재는 비난하고 북한의 탐욕·착취·도발엔 침묵한다. 곽동의·송두율 같은 친북 운동가를 ‘해외 민주인사’로 칭송한다. 자유민주체제를 수호하는 국가보안법을 없애라고 소리친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 후 국군이 대응 사격훈련을 하겠다는데 박원순은 반대했다. 북한을 자극하지 말라는 것이다.

 박원순은 쉽게 법을 무시한다. 불법 낙천·낙선운동을 벌였다가 패소(敗訴)했다. 시민운동은 독립적이어야 하는데도 그는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을 기부 받았다. 그는 그 돈을 진보·좌파 단체에 많이 나누어 주었다. 그중 적잖은 그룹이 친북·반미 활동에 관여했다.

 정당과 기득권 세력이 혐오스럽다고 무소속이 그저 독수리가 되는 건 아니다. 공동체 가치를 수호하고 복지와 성장을 합리적으로 추구해야 독수리가 되는 것이다. 공동체를 살리는 건 기린이 아니라 독수리다.

김진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