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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삼승의 law&Book] 청문회 난타 피할 ‘공직 윤리 지침서’ 있다면 …




양삼승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영산대 부총장


요즘 고위 공직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보면 실망감과 당혹감을 느끼게 된다. 대개 자녀교육을 이유로 위장전입을 했고, 경제적인 이익을 누리기 위해 법에서 금지한 일을 했거나 법을 회피한 과거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선 이런 문제들이 청문의 대상이 되는 고위 공직자들에게만 발생하지만 앞으로 10년 후엔 어떨까 생각해보면 마음이 착잡해지곤 한다.

 앞으로 10년 뒤면 변호사들 중에서 법관을 임명하게 되는 법조일원화가 정착되게 된다. 미래의 법관들에게 우리는 어떤 판단의 잣대를 들이대게 될까. 우선 변호사로 활동하다 보면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투기에 몰입하는 것은 부적절하지만 금융기관에 예금만을 하도록 하는 것도 지나치다. 그렇다면 과연 법관들에겐 어떤 것들을 요구할 수 있을까.

 미국에는 이런 물음에 답할 지침서 한 권이 있다. 미국변호사협회 등이 펴낸『법관의 책(Judge’s Book)』이다. 이 책은 판사의 역할을 사실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독을 권할 만하다.

 “판사가 박제화되어 가는 첫 증상은 사소한 일을 귀찮게 여기고, 자신의 시간이 낭비되고 있다는 사실을 참지 못하는 것이다. 판사가 하는 일이라는 것이 사실은 99%가 하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하찮은 일이야 말로 소송 당사자들의 삶을 심각하게 뒤흔들어 놓을 수 있다.”

 정곡을 찌르는 지적이다. 이 책은 법관 윤리, 법관의 업무, 법정에서의 청취 기술, 사건 관련 메모기술, 법정질서 유지 방법 등 실무 문제부터 스트레스 해소 방안까지 판사의 생활 전반을 다루고 있다. 모든 재산 관리를 전문관리인에게 맡기고 임기 중엔 직접 관여하지 않기로 약속하는 고위 공직자 재산관리 방법도 제시돼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책이 아직까지 우리말로 번역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국내 현실에 맞는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것도 안타깝다. 대한변호사협회가 10년 후 미래를 담당할 법조인들을 위해 현실에 맞는 기준을 만들어낸다면 법조계가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이바지할 수 있지 않을까.  

양삼승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영산대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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