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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PM 해외 공연 하는데 로펌이 가슴 졸인 까닭




소녀시대





2PM

2010년 12월 8일 도쿄 료고쿠 국기관. 남성 아이돌 그룹인 2PM의 일본 첫 데뷔 공연이 시작되자 함성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두 시간에 걸친 공연이 성황리에 끝난 뒤 제작진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제서야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쉰 또 한 사람이 있었다. 임상혁(43·사법연수원 32기)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였다. 2PM이 소속돼 있는 JYP엔터테인먼트를 대리하며 일본 소니와의 계약 체결, 현지법인 설립과 각종 협상을 도맡아 하면서 2PM 일본 진출에 관한 법률자문을 담당했던 터라 이날 공연의 성공은 그에게도 중요했다.

 소녀시대·동방신기·카라·샤이니·2PM…. 국내 아이돌 그룹들이 세계 무대에서 ‘한류’붐을 일으키면서 국내 로펌 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대형 로펌들이 적극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법률시장의 진화




카라

불과 10여 년 전인 2000년대 초만 해도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는 ‘딴따라 변호사’로 불렸다. 연예인 개인의 소송 대리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시장이 크지 않은 데다 알음알음으로 사건 수임이 진행됐다. 연예인의 이혼소송을 맡거나 루머 등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하는 것이 대부분의 업무였다. 엔터테인먼트 법률시장이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였다. 그 계기는 전문 로펌의 등장이었다. 국내 1세대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로 불리는 최정환(50·18기) 변호사가 2002년 청담동에 법무법인 두우의 엔터테인먼트 전담 사무실을 냈다. 최 변호사는 연예인 전담 소송에서 벗어나 영역을 넓히며 시장을 개척했다.

 대형로펌들이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였다. 한국 드라마가 일본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국내 가수들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일감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형로펌이 미국법이나 중국법 등 해외 법률에 강한 인력과 대규모 해외 공연기획을 위한 금융지식 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 덕이었다.

 세종은 2009년 임 변호사와 5명의 전문 변호사를 주축으로 미디어 콘텐츠팀을 꾸렸다. 임 변호사는 “개인변호사 등이 맡아오던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대형로펌이 해야 하는가란 의문도 들었지만 미국 법률시장을 공부하면서 엔터테인먼트 분야 진출에 확신을 갖게 됐다”고 했다. 영화·게임 등 문화산업이 발전하면서 대형 영화제작사나 방송사가 전문적인 법률자문을 받으러 왔다. 최근 몇 년 사이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가요 열풍이 이는 것도 팀 활성화의 계기가 됐다. 최근엔 한류 스타가 출연하는 한 국내 드라마에 일본 측이 50억원을 투자하는 계약을 마무리해주기도 했다.







‘K팝 열풍’ 타고 동반 진출






법무법인 화우 역시 12명의 변호사로 구성된 ‘문화산업팀’을 운영하고 있다. 팀을 이끌고 있는 이덕민(46·23기) 변호사는 “2009년에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의 법률분쟁을 맡았던 것을 계기로 가수 비의 해외공연 관련 소송을 잇따라 대리하며 영역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해외 활동이 활발한 야구선수와 골프선수들의 해외 법률 자문도 담당하고 있다.

 율촌의 경우 대한상사중재원의 엔터테인먼트법 분야 중재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정열(47·17기) 변호사와 김도형(47·22기) 변호사가 이끄는 문화산업팀을 꾸려 SM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음반·공연, 영화 관련 기업에 대한 자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평지성은 K팝 열풍에 힘입은 국내 엔터테인먼트사들의 해외 진출에 주목하고 있다. 최승수(47·25기) 변호사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자본과 콘텐트, 탤런트가 해외로 진출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각종 투자자문과 해외시장 분석 등 제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 로펌인 에이펙스는 지난 8월 배우 엄정화·유해진 등의 소속사인 심엔터테인먼트, 배우 정려원이 소속된 원엔터테인먼트와 법률자문 및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대형로펌들이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지만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당장 국내 시장 규모가 50억원 안팎에 그치고 있다. 소속 연예인들을 해외로 내보내는 엔터테인먼트사도 SM·JYP·YG 정도로 손 꼽는 수준이다. 하지만 로펌업계는 문화산업 발전과 함께 국내 공연기획사·영화사·방송사 등의 해외진출이 늘어나게 되면 미국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법 시장이 개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규호 중앙대 로스쿨 교수는 “대형 영화사와 방송사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대형 로펌을 벤치마킹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이제는 국내 로펌들도 해외 시장을 내다보고 영미 대형로펌과 경쟁해 이길 수 있는 질적 성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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